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포스코홀딩스]
[사진=포스코홀딩스]

[이뉴스투데이 김종현 기자] 포스코그룹 CEO 후보추천위원회가 최종 후보로 장인화 전 포스코 사장을 선택하면서 차기 회장 선임의 구부능선을 넘어섰다. 하지만 선진화를 표방했던 후보 선정 과정에서 여전히 외압에 흔들리며 논란을 빚은 바 있어 소유분산기업의 한계를 여실히 드러냈다.

포스코홀딩스는 8일 임시이사회를 개최해 장인화 전 포스코 사장을 차기 회장 후보자로 최종 선정하고 오는 3월 정기주주총회에 추천하는 안건을 결의했다. 이에 따라 장 전 사장은 오는 3월 21일 정기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포스코그룹 회장에 공식 취임할 예정이다.

앞서 포스코홀딩스 CEO 후보추천위원회(후추위)는 지난해 12월 19일 이사회에서 의결한 신 지배구조 개선안에 따라 현직 회장의 임기 만료 3개월 전에 차기 회장 선임을 위한 작업에 돌입했다.

후추위는 지난달 17일 내·외부 롱리스트 18명을 확정하고 같은달 24일 숏리스트 12명을, 또 같은달 31일 파이널리스트 6명을 공개했다. 이후 후추위는 지난 7일부터 파이널리스트에 오른 후보자들에 대해 개별 면담을 진행해 8일 최종 후보자를 확정했다.

◇ 후추위 외압에도 비철강인 아닌 포스코맨 선택

문제는 후추위 가동 초기부터 외압을 비롯해 논란이 이어지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롱리스트 선정과정에서 국민연금이 사실상 구두개입에 나서면서 최정우 현 회장이 제외됐고 이후 후추위를 구성한 사외이사 및 내부 후보군에 대해 호화 이사회 경찰수사가 시작되면서 정부 측 압박은 거세게 불었다.

결국 파이널리스트에는 권영수 전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을 비롯해 김동섭 한국석유공사 사장, 우유철 전 현대제철 사장까지 이름을 올리며 외부 후보군의 영향력이 커진 모양새가 연출됐다.

그러나 후추위는 포스코그룹의 특성상 철강산업 이해도가 필요하다는 점과 그간 단 한차례를 제외하고 포스코맨이 회장을 맡아왔다는 점을 고려해 장 전 사장을 최종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박희재 후추위 위원장은 “장인화 후보가 저탄소 시대에 대응하는 철강사업 부문의 글로벌 미래경쟁력 강화와 신사업 부문의 본원적 경쟁력을 높이는 작업을 충분히 잘 수행할 것으로 후추위는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박 위원장은 포스코그룹 차기 회장 후보 인선 과정에 대해 “투명성과 공정성, 객관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데 후추위 위원 모두가 뜻을 같이 했다”며 “외부의 간섭없이 독립적으로 맡은 바 책무를 수행하는 데 혼신의 노력을 다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하지만 아직 장 전 사장이 회장에 오르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남아 있다.

먼저 국민연금을 앞세운 외압을 넘어설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이미 국민연금은 롱리스트 확정 시에도 구두로 공정성을 앞세워 개입에 나선 만큼 주주총회를 통해 장 후보자에 대해 반대에 나설 경우 파장은 거세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국민연금은 5% 이상을 보유한 유일한 최대주주다.

◇ 여전히 국민연금이 변수···KT사태 재연될까 노심초사

지난해 국민연금은 KT그룹 대표 선임 과정에서 사실상 두 번이나 판을 뒤집은 전적이 있어 아직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실제 KT그룹은 8개월간의 수장 공백이라는 불리한 상황에도 다시 선임 절차를 걸쳐 김영섭 전 LG CNS 사장을 대표로 선임했다.

이는 포스코그룹도 예외일 수 없다는 얘기가 안팎에서 들리고 있다. 아직 주총까지는 한달여 남은 상황에서 국민연금이 사전에 반대 의사를 표시할 경우 자칫 다시 선임 절차를 밟아야 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더욱이 지난해부터 포스코그룹 차기 회장 하마평에 유력한 후보로 이름이 거론됐던 권 전 부회장이 최종 선택을 받지 못하면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권 전 부회장은 최근까지 국가 경제를 위해 3년만 뛰어보겠다며 차기 회장 자리를 두고 의지를 드러내기도 한 만큼 변화와 혁신을 위해 판갈이에 나선 정부 의도에 부합한 후보로 평가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정부 측이 노골적으로 권 전 부회장을 내세웠는데 결과를 뒤집지 못하면서 논란의 불씨가 될 수도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한편 장 전 사장은 서울대학교 조선공학과 학사 및 석사, 미국 MIT 해양공학 박사를 취득하고 1988년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으로 입사한 이래 RIST 강구조연구소장, 포스코 신사업실장, 철강마케팅솔루션실장, 기술투자본부장, 기술연구원장 및 철강생산본부장 등을 역임한 포스코맨이다.

특히 그는 2018년 당시 사업형 지주회사 역할을 수행했던 포스코의 철강부문장(대표이사 사장)으로서 신사업과 마케팅 및 해외 철강 네트워크 구축 등 그룹 사업 전반을 경험했고 미래 방향을 제시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장 전 사장은 2021년 주총 이후 대표이사직에서 내려와 현재까지 포스코 자문역을 수행하고 있다.

※ 여러분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소비자 고발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메일 : webmaster@enewstoday.co.kr

카카오톡 : @이뉴스투데이

저작권자 © 이뉴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