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지난 15일, 정식 개장을 앞둔 스타필드 수원을 찾아 새해 첫 현장 경영에 나섰다. [사진=신세계그룹]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지난 15일, 정식 개장을 앞둔 스타필드 수원을 찾아 새해 첫 현장 경영에 나섰다. [사진=신세계그룹]

[이뉴스투데이 김종효 기자] 유통업계 오너 일가가 새해 시작부터 ‘현장 경영’에 나서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이재현 CJ 회장 등 그룹 총수들은 그룹 주요 계열사 및 현장을 방문해 직접 임직원을 독려하는 한편 그룹 방향성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는 메시지를 내고 있다.

◇스타필드 수원 찾은 신세계 정용진 “끊임없는 혁신 고민해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지난 15일, 정식 개장을 앞둔 스타필드 수원을 찾아 새해 첫 현장 경영에 나섰다.

정용진 부회장은 마감공사가 한창인 스타필드 수원 현장 구석구석을 둘러보며 고객 맞이 준비 상황을 점검하고, 신세계프라퍼티의 미래 성장 방향을 비롯해 올해 경영 전략을 논의하는 시간도 가졌다.

정 부회장은 지난해 12월 말 입주 시설 가운데 가장 먼저 문을 연 트레이더스 수원화서점을 시작으로 스타필드에서 최초로 선보이는 새로운 F&B 특화존인 바이츠플레이스, 청담과 이태원 등에서 이름 난 맛집들을 엄선한 고메스트리트, 코엑스몰에 이어 두 번째로 들어선 별마당 도서관 등 매장 곳곳을 약 2시간에 걸쳐 살펴봤다.

정 부회장이 새해 첫 현장 경영 행선지로 스타필드 수원을 찾은 것은 ‘어려운 시기일수록 고객과 현장에 답이 있다’는 경영 기조에 따른 것이다.

이날 정 부회장은 “스타필드 수원이 타겟 고객층으로 삼는 MZ 세대는 오프라인보다 온라인 쇼핑이 더욱 친숙한 세대”라면서 “이들에게 그동안 한 번도 체험해보지 못한 차별화된 고객 경험과 서비스를 선사함으로써 스타필드 수원이 ‘다섯 번째 스타필드’가 아닌 첫 번째 ‘스타필드 2.0’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해달라”고 당부했다.

정 부회장은 또 “빠르게 변화하는 고객의 열광적 호응을 이끌어 내기 위해선 우리가 한 걸음 더 먼저 나아가고 한 층 더 깊이 고객의 니즈를 파악해야 한다”며 “고객이 보내오는 신호를 면밀히 분석하고 이를 반영해 기존에 경험하지 못했던 최상의 서비스를 선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부회장의 이런 메시지는 사전 준비와 점검, 잠재적 리스크 요인에 대한 선제적 검토의 중요성(One More Step)을 강조한 신년사의 취지와도 맞닿아 있다.

정 부회장은 스타필드 수원 개점을 위해 헌신적으로 노력해준 현장 직원들을 격려하며 “그동안의 노력이 헛되지 않으려면 개장 이후에도 끊임없는 혁신을 고민해야 한다. 저 역시 솔선수범의 자세로 관심을 갖고 챙겨보겠다”고 밝혔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계열사인 CJ올리브영, CJ대한통운을 잇달아 방문했다. 이 회장이 계열사 현장을 방문한 것은 지난 2019년 CH제일제당 식품·바이오 연구소인 CJ블로썸파크를 방문한 이후 5년 만이다. [사진=CJ그룹]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계열사인 CJ올리브영, CJ대한통운을 잇달아 방문했다. 이 회장이 계열사 현장을 방문한 것은 지난 2019년 CH제일제당 식품·바이오 연구소인 CJ블로썸파크를 방문한 이후 5년 만이다. [사진=CJ그룹]

◇CJ 이재현, 5년 만에 계열사 찾아 지난해 성과 격려

외부에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계열사인 CJ올리브영, CJ대한통운을 잇달아 방문했다. 올리브영과 대한통운은 지난해 실적이 좋았던 것으로 평가되는 계열사로, 이 회장은 계열사를 찾아 경영진과 임직원들을 독려했다.

이 회장이 계열사 현장을 방문한 것은 지난 2019년 CH제일제당 식품·바이오 연구소인 CJ블로썸파크를 방문한 이후 5년 만이다. CJ그룹에선 코로나 사태 이후 그룹 총수의 첫 계열사 방문이라는 데 의의를 뒀다.

