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세계방산전시회(WDS)에서 이현수 LIG넥스원 해외사업부문 부사장(오른쪽부터), 칼리드 빈 후세인 알 비야리 사우디아라비아 국방부 차관, 모하메드 빈 살레 알 아텔(Mohammed bin Saleh Al-Athel) 사우디 군수산업청(GAMI) 부청장이 천궁2 계약 서명식을 마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6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세계방산전시회(WDS)에서 이현수 LIG넥스원 해외사업부문 부사장(오른쪽부터), 칼리드 빈 후세인 알 비야리 사우디아라비아 국방부 차관, 모하메드 빈 살레 알 아텔(Mohammed bin Saleh Al-Athel) 사우디 군수산업청(GAMI) 부청장이 천궁2 계약 서명식을 마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김종현 기자]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개최되고 있는 국제방산전시회(WDS 2024)에 국내 방위산업 업체들이 대거 참여한 가운데 천궁II 본계약을 체결하며 중동시장 확대에 청신호를 켜고 있다. 특히 지정학적 리스크로 악화된 중동 정세가 현지 정부와 국내 방산업계 모두 윈·윈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7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올해 2회째인 WDS는 중동 최대 규모 방산전시회로 총 45개국 900여개 관련 업체들이 참가하는 가운데 국내에선 한국항공우주산업(KAI), 현대로템, LIG넥스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기아 등 주요 업체들이 총출동했다.

특히 이번 WDS에 맞춰 신원식 국방장관이 중동지역 순방에 나선 가운데 지난 4일 신 장관은 사우디에 방문해 국방장관·국가방위장관과 회담을 갖고 양국 간 국방·방산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신 장관은 한·사우디 중장기 방산협력 MOU 체결을 통해 “미래지향적 전략 동반자 관계에 걸맞은 방산협력 파트너십의 기반이 마련됐다”고 밝혔다.

사우디는 현재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를 제외할 경우 세계 무기 수입국 1위에 이름을 올릴 정도로 해외 각국으로부터 무기 수입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이에 국내 방산업계도 사우디 수출을 가속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양국은 신 장관과 반살만 알 사우드 사우지 국방장관의 회담을 계기로 지난해 11월 LIG넥스원과 사우디 국방부 간 약속된 천궁 II(M-SAM2) 10개 포대 수출 계약을 공식 체결했다. 

계약 규모는 32억달러 약4조2500억원에 달한다.

◇ 천궁II 사우디 수출 공식계약 체결···4조2500원 규모

천궁-Ⅱ는 탄도탄 요격을 위한 교전통제 기술, 다기능 레이더의 추적기술, 다표적 동시교전을 위한 정밀 탐색기 등이 적용돼 북한 탄도미사일에 대응하는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의 핵심 무기로 꼽힌다.

최대 사거리는 40㎞로, 고도 40㎞ 이하로 접근하는 적 항공기와 미사일 요격에 쓴다. 1개 발사대에서 유도탄 최대 8기를 탑재해 연속 발사할 수 있고, 항공기 위협에 360도 전 방향 대응이 가능하다. 특히 다수의 시험발사에서 100% 명중률을 기록한 바 있다.

이처럼 천궁II 계약을 통해 올해 사우디 수출 포문을 열면서 방산업계의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사진=한국항공우주산업]
[사진=한국항공우주산업]

KAI는 이번 전시회에서 KF-21, FA-50, LAH(소형무장헬기), 수리온 등 주력 기종과 다목적 수송기(MC-X) 미래비행체(AAV) 등 미래 사업 포트폴리오와 차세대중형 및 초소형 SAR 위성 등을 선보였다. 또 유무인복합체계를 고정익과 회전익 주력기종에 적용한 KAI의 차세대 공중전투체계를 중점적으로 소개했다.

더욱이 지난 4일 칼리드 반 살만 알 사우드 사우디 국방장관은 전시관 내 KAI 부스를 방문해 KF-21을 포함한 KAI의 항공플랫폼을 둘러보는 등 한국 무기체계에 대한 관심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진다.

방산업계에 따르면 사우디 측은 4.5세대 전투기인 KF-21을 바탕으로 6세대 전투기 공동개발에 관심을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향후 차세대 전투기 개발 참여 의사를 내비쳤다는 얘기도 들린다. 

한화그룹의 경우 방산계열사가 총 출동해 통합 부스를 마련하는 등 다양한 무기체계를 선보였다.

먼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이 생산하는 KF-21 F414엔진과 AESA레이다, 첨단 항전 장비와 항공기 생존 체계인 지향성적외선방해장비(DIRCM) 등 전투기의 핵심부품 역량을 과시했다.

여기에 한화시스템은 대공방어용 다기능레이다(MFR) 시리즈와 안티드론 시스템, 위성을 통한 초연결 네트워크 솔루션 등을 전시했고 특히 지난해 국내 최초 우주로 발사한 민간주도 상용 지구관측 위성인 소형 SAR 위성, 유텔셋 원웹(Eutelsat Oneweb)의 저궤도 통신위성을 활용한 ‘우주인터넷’ 솔루션, 휴대용 ESA(전자식 빔 조향 안테나) 단말기·통합 단말기를 통한 다계층·초연결 네트워크 솔루션을 전시했다.

