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업계에도 신기술이 적용되며 기존 보험사는 시장 입지가 줄어들 것을 우려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금융업계에도 신기술이 적용되며 기존 보험사는 시장 입지가 줄어들 것을 우려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이세정 기자] 금융업계에도 스며들기 시작한 빅테크를 비롯한 신기술이 전통 보험시장에도 변화를 이끌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동안 꺼려 왔던 보험비교플랫폼이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리잡으면서, 보험업계가 기존 입지를 지키기 위해 핀테크 기능을 대신할 수 있는 다이렉트 채널 구축하는 배경이다.

지난 19일 출범한 ‘보험상품 비교·추천 서비스’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네이버, 카카오, 토스 등  11개 핀테크사가 운영하는 보험비교플랫폼을 통해 보험사의 온라인 보험 상품의 조건과 가격을 손쉽게 비교해 가입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했다. 

다만 보험비교플랫폼에 대해 물음표는 여전히 남아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융업계에 신기술이 접목되는 변화를 따라가면서도 기존 빅테크와 대비해 경쟁력을 높일 요소가 부족하기 때문”이라면서 “신규 플랫폼이 주목 받을수록 기존 보험업계의 영업 채널이 영향력을 잃을 가능성이 높은 만큼 플랫폼과 기능이 유사한 다이렉트 채널을 직접 구축해 운영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과 생명·손해보험협회가 지난 2015년 개설한 보험 상품 비교 사이트 ‘보험다모아’는 소비자의 외면을 받았다. 접근성·인지도가 떨어졌고 조회한 보험료와 실제 보험료 간 차이, 특약 등 조건 비교도 정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보험비교플랫폼은 표준API를 도입해 공통 사항을 뽑아 규격화하는 방식으로 가격과 특약 부문을 보완했다

이들은 “프로그램 사이의 원활한 정보 전달을 위해 정의하는 데이터 제공 방식인 API를 보완한 표준API를 만들었다”면서 “이를 사용하면 정의된 내용을 따라 데이터를 간편하게 주고받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보험비교플랫폼 출범을 앞두고 보험사와 핀테크사의 수수료 협의에 난항을 겪었다. [사진=연합뉴스]
보험비교플랫폼 출범을 앞두고 보험사와 핀테크사의 수수료 협의에 난항을 겪었다. [사진=연합뉴스]

소비자 선호도가 높아질수록 기존 보험사가 플랫폼에 종속될 수밖에 없다.

서비스 출범 전 보험사와 핀테크사는 가장 먼저 거론된 자동차 보험료에 대한 중개 수수료 협의 과정에서 삐걱이기도 했다.

보험업계와 빅테크업계는 “일부 보험사가 플랫폼에 적용될 수수료를 반영한 자동차보험료 산출을 주장했기 때문”이라면서 “수수료는 핀테크사의 수익원이기 때문에 의견이 갈렸다. 금융당국이 수수료 최대 4%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며 일단락됐다”고 밝혔다.

다만 일부 보험사는 영업 창구 대면, 전화(TM), CM 등 3개 요율 체계에 플랫폼(PM)을 추가한 4요율을 사용할 전망이다. 보험사가 플랫폼에 지급하는 수수료를 감안해 새로운 보험요율 체계를 만들고 이를 보험료에 반영하는 방식이다.

중소형 보험사는 수수료 협의에 저자세였다. 소비자 창구를 넓혀 자사 상품 노출을 높이기에도 집중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소형 보험사의 경우 무엇보다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수수료를 자사에서 지불하면서까지 조율하려 했다”면서 “자동차 보험은 특히 몇 개 대형사 위주가 시장 과반수를 차지하고 있고, 그들 입장에서는 오히려 비싼 수수료로 인해 플랫폼 선호도가 떨어지는 것이 이득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플랫폼으로 인해 금융소비자의 권익이 높아지는 건 환영할 일”이라면서도 “플랫폼 영향력이 커지는 것은 고려할 문제”라고 덧붙였다.

한편 상대적으로 시장 우위를 점하고 있는 네이버·카카오 등 빅테크사와 틈새 진입을 노리는 핀테크사의 점유율 경쟁도 심화될 전망이다.

마이데이터 전문 기업 뱅크샐러드는 지난해 11월 건강 마이데이터를 통해 ‘가장 많이 돌려받는 보험 진단’ 서비스를 출시했다. 보험비교플랫폼 서비스도 빠르게 개시했다.

뱅크샐러드 관계자는 “보험은 금융과 건강 마이데이터의 결합으로 자사가 가장 잘 하는 분야라고 생각한다”면서 “보험 니즈가 있는 고객이라면 누구든 사용할 수 있고, 실제 보험 설계사도 자사 앱의 비교 서비스를 상담 솔루션 뷰어로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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