CJ그룹에 따르면 이 회장은 지난 10일 CJ 올리브영을 방문해 이선정 대표를 비롯한 주요 경영진 10여명, 김홍기 CJ주식회사 대표 등 지주사 경영진 일부를 만나 이들을 격려하고, 올해 사업 계획을 점검한 뒤 한 시간 가량 올영 본사 MD사업본부, 브랜드사업본부, 디지털사업본부 등 일선 사업 부서들을 직접 돌며 30대 초반의 젊은 직원들과 만났다.

이 회장은 지난해 올리브영의 성과에 대해 “다가올 위기에 미리 대비해 '온리원(ONLYONE)' 성과를 만든 사례”라며 코로나 시기 O2O(온라인 투 오프라인) 역량 강화, 코로나 이후 오프라인 시장 재확대에 따른 성공적 대비 등 미래 위기에 미리 대응한 점을 높이 평가했다. 또 “단순히 실적이 좋은 것 뿐만 아니라, 사업을 준비하고 일하는 방식이 그룹의 다른 회사도 배워야 할 모범”이라며 앞으로도 O2O 사업의 초격차를 강화하고 글로벌 진출을 가속화해 선제적으로 미래에 대비할 것을 주문했다.

이외에도 이 회장은 “시장을 선도하는 사업자로서 건강한 뷰티 생태계를 조성할 책임이 여러분에게 있다. 협력업체에 손해를 보도록 강요하는 회사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며 상생과 생태계 활성화 등 사회적 책임도 강조했다. 특히 지난해 올리브영 성과를 높이 평가하면서도 “실적에 안주하면 반드시 위기가 오더라. 지금 자세를 흩트리지 말고 온리원 정신을 바탕으로 반드시 글로벌 사업자로 도약하자”고 당부했다.

이 회장은 이어 12일엔 CJ대한통운 본사를 방문해 경영진과 신년 미팅을 진행했다. CJ는 이번 방문에 대해 “유의미한 성과를 창출한 계열사를 격려하는 차원”이라며 “올해 지속 성과 창출 의지를 제고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CJ대한통운에서도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글로벌 물류 톱 10 도약이란 비전을 이뤄내고 온리 원 정신 재건으로 초격차 역량 확보에 속도를 내자”고 강조했다. 또한 “대한민국 물류를 책임진다는 자부심과 책임감으로 산업 전반의 상생을 이끌자”고 주문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장남인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이 CES 2024 롯데정보통신 부스를 방문해 김동규 칼라버스 대표(왼쪽)와 고두영 롯데정보통신 대표의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장남인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이 CES 2024 롯데정보통신 부스를 방문해 김동규 칼라버스 대표(왼쪽)와 고두영 롯데정보통신 대표의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CES서 미래먹거리 찾아나선 롯데 신동빈 장남 신유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인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도 새해가 되자마자 미국 라스베이거스로 날아가 CES 2024를 둘러봤다.

신 실장은 지난해 베트남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 그랜드 오픈식에 참석하는 등 현장 행보를 통해 모습을 드러냈다. 신 회장이 신 실장에 대해 “유통을 포함해 국내와 해외 사업 현장을 전반적으로 살피며 공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힌 만큼 신 실장은 현장 경영을 지속하고 있다.

CES를 찾은 신 실장은 현장에 마련된 롯데정보통신 부스는 물론 메타버스 플랫폼인 칼리버스, 전기차 충전기 이브이시브 등 솔루션을 돌아보고, LG와 SK, 소니, 샤프, 캐논, 파나소닉 등 부스도 살펴봤다.

업계에선 신 실장이 CES 2024에서 최신 기술을 활용해 롯데그룹과 접목시킬 수 있는, 이른바 미래먹거리를 찾아나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는 신동빈 회장의 신년사와도 맞닿아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앞서 신 회장은 신년사에서 ‘AI 트랜스포메이션’ 시대를 맞이하기 위한 사업 혁신을 당부하면서 “롯데는 그동안 그룹 전반에 디지털 전환을 이뤄 왔다. 이미 확보된 AI 기술을 활용해 업무 전반에 AI 수용성을 높이고, ‘생성형 AI’를 비롯한 다양한 부문에 기술 투자를 강화해줄 것”을 언급했다. 또 “’AI 트랜스포메이션’을 한발 앞서 준비한다면 새로운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임직원들을 독려하기도 했다.

유통업계는 신 회장의 메시지를 실천하는 역할을 신 실장이 맡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신 회장이 추구하는 ‘창의적이고 실행력이 강한’ 조직문화를 구축하는 데 있어 신 실장이 앞장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오너 일가들이 신년 들어 방문하는 현장과 그들이 현장에서 내는 메시지는 해당 기업의 1년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기에 시선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면서 “올해는 글로벌 위기 속 차별화로 답을 찾기 위한 각 오너들의 고민 흔적을 엿볼 수 있다”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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