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수 전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사진=연합뉴스]
권영수 전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김종현 기자] 포스코홀딩스 CEO 후보추천위원회(후추위)가 파이널리스트 6명을 공개하며 최종 1인 선정에 돌입한 가운데 권영수 전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이 외부 인력으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어 재계 이목이 쏠리고 있다. 특히 유력 거론되던 계열사 CEO들이 대거 선택받지 못하면서 외압에 굴복하는 모양새가 연출되고 있는 점도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4일 재계에 따르면 권 전 부회장은 지난해 LG에너지솔루션 사임 때부터 포스코그룹 회장 후보 하마평에 오른 가운데 파이널리스트를 통과하면서 차기 회장 후보에 힘이 실리고 있다.

앞서 후추위는 지난달 31일 파이널리스트를 확정하고 6명의 후보자를 공개했다.

이 과정에서 권 전 부회장은 꾸준히 유력한 외부후보군으로 거론돼 왔고 파이널리스트에 이름을 올리며 가능성을 끌어올리고 있다.

실제 권 전 부회장은 주변에 “나라를 위해 딱 3년만 해보자는 생각”이라고 포부를 밝히면서 사실상 포스코그룹을 이끌고 싶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이에 대해 권 전 부회장 측 관계자는 “(권 전 부회장은) 사심은 없지만 경영자로서 욕심은 있다”면서 “(우리 산업계는) 공급망, ESG, 미중 갈등과 같은 문제에 고스란히 노출돼 있고 이런 문제를 경영자로서 풀어보고 싶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권 전 부회장이 회장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 지에는 여러 변수가 남아 있다.

먼저 그간 포스코그룹 회장 자리는 단 한 차례를 제외하고는 철강업의 이해도가 높은 포스코맨이 맡아 왔다. 포스코그룹이 최근 이차전자 소재 사업을 통해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주요 매출이 철강업에서 나온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이에 권 전 부회장이 이차전지 소재 등을 앞세워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철강업의 이해도가 낮다는 점은 취약한 지점이다.

여기에 권 전 부회장이 김대기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경기고 71회 동기이고 서울대 동문 사이라는 점이 꼬리표처럼 따라다니고 있다는 점도 향후 결과에 상관없이 정치적 리스크를 안고 있다.

다만 권 전 부회장은 44년을 LG그룹에 몸 담았고 17년간 CEO를 맡으며 전문경영인으로서의 탁월한 경영 능력을 발휘했다는 점은 긍정적인 평가다.

◇포스코 변화 키워드 직면···차기 회장에 따라 방향성 결정될듯

특히 권 전 부회장뿐만 아니라 김동석 한국석유공사 사장 등이 회장 후보에 오르면서 ‘비포스코·비철강’ 인사가 대거 등장해 포스코 그룹 내부적으로 ‘변화’라는 키워드를 정면으로 마주하게 됐다는 평가가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재계는 이번 포스코 회장 선출을 통해 포스코그룹의 큰 방향이 결정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회장 선임에 따라 주요 신소재 분야로의 공격적 전환이냐, 시황 악화로 위기에 처한 철강산업을 위한 안전이냐가 결정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이번 후추위가 경찰수사 등의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사실상 외압에 흔들린 상황이 됐다”면서 “신성장 사업을 위해 변화가 요구되고 있지만 주요 매출과 영업이익을 차지하는 철강이 소외되고 있다는 점은 그룹 차원에서 해법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관계자는 “정부 차원에서도 포스코그룹의 변화와 혁신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의외의 인물을 앉힐 가능성이 높다”면서 “권 전 부회장이 여러 구설수에도 불구하고 경영 능력에서는 이미 입증됐고 폭넓은 인맥과 지지세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부연 설명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LG그룹이 권 전 부회장의 도전을 두고 마뜩치 않아 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권 전 부회장은 그간 LG그룹의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를 두루 역임해 온 전통 ‘LG맨’으로 분류되는 가운데 특히 퇴임 직전 LG에너지솔루션을 이끌었다는 점 때문에 LG로서는 신경쓸 수 밖에 없다는 얘기가 나온다.

더욱이 LG에너지솔루션과 포스코그룹의 포스코퓨처엠은 거래관계에 있는 상황에서 권 전 부회장이 포스코를 이끌 경우 이차전지의 최종 단계인 셀 도전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포스코그룹이 권 전 부회장으로 인해 셀까지 도전장을 내밀면 LG그룹으로서는 강력한 경쟁자가 발생하는 상황이 된다”며 “권 전 부회장이 평생 몸담았던 LG의 배신자가 되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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