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롯데홈쇼핑] 
[사진=롯데홈쇼핑] 

[이뉴스투데이 최은지 기자] 홈쇼핑 업체들이 지난해 나란히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 TV 시청자 수 감소 등 어려운 경영 환경에 더해 갈수록 커지는 송출수수료가 발목을 잡은 결과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TV홈쇼핑 4사의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모두 동반 하락했다.

가장 선방한 곳은 CJ온스타일이다. CJ온스타일은 지난해 매출 1조 3378억원, 영업이익 69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1.3%, 4.1% 감소한 수치다.

GS샵의 경우, 지난해 매출 1조 1311억원, 영업이익 1179억원으로 각각 8.7%, 17.3% 줄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코로나19 전인 2019년 수치를 밑돌았다.

현대홈쇼핑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매출은 1조 743억원으로 2.5% 감소하는 데 그쳤지만, 영업이익은 449억원으로 60.2% 급감했다. 10년 넘게 지켜온 1000억원 방어선이 무너진 것이다.

지난해 방송법 위반에 따른 제재로 6개월간 새벽 방송을 중단한 롯데홈쇼핑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2.6%, 89.4% 줄어든 9416억원과 83억원을 기록하며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 TV홈쇼핑 산업의 구조적 문제

문제는 이러한 실적 악화가 홈쇼핑 산업의 구조적인 문제에 기인한다는 것이다. 

엔데믹을 맞아 야외활동이 늘어나면서 TV 시청자 수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지만, 홈쇼핑 사가 유료 방송 사업자에게 지불하는 채널 사용료인 ‘송출수수료’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즉, TV로 벌어들이는 돈은 줄어들고 있는데, 이를 이용하기 위한 수수료는 높아진 셈이다.

실제 TV홈쇼핑협회에 따르면 2022년 TV홈쇼핑의 방송 매출액 비중은 전체의 49.4%로, 처음으로 50% 밑으로 떨어졌다. 방송 매출액 비중은 2018년 60.5%, 2019년 56.5%, 2020년 52.4%, 2021년 51.4% 등으로 지속 하락세다. 

이에 반해 2022년 송출수수료 규모는 1조 9065억원에 달했다. 2018년(1조 4304억원) 대비 33.3% 증가한 수치다. 이에 따라 방송 매출액 대비 송출 수수료 비율 또한 2018년 46.1%에서 지난해 65.7%로 급상승했다. 홈쇼핑사가 TV에서 상품 판매를 통해 100원을 벌면 66원을 수수료로 지불한 것이다. 

현대홈쇼핑이 지난해 10월 KT스카이라이프 송출 중단을 공지했다. [사진=현대홈쇼핑] 
현대홈쇼핑이 지난해 10월 KT스카이라이프 송출 중단을 공지했다. [사진=현대홈쇼핑] 

◇ 지난해 결국 터진 ‘갈등’···올해는?

지난해에는 홈쇼핑 업체들과 유료 방송사업자 간 송출 수수료 갈등이 극에 달하기도 했다. 홈쇼핑업계가 일부 유료 방송 사업자에 방송 송출 중단이라는 초강수를 둔 것이다. 홈쇼핑사가 자발적으로 방송 송출 중단을 예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이후 홈쇼핑 업체들과 유료 방송 사업자가 가까스로 합의점을 찾으며 ‘블랙아웃’ 사태는 면했지만, 갈등의 배경이 업계의 구조적 문제에 있는 만큼 올해도 갈등 요소는 여전하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특히 지난해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홈쇼핑사들은 희망퇴직, 성과급 축소 등 내부적으로 비용 절감을 위한 노력을 펼치고 있어 올해 협상에서는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는 평가도 나온다. 

일례로 GS샵은 성과급 전체 재원 규모를 전년의 70% 수준으로 낮췄고, 현대홈쇼핑은 기본급의 100% 수준이던 성과급을 70%로 줄였다. 롯데홈쇼핑의 경우 성과급이 아예 없었다.

이와 관련 한 업계 관계자는 “대부분의 홈쇼핑 업체들이 모바일, 라방 등으로 수익 구조 다각화를 꾀하고 있지만 이는 장기적인 구조 변화로, 단기적인 성과를 내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매년 송출수수료 협상이 중요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어 “송출수수료는 TV홈쇼핑사의 실적 등 여러 요소를 감안해 협의를 진행한다. 지난해 대부분의 홈쇼핑사가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하락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올해 협의 과정이 더 치열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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