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28GHz 주파수 할당 경매가 25일 시작된다. [사진=픽사베이]
5G 28GHz 주파수 할당 경매가 25일 시작된다. [사진=픽사베이]

[이뉴스투데이 유은주 기자] 제4이동통신사 출범을 위한 5G 28GHz 주파수 할당 경매의 날이 밝았다. 기존 사업자의 통신시장 독주를 막고 새로운 생태계 출현 가능할지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도전자는 세종텔레콤, 스테이지엑스, 마이모바일 등 3개 법인이다. 

2010년부터 7번의 시도에도 불구하고 결국 무산됐던 제4이동통신사 출범을 통해 새로운 시스템과 경쟁 구도를 통한 통신업계의 다변화와 요금제 다각화 등 국민의 통신비 절감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긍정적 기대감도 높아지는 분위기다.  

일각에선 정부의 다양한 지원으로 진입 허들을 낮춰도 비용 부담이 여전해 경매에 나선 기업의 재무능력에 대한 의문도 확대되고 있다. 주파수를 할당받아 이동통신사로 출범하는 과정에서 막대한 비용이 들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그간 이동통신사업이 일부 기업에 국한됐던 이유는 여럿이지만 그중에서도 막대한 자금력 투입에 대한 부담이 컸다는 게 우선이다. 이동통신사의 출범을 위해서는 수조원대의 초기 투자 비용이 필수적인 상황인데 이를 실제 감당할 기업이 많지 않았다.

이에 정부는 지난해 초 5G 28GHz 신규사업자 진입 지원을 통한 통신 시장경쟁 활성화 추진에 직접 나섰다. 정부는 ‘5G(28GHz) 신규사업자 진입 지원방안’을 발표하고 2022년 12월에 취소된 28GHz 2개 대역 중 1개 대역에 신규사업자 진입을 추진했다. 

28GHz 대역 활성화를 위해 통신 시장에 새로운 사업자를 참여시켜 경쟁을 촉진할 계획으로, 회수한 2개 대역 중 1개 대역을 신규사업자에 우선 할당하고 잔여 1개 대역은 시차를 두고 검토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불확실한 대내외 경제 여건에서 신규 투자하는 사업자의 어려움을 고려, 충분한 기간을 두고 시장 진입 기회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신규사업자의 경쟁력을 위해 시장 진입 문턱을 낮추는 주파수 할당, 시장 진입 초기 망 구축 지원, 단말 조달 및 유통 등 서비스 운영 지원에 이르는 전 단계에 걸친 맞춤형 지원에 나섰다. 

우선 정부는 할당 취소된 28GHz 대역 중 800MHz폭을 신규사업자에게 할당한다. 특히 해당 대역을 최소 3년 이상 신규사업자만 참여할 수 있는 전용대역으로 공급하고, 주파수 할당 단위도 전국과 지역 중 선택 가능하게 하며, 할당대가도 사업성숙 이후 향후 납부금액이 점차 증가하도록 조정했다. 

또 ‘핫스폿’ 지역 내 28GHz 기지국과 이들을 연결하는 유선통신망 구축 등에 필요한 비용 부담을 덜기위해 시설관리기관과 통신사들의 관로, 광케이블 등 기존 구축 설비를 활용하도록 지원한다. 신규사업자의 타 인터넷망 상호접속 시 비용도 낮추게 돕는다. 이외에도 기존 세액공제를 지속 제공하며 세액공제율 상향에도 나선다. 

지난 9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8GHz 대역 주파수 할당을 신청한 3개 법인인 세종텔레콤, 스테이지엑스, 마이모바일의 주파수 할당 신청 적격 여부 검토절차를 완료하고, 3개 신청 법인 모두에 대해 ‘적격’으로 통보했다. 

주파수 경매는 전파 사용 희망 기업이 여럿일 경우 진행되며 정부가 산정한 전국단위 28GHz 대역 800MHz에 대한 최저 경매 가격은 742억원이다. 

경매방식은 오름입찰 방식으로 최대 50라운드를 거쳐 더 높은 금액을 제시한 사업자가 승자가 된다. 최저 시작가에서 사업자 모두가 적정가격을 써내고 다음 라운드에선 가장 높은 금액을 낸 승자를 제하고 남은 나머지 2개 기업이 입찰하는 방식이다.

과기정통부는 라운드마다 최고금액과 입찰증분율 3% 이내의 입찰가를 정해 알려준다. 50라운드까지 승부가 나지 않으면 가장 높은 금액을 써서 적어낸 기업이 할당받게 되는 밀봉입찰을 진행하게 된다. 경매는 하루에 5개에서 10개 라운드 정도로 진행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결국 주파수 경매는 자본력을 둘러싼 경쟁이 될 전망이다. 전자공시에서 재무현황을 확인할 수 있는 기업은 세종텔레콤이다. 세종텔레콤이 지난해 11월 공시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세종텔레콤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231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확한 자금 조달 방식은 알 수 없지만 현금자산만 따지고 보면 최저 경매가격인 742억원에 미치지 않는다. 유동금융자산은 2277억원 규모로 이를 합산하면 약 2508억원 정도다. 

