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의 지난해 실적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의 지난해 실적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최은지 기자] 국내 뷰티 공룡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의 분위기가 어둡다. K뷰티에 열광하던 중국 내 소비 심리가 감소하고 면세점을 찾는 따이궁이 줄어들면서 지난해 실적이 직격탄을 맞아서다.

1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1081억원, 매출은 3조 6739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대비 49.5%, 11.1% 줄어든 수치다.

특히 해외 사업에서의 부진이 뼈아팠다. 같은 기간 해외 사업 매출이 1조 3918억원으로 전년 대비 5.5% 하락하고, 영업손실 432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한 것이다. 

미주 및 EMEA(유럽, 중동 및 아프리카) 지역에서의 매출은 각각 58%, 62% 성장했으나, 아시아 지역 매출이 16%가량 감소하며 실적을 끌어내렸다. 아모레퍼시픽의 해외 사업 중 아시아 지역 매출 비중은 75%로, 이 가운데 중국 매출이 50% 초반을 차지한다. 

LG생활건강의 상황도 어둡기는 마찬가지다. LG생활건강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4870억원으로 전년 대비 31.5% 감소했다고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6조 8048억원으로 5.3% 줄었다. 특히 뷰티와 에이치디비부문에서 영업이익이 각각 53%, 34% 감소하며 악영향을 미쳤다. 

해외 사업 매출은 2조 323억원으로 전년 대비 6.9% 감소했다. 이 또한 중국 시장에서의 매출이 19.6% 감소한 영향이다. 현재 LG생활건강의 해외 사업 매출 비중은 중국 11%, 북미 9% 일본 5% 수준이다. 

◇ “중국인 수요 개선 어려워···안정화 절실”

증권가에선 중국발 악재가 좀처럼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에서 자국 제품을 선호하는 현상이 심화되면서 K뷰티 열풍이 주춤한 가운데, 이를 상쇄할 만한 기업 차원의 뚜렷한 성과가 없다는 것이다. 

먼저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지난해 인수한 코스알엑스의 실적에 따라 향후 실적이 좌우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박신애 KB증권 연구원은 “지난 2년간 중국인 관련 매출이 급락하면서 연결 영업이익률이 2.9%까지 하락했다. 올해 중국인 수요가 개선될지에 대한 확신은 여전히 부족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코스알엑스 인수가 없었다면 주가는 현재 수준을 유지하지 못했을 확률이 높다. 올해도 코스알엑스가 계속해 눈에 띄는 호실적을 달성해야 하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하나증권은 아모레퍼시픽의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박은정 하나증권 연구원은 “아모레퍼시픽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100억원 수준인데, 중국 법인의 영업손실 규모가 1000억원에 달한다”며 “비중국 사업 역량 확대 및 내수 이익 체력 개선의 변화를 찾기 어려웠다”고 꼬집었다.

이어 “과거에는 중국 시장에서 발생하는 고정비가 부담 요소였다면, 현재는 소비 둔화, 변동비가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올해는 가시적 매출 회복, 효율적 비용 집행 등 중국 법인 실적을 안정화가 절실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LG생활건강 또한 단기간 실적 개선은 어려울 것이라는 평가다. 정지윤 NH증권 연구원은 “화장품 부분은 중국 내 매출 비중이 높은 만큼 환경이 급변하지 않는다면 부진한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 박은경 삼성증권 연구원은 “비록 지난해 4분기 면세점 실적 악화가 회사 측의 의도적이고 일시적인 조치 때문이라고는 하나, 정상화 속도를 가늠할 수 있는 단서가 충분치 않아 보수적 접근이 적합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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