[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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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뉴스투데이=김영민 기자] 금리인하 기대감이 떨어지면서 채권시장이 새로운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안정세를 보였던 물가 지표가 예상보다 웃돌면서 안정적인 자산관리가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주요 각국의 통화긴축 종료가 예고되고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과 좀처럼 잡히지 않는 물가에 주식시장으로 향했던 투자심리가 국‧공채로 이동하고 있다.

연초까지 물가상승률 둔화세가 양호한 흐름을 보였으나 최근 물가 환경이 바뀌면서 기존의 투자 공식도 바뀌었다.

주식시장의 변동성, 예측하기 힘든 기준금리, 최근 3%대로 떨어진 예금금리가 채권시장으로 투자자금이 이동하게 된 배경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난해까지 고금리 상황에서 집중됐던 예‧적금 등의 자금이 이탈 조짐을 보이고 있다”면서 “아무래도 만기를 채우면 원금과 약정했던 이자를 채울 수 있고, 이자가 복리로 적용되고 있는 채권시장에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자금의 채권시장 이동은 주요국 통화정책 기관의 예상이 엇갈리는 모습을 보이면서다. 특히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자국의 경제 상황만으로는 앞날을 장담하기 힘들어졌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이스라엘-하마스 등 지정학적 리스크와 연말 치러지는 미국 대선 등, 불확실 요소가 산재한 가운데, 경기 연착륙에 대한 기대감도 내렸다.

금융권에서는 채권 수요 확대에 박스권이 점쳐진다.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하는 대기 자금이 몰리면서 채권금리의 추가 인상 기대는 어렵지만, 지속된 물가압박 부담이 금리인하 시기를 늦추면서 채권가격을 지지하는 요인 때문이다.

장희종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물가상승률이 둔화세가 이어지고 작년 10월 후반 이후 연준 의 통화정책 전환으로 원자재를 제외한 대부분의 자산 랠리가 나타났다”면서 “달라진 물가환경은 향후 자산가격 움직임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어 “물가 불안은 채권 가격에도 부정적이지만, 높아진 비용부담으로 부담스러운 실물경기에 더 부정적으로 작동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끈질긴 물가로 연준 피봇은 시장 기대보다 늦어질 수밖에 없고 이는 실물경기 압박 요인이라는 점에서 오히려 국채 가격 지지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및 국내금융시장이 물가충격 충격을 받으면서 2차전지와 배터리 종목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15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글로벌 및 국내금융시장이 물가충격 충격을 받으면서 2차전지와 배터리 종목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15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현재 채권시장은 장기보다는 단기채가 대세다.

금융시장을 예단하기 어려운 만큼, 안정적인 투자수익과 시장변화에 따른 유동성 확보가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4년 1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자산운용사의 머니마켓펀드(MMF) 수신고는 전달보다 26조1000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평균 18조원과 비교하면 2배 가까이 늘었다.

금융투자협회가 발표한 2일 기준 개인 MMF설정액도 15조8285억원을 기록했다. 2022년 11월 이후 1년 3개월 만의 최대치다.

MMF는 양도성예금증서(CD), 기업어음(CP), 만기 1년 미만 채권 등 단기 금융상품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언제든지 환매할 수 있다.

KB자산운용이 운영하는 ‘KB머니마켓 펀드(채권)의 순자산액은 13일 기준 3100억원을 기록했다. 연환산 수익률은 4.37%로 다른 MMF보다 우수한 성과를 기록 중이다. 만기 전 해지해도 투자한 기간만큼 이자 수익이 반영된다.

신한자산운용의 SOL초단기채권 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도 상장 두 달 만에 순자산 140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SOL초단기채권 액티브 ETF는 잔존만기 3개월 이내의 초단기 채권(신용등급 A- 이상), 기업어음(A2- 등급 이상)의 우량한 단기 금융상품 위주의 포트폴리오로 구성돼 금리변동에 따른 변동성에 안정적인 운용이 가능하다.

금융권 관계자는 “시장환경이 어떻게 바뀔지 모르는 상황에서 금융 소비자의 단기자금 수요가 지속되고 있다”면서 “향후 통화긴축이 종료되면 주식시장으로 자금이 옮겨갈 수 있지만 한동안 지금과 같은 움직임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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