이런 가운데 김형진 세종텔레콤 회장이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 기자간담회에서 “출혈 경쟁에 나설 생각이 없다”고 밝힌 바 있어, 일각에서는 세종텔레콤보다 적극적인 경매에 나서는 기업이 경매에 유리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스테이지엑스는 카카오에서 계열 분리된 스테이지파이브가 만든 컨소시엄으로 합작법인이다. 스테이지파이브는 알뜰폰 사업을 추진 중으로 신한투자증권과 손을 잡았다. 스테이지파이브는 최근 8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유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주파수와 무선 기지국 구축에 드는 비용을 충당할 수 있을 것으로 점쳐지며 유력한 후보로 꼽히고 있다. 현재는 통신재판매와 알뜰폰 사업을 추진하며 통신 요금제와 단말기 등을 취급하고 있으며 스마트폰, 시니어폰, 중고폰 IoT디바이스를 판매하고 있다. 

마이모바일은 미래모바일이 만든 컨소시엄이다. 마이모바일에 대해서도 가장 큰 우려는 역시 재무 확보다. 미래모바일의 전신인 코리아텔넷은 지난 2015년 이미 이동통신사 진입을 시도한 바 있다. 그러나 투자 유치에 난관을 만나며 결국 진입하지 못했다. 이번에는 영국의 통신사인 보다폰(Vodafone)과의 협약을 통해 새로운 전략을 구상했다. 보다폰을 통해서 1조원 규모의 자본금을 해외에서 투자받을 계획이다. 마이모바일은 정부가 지정한 6000개의 기지국 구축을 위한 자본 마련은 끝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경매결과를 예측할 수는 없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경매에 참여하는 세종텔레콤 담당자는 “세종텔레콤은 정부 정책에 호응하며 미래성장동력 확보 전략에 따라 사업에 도전하게 됐다”며 “다만 28GHz 사업은 중장기 투자와 전략, 아직 미완성된 생태계 육성이 필요한 사업으로 큰 돈이 되어 주파수 입찰에 출혈 경쟁하며 뛰어드는 것처럼 보일까 염려된다”고 우려를 전했다. 

이어 “해당 주파수의 특성을 고려해 계속 추진해오던 5G특화망 사업의 확장선으로 B2B 산업 및 기술발전에 활용을 염두하고 있다”며 “다만 아직 입찰 단계로 재원확보계획이나 세부전략등은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아울러 지난 16일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의원 주최로 열린 ‘28GHz 신규사업자 선정 현황과 제언’ 전문가 좌담회에서는 이와 관련된 다양한 의견이 논의됐다. 

변 의원은 “당초 기대했던 자금력을 갖춘 대기업들이 신청하지 않아 아쉽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계획한 파격적인 재정투입이 혈세낭비로 그치지 않으려면 신청한 사업자들의 수익성, 재무건전성 등 재정능력과 설비투자 의지까지 꼼꼼히 따져 검증해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5G 28GHz 신규사업자 주파수 할당이 단순 경쟁을 넘어 품질경쟁으로 이어질 지 이동통신시장의 공정경쟁을 조성하고 편익을 증진할 지 논의할 필요가 있다”며 “이통3사 주파수 할당 취소 후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이 실패로 돌아간다면 네트워크 인프라의 하향평준화, 6G 기술선도 경쟁에서 주도권을 상실할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이경원 정보통신정책학회장도 “신규사업자에 대한 성공 기대감과 사업실패 우려가 공존한다”고 전하며 이를 둘러싼 주식시장 등의 혼란과 피해 등도 우려를 전했다. 

한편, 이러한 5G 신규사업자 진입지원은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신규 사업자를 통해 통신시장 경쟁을 촉진, 소비자 편익 증진과 장비단말 생태계를 활성화한다는 게 목적이다. 특히 5G 28GHz 대역은 전국망으로 활용되는 3.5GHz 대역과 달리 커버리지는 좁지만 광대역을 통한 빠른 속도 이용이 가능하다. 대부분 국가가 고성능이 필요한 핫스팟에서 활용을 추진 중이다.

28GHz 대역은 소비자에게 차별화된 초고속·저지연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핵심 주파수이며, 차세대 네트워크 서비스의 제공을 위해서도 고대역 활용경험이 중요하다. 28GHz 대역은 지하철·경기장·공연장 등 이용자가 밀집된 환경에서도 트래픽 분산을 통해 안정적으로 빠른 전송 속도를 제공할 수 있으며, 메타버스, AR·VR 등 초고속·저지연 서비스에 이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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