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컴퓨터로 예측한 탄소중립 이후 (위) 해수면 온도와 (아래) 강수의 변화 패턴 [그림=KISTI]
슈퍼컴퓨터로 예측한 탄소중립 이후 (위) 해수면 온도와 (아래) 강수의 변화 패턴 [그림=KISTI]

[이뉴스투데이 이승준 기자]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과 POSTECH 환경공학부 국종성 교수 연구팀은 탄소중립 이후 발생할 수 있는 기후변화 패턴을 세계 최초로 슈퍼컴퓨터를 이용해 예측했다고 밝혔다.

공동연구팀은 지구온난화에 의해 심해에 축적된 열이 탄소중립 이후 다시 표층으로 방출되면서 특정한 기후변화 패턴을 만들어 낼 것이라는 가설을 세웠다. 이를 검증하기 위해 연구팀은 슈퍼컴퓨터를 이용해 최첨단 지구 시스템 모델의 심해에 가상으로 열을 추가하는 대규모 시뮬레이션을 수행했다. 연구팀은 KISTI 슈퍼컴퓨터 누리온에서 최대 34,000개의 CPU 코어를 3개월간 사용했다.

해양은 지구온난화로 인해 발생하는 열의 약 90% 이상을 흡수한다고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이렇게 심해에 축적된 열이 탄소중립 이후 다시 표층으로 방출되면서 탈탄소화에 의한 기후 회복을 방해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특히, 상대적으로 연직 안정도가 작은 해양에서 열이 효과적으로 방출되어 특정한 기후변화 패턴을 형성하는 것이다. 

탄소중립 이후 해양의 늦은 반격으로 고위도 해양에서 열이 효과적으로 방출돼 고위도의 온도 상승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며, 적도 용승이 존재하는 적도 태평양에서는 엘니뇨가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패턴이 나타날 것으로 슈퍼컴퓨터는 모의했다.

또한, 전 지구 자오면 순환의 시작점인 열대수렴대(ITCZ)가 남하하는 경향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한반도는 해양의 늦은 반격에 의해서 여름철 강수가 유의미하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험에 사용된 KISTI 슈퍼컴퓨터 5호기 누리온 [사진=KISTI]
실험에 사용된 KISTI 슈퍼컴퓨터 5호기 누리온 [사진=KISTI]

이번 시뮬레이션은 연구팀의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특별히 고안됐다. 이를 위해 복잡한 지구 시스템 모델을 수백 년 이상, 수십 번 적분해야 한다. 슈퍼컴퓨터가 없이는 불가능하다.

국종성 POSTECH 교수는 “슈퍼컴퓨터가 발전해 과거에는 쉽게 연구하지 못했던 과거 혹은 미래 기후변화 연구들을 수행할 수 있고, 이해할 수 있게 됐다”라고 언급했다. 오지훈 POSTECH 박사는 “이번 연구 결과가 인간이 배출한 온실가스가 깊은 바다를 통해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오랫동안 우리 인류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라며 탄소중립의 시급성을 강조하였다.

정민중 KISTI 슈퍼컴퓨팅응용센터장은 “슈퍼컴퓨팅 시뮬레이션으로 탄소중립 이후 기후변화 패턴을 예측했다”라며 “5호기 대비 23배 높은 성능일 6호기가 도입되면 더욱 복잡한 역학 및 물리 과정을 반영한 시뮬레이션으로 더 정밀한 기후변화 예측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 여러분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소비자 고발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메일 : webmaster@enewstoday.co.kr

카카오톡 : @이뉴스투데이

저작권자 © 이뉴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