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에코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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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뉴스투데이 김덕형 기자] 폐배터리 산업이 향후 수익 창출과 에너지 자립을 이끌어 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4일 한국무역협회 브뤼셀지부가 발간한 ‘2024년 주요 EU 통상규제’ 보고서에 따르면 EU의 새 배터리 규정은 EU 역내에서 유통되는 배터리의 지속가능성을 향상시키고 원재료에 대한 재활용 기준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번 EU 배터리 규정은 오는 18일(현지시간) 시행할 예정이다.

새로운 규정에는 생산·소비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총량을 의미하는 ‘탄소발자국’ 신고가 의무화되고 폐배터리 수거, 공급망 실사 의무화 등이 적용된다.

또 배터리 원재료의 재활용 기준도 강화된다. EU는 이르면 2031년부터 적용될 배터리 원재료 재활용 최소 비율을 코발트 16%, 리튬 6%, 납 85%, 니켈 6% 등으로 정했다. 당장은 폐배터리 재활용 장려를 위해 오는 2027년까지 폐배터리에 있는 리튬의 50%, 코발트·구리·납·니켈은 각각 90%씩을 추출하기로 했다.

이같이 EU가 배터리 법안실행을 현실화하면서 국내 업체들이 준비 중인 유럽 폐배터리 시장 진출이 주목받고 있다.

에코프로는 지난해 11월 SK에코플랜트와 SK에코플랜트 자회사인 테스와 함께 헝가리에 오는 2025년 완공을 목표로 폐배터리 재활용 공장 설립을 추진하기로 했다.

헝가리에 폐배터리 공장을 건설하는 이유는 재활용을 위한 원료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어서다.

◇EU 시장도 혜택 기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RTA)에 따르면 독일 완성차업체 3개사(벤츠‧BMW‧폭스바겐)는 헝가리에서 전기차를 생산하고 있거나 생산 계획을 가지고 있으며 중국 전기차업체 BYD도 지난해말부터 헝가리 정부와 투자계획을 진행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헝가리 내 배터리 생산량이 오는 2030년에는 2022년 대비 7배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에코프로는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 배터리 재활용업체인 서바 솔루션즈(Cirba Solutions)와 북미 리튬이온 배터리 재활용 사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에코프로가 이번 사업을 안정화시키면 서바 솔루션즈가 가진 미국 현지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경쟁력 있는 폐배터리 등의 스크랩을 확보하고 북미 지역에서 리튬이온 배터리 재활용 사업 교두보를 확보할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IRA법안의 혜택을 직접 받게 돼 적지 않은 수익 개선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IRA법안에 따라 전기차 세액공제 혜택을 받으려면 핵심 광물의 40% 이상을 미국이나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에서 조달해야 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2027년까지 핵심 광물 비율은 80% 이상으로 높아져 기준을 충족하기 더 까다로워 진다.

국내 업체들이 해외시장을 겨냥해 적극적으로 폐배터리 사업에 뛰어들면서 정부도 국내 전기차 배터리 재사용·재활용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나섰다.

정부는 우선 전기차 배터리 잔존수명을 70% 이상 사용한 배터리를 모아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제품으로 재제조해 판매에 나서기로 했다. 전기차 배터리 재사용과 재활용 등 신산업 경쟁력 제고는 물론 국내 공급망 안정화와 전후방산업 지원을 위한 다각적 포석으로 풀이된다.

또 ESS뿐만 아니라 무정전공급장치(UPS)와 초소형 e-모빌리티 전지 등 제품으로 활용 범위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정부, 생태계 구축 나서

이를 위해 환경부 산하 한국환경공단도 전기차 폐배터리를 ESS(에너지저장장치)로 재사용하는 실증 연구를 지원하기로 했다. 심야전력을 저장한 후 낮 동안 활용할 수 있는 ESS 모델을 개발하는 것이 사업 목적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이 활성화되기 위해 적잖은 시간과 비용 투입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디지털 기반 이력관리 통계시스템 구축과 범부처 거버넌스 등이 선결 과제라는 지적이다.

조지혜 한국환경연구원 실장은 “배터리가 전기차 등 제품에 장착돼 사용되는 과정에서 어떠한 이슈가 있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배터리 이력 관리가 필요하다”며 “배터리 입고 단계부터 배터리팩, 모듈의 진단 결과, 등급 분류, 안정성 검사, 출고 이력을 한눈에 모니터링 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들어 리튬 등 광물 가격이 하락하자 폐배터리 산업 전망을 어둡게 보는 경향이 있다”며 “특정 시기에 일부 광물들의 등락은 앞으로도 충분히 있을 수 있어 광물 수요와 공급 및 국제 정세에 따른 일시적 가격 변동성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기술 고도화에 나서 폐배터리 자원순환 효율성을 높이고 산업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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