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의 궐련형 전자담배 기기 ‘릴 에이블’ 시리즈. [사진=연합뉴스]
KT&G의 궐련형 전자담배 기기 ‘릴 에이블’ 시리즈.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김종효 기자] 전자담배 시장이 성장하는 가운데 시장 점유율을 높이려는 각사 전략이 주목받는다.

◇전자담배 시장 확대···KT&G 1위 수성

15일 담배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일반담배 판매량이 2.8% 감소한 반면 전자담배 판매량은 12.6% 증가했다. 전자담배 시장이 날로 성장하고 있다는 증거다. 국내 전자담배 시장에선 궐련형 전자담배가 절대적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지만, 담뱃값 인상 이슈와 맞물려 액상형 전자담배 인기도 날로 높아지는 추세다.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23년 담배시장 동향을 살펴보면, 지난해 국내 담배 판매량은 전년대비 0.6% 감소한 36억800만갑이지만, 면세 담배 판매량은 전년대비 60.7% 늘어난 1억3500만갑이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증가해오던 국내 판매량은 3년 만에 감소세에 접어들었으나, 해외여행 수요 회복으로 면세 판매량은 2년 연속 상승했다.

담배 종류별로는 궐련 일반 담배가 전년대비 2.8% 줄어든 30억갑이었고, 궐련형 전자담배는 12.6% 늘어난 6억1000만갑이었다. 담배 판매량 중 궐련형 전자담배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7년 2.2%를 시작으로 2019년엔 10.5%, 2022년엔 14.8%에서 지난해엔 16.9%까지 늘었다.

국내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은 ‘릴’ 시리즈를 판매하고 있는 KT&G가 왕좌를 지키고 있다. KT&G는 국내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에서 지난해 46.6% 점유율로 1위 자리를 수성했다. 당초 ‘아이코스’ 시리즈를 판매 중인 한국필립모리스가 지난해 4분기 점유율을 역전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지만, KT&G는 4분기마저 45.7% 점유율을 기록하며 역전을 허용하지 않았다.

한국필립모리스의 궐련형 전자담배 기기 ‘아이코스 일루마 원’. [사진=연합뉴스]
한국필립모리스의 궐련형 전자담배 기기 ‘아이코스 일루마 원’. [사진=연합뉴스]

그러나 분기별로 따져보면 한국필립모리스와의 격차는 좁혀지고 있다. 지난해 KT&G의 분기별 점유율은 48.4%, 46.4%, 45.9%, 45.7%로 점점 줄어들고 있다. 2022년 하반기부터 한국필립모리스는 ‘아이코스 일루마’를 출시한 데 이어 지난해 2월 ‘아이코스 일루마 원’을 출시했고, KT&G도 2022년 하반기 ‘릴 에이블’을 출시한 데 이어 지난해 8월 ‘릴 하이브리드 3.0’을 출시해 신제품 대결을 벌였다.

점유율이 점점 좁혀짐에 따라 업계에서는 한국필립모리스의 ‘아이코스 일루마’ 시리즈 인기가 높아져 올해 1분기엔 점유율 1, 2위가 역전되더라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는 전망도 나온다.

◇BAT로스만스, 액상형 전자담배 시장 선점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 3위인 BAT로스만스의 점유율은 10% 안팎이다. ‘글로’ 신제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하고 있지만 사실상 점유율 1위 탈환은 힘들다. 하지만 전자담배의 다른 축으로 떠오르고 있는 액상형 전자담배로 눈을 돌리면 얘기가 다르다. BAT로스만스가 출시한 ‘뷰즈 고 800’이 국내에서도 인기를 얻고 있기 때문이다.

액상형 전자담배 시장은 한창 승승장구하던 2020년, 미국의 중증 폐 손상 사례와 관련해 국내에서도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 중단을 권고하면서 내리막길을 걸었다. 그러다 최근 담뱃값 인상설이 나오자 액상형 전자담배가 대체제로 떠올랐다. 그 가운데 있는 제품이 미국 액상형 전자담배 시장 점유율 46%를 차지하고 있는 1위 브랜드 뷰즈의 제품인 ‘뷰즈 고 800’이다. 

유로모니터는 지난해 기준으로 글로벌 액상형 전자담배 시장 규모를 전체 전자담배 시장의 40%에 달하는 30조원 수준이라고 밝혔다. 국내서도 담뱃값 인상 후 액상형 전자담배 시장 확대를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이다. 다만, 국내에서 액상형 전자담배에 대한 인식이 아직 좋지 않은 점 등은 해결과제다.

BAT로스만스의 궐련형 전자담배 기기 ‘글로 하이퍼X2’. [사진=연합뉴스]
BAT로스만스의 궐련형 전자담배 기기 ‘글로 하이퍼X2’. [사진=연합뉴스]

담배업계 중 유일하게 전자담배 시장에 진출하지 않은 JTI코리아의 참전 여부도 관심사다. JTI코리아는 2019년 전자담배 ‘플룸테크’를 출시했지만, 큰 인기를 끌지 못하고 2021년 국내 판매를 중단한 뒤 궐련형 일반 담배만 취급하고 있다.

반면 글로벌에서는 전자담배 사업을 지속하고 있다. 궐련형 전자담배 신제품인 ‘플룸X’를 출시해 이탈리아와 일본 등에서 판매 중이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특허청에 전자담배 관련 디자인, 상표권 등을 등록한 것으로 미뤄 JTI가 국내에서도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에 뛰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JTI코리아 측은 궐련형 전자담배 제품 출시와 관련해 “확정된 내용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국내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이 지난 2017년 4900억원 수준에서 2025년엔 2조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JTI가 전자담배 시장을 외면할 수는 없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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