[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오션 역시 3600t급 잠수함인 장보고III, 무인잠수정 Y수상정 등 해양 유·무인체계 솔루션을 제시했다.

이 외에도 한화그룹은 폴란드, 호주 수출에 성공한 지상장비를 전시했다. 국산 엔진을 최초로 장착한 K9 자주포를 중동시장에 첫 공개했고 레드백 장갑차, 천검을 장착한 무인수색차량, 타이곤, 사거리 290km의 천무탄 등을 소개하는 등 중동·아프리카 시장 개척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한화 관계자는 “지상 및 해상 분야의 솔루션뿐만 아니라 한화의 엔진기술 역량도 중동 지역에 소개해 자주국방은 물론 현지의 산업화를 통해 양 국가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설명했다.

현대로템은 지상 무인 플랫폼 라인업을 앞세워 시장 거점 확대에 나선다. 중동 시장에서는 첫 선을 보이는 실물 크기의 다목적 무인차량과 디펜스 드론을 포함해 사막색으로 도색된 중동형 다목적 무인차량 목업(실물 무형)을 선보였다.

특히 다목적 무인차량은 부상병이나 탄약, 군장을 이송하거나 고속충전장치 및 원격 무장장치를 탑재해 감시·정찰 등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더욱이 현대로템은 이번 전시회에서 LIG넥스원과 중동 방산수출 협력 및 공동 발전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특히 양사는 이번 전시회에서 공동 부스를 마련하는 등 시장 확대를 위해 머리를 맞댔다.

우선 이번 전시회에서 중동형 다목적 무인차량에 LIG넥스원의 대전차유도무기를 탑재했고 수소연료전지 기반 미래 무인 플랫폼인 디펜스 드론에 LIG넥스원의 대 드론 통합 방어체계(ADS)를 적용했다.

◇ 현대로템 무인 플랫폼 승부수···LIG와 공동전선 구축

LIG넥스원은 천궁II 수출 성사로 축포를 쏘아 올린 가운데 현지 환경에 최적화된 다양한 제품으로 수출 강화를 모색하고 있다.

먼저 천궁II를 비롯해 장사정포 위협으로부터 중요 시설·인력을 보호하는 ‘장사정포요격체계’, 휴대용 지대공 유도무기 ‘신궁’ 등 다양한 대공 방어무기체계를 선보였다.

이 외에도 대포병탐지레이더-II, 한국형 GPS 유도폭탄 ‘KGGB’, 2.75인치 유로로켓 ‘비궁’, 보병용 중거리 유도무기 ‘현궁’ 등 현지 대공·지상·해상 환경에서 최적화된 첨단 무기체계도 소개했다.

[사진=현대로템]
[사진=현대로템]

기아 역시 이번 전시회를 통해 중형표준차량을 해외 최초로 공개했다. 중형표준차량은 1m 깊이의 하천을 신속하게 통과할 수 있는 기동성과 최대 16명까지 탑승이 가능한 수송 능력을 갖추고 있다. 사용 목적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개발할 수 있는 고객 맞춤형 제작이 특징으로 꼽힌다. 또 ‘소형전술차량 기갑수색차’, ‘수소 ATV 콘셉트카’도 선보였다.

사우디와 조선 분야에서 밀접한 협력을 이어가고 있는 HD현대중공업도 사우디 함정사업 진출을 위해 부스를 마련했다.

HD현대중공업은 최신예 호위함인 ‘충남함’을 비롯해 훈련함, 잠수함 등 최첨단 함정을 선보였다. 특히 이들은 WDS를 계기로 ‘사우디 비전 2040’에 발맞춰 사우디 정부기관·현지 업체와의 협력을 추진하는 등 사우디 함정사업 진출을 위해 본격적인 행보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더욱이 HD현대중공업은 사우디와 손잡고 중동지역 최대 조선소인 IMI(International Maritime Industries) 합작 조선소를 구축하고 있어 현지 진출 가능성을 청신호를 켜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동 지역이 지정학적 리스크와 더불어 정치적 문제 등으로 미국 등 서방세계로부터 무기 수입이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러시아 역시 대안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아 또 다른 무기 수입선을 구축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한국은 정치적 연관성도 없고 실용적 외교노선을 추구하는 상황에서 방산 선진국과 기술력에서도 대등한 평가를 받고 있어 현지 요구에 부합하는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수출 호조가 반영되면서 증권가는 방산기업들의 실적 전망치를 상향하고 있다.

증권사들은 올해 LIG넥스원의 연결기준 매출 2조8897억원, 영업이익 2455억원을 낼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각각 25.2%, 31.7% 높은 수치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현대로템에 대해서도 올해 영업이익 전년대비 30% 안팎으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을 올린 KAI만 기저효과로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 소폭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국내 방산업계의 수출 호조세가 이어갈 것이라는 데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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