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최은지 기자] “초저가를 어떻게 이길 수 있을까요”

최근 국내 이커머스 생태계가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 기업이 국내에서 뚜렷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어서다. 

일명 ‘초저가’를 내세우는 중국 이커머스 기업들은 고물가로 저렴한 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더더욱 급성장하고 있다.

실제 모바일 인덱스에 따르면 지난해 월간 순사용자 수가 가장 많이 늘어난 쇼핑앱 1·2위에는 테무와 알리익스프레스의 이름이 나란히 올랐다. 이에 반해 국내 이커머스 기업들은 전반적으로 순사용자 수가 하락하는 고객 이탈 현상이 나타났다. 국내 소비자들이 중국 이커머스 기업을 이용한 결과다. 

그렇다면, 중국 이커머스 기업들이 초저가 상품을 선보일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는 DTC(direct-to-consumer)로 고객과 제조사를 직접 연결하며 가격을 대폭 낮췄다고 설명한다. 중간 유통 과정이 없어 저렴한 가격 책정이 가능했다는 것이다. 

여기에 국내 이커머스 업체들은 국내 기준에 맞춰 판매를 진행하지만, 해외 업체들의 경우 별도 인증 없이 상품 판매가 가능하다는 점도 한몫했다. 즉, 통관 절차 이 외에는 중국 이커머스 기업의 판매 상품을 규제할 수 있는 제재 수단이 없어 보다 다양한 제품군을 선보일 수 있는 것이다. 

이를 단순하게 바라보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저렴한 가격으로 다양한 선택권을 보장받을 수 있어 마냥 좋다고 생각할 수 있다.

다만 중국 이커머스 기업들로부터 국내 소비자를 보호할 장치 또한 없다는 것은 문제다. 현재 해외 사업자는 국내법을 위반해도 이를 규제할 법적 근거가 부재하다. 

무엇보다 중국 이커머스가 선보이는 초저가 상품들은 가짜 브랜드, 즉 짝퉁 상품을 판매하는 불공정행위와도 연관이 깊다. 실제 알리에선 삼성전자 등 국내 대기업 브랜드와 구찌 등 해외 명품 브랜드들의 짝퉁 상품들을 손쉽게 확인할 수 있다. 

소비자 불만 해결도 어렵다. 한국소비자연맹에 따르면, 1372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알리 관련 소비자 불만은 456건으로 1년 새 500%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의 49%(226건)가 ‘계약 불이행’이었다는 사실도 눈에 띈다. 기간 내 배송이 되지 않아 주문 취소를 요청해도 반영되지 않거나, 약속했던 무료 반품을 이행하지 않는다는 불만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중국 이커머스들의 소비자 ‘비보호’는 나아가 온라인 쇼핑 전반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는 등 부정적인 인식을 심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또 중국 이커머스가 시도하는 저가 경쟁에 휩쓸려 결국 이커머스 시장 전체가 품질은 부족하지만 가격이 저렴한 제품들을 찾게 될 수도 있다. 

최근엔 정부도 이러한 우려들을 인식한 모양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전날 지마켓, 쿠팡, 11번가, SSG닷컴 등 이커머스 업계와 함께 간담회를 열고 해외 플랫폼 진출에 따른 국내 온라인 유통산업의 영향을 점검했다. 

이제 막 첫발을 뗐지만 중국 이커머스의 공습에서 국내 이커머스 시장이 위협받는다는 사실을 인식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남은 과제는 해외 기업들로부터 소비자 피해 예방이나 피해 처리를 위한 조치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국내외 이커머스 플랫폼이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이뤄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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