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의 가격파격 선언은 한채양 이마트 대표가 올해 들어 처음 실행한 ‘성장 미션’이다. [사진=이마트]
이마트의 가격파격 선언은 한채양 이마트 대표가 올해 들어 처음 실행한 ‘성장 미션’이다. [사진=이마트]

[이뉴스투데이 김종효 기자] 연초부터 대형마트 간 할인 경쟁이 벌어졌다. 연말연시 할인은 대형마트 업계 연례 행사에 가깝지만, 올해는 먹거리를 중심으로 대폭 할인을 진행하면서 ‘물가안정’을 자처하고 나서 이들의 향후 마케팅 방향까지 엿볼 수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대형마트는 올해 시작부터 파격 특가 할인을 통해 고객 잡기에 나섰다. 연말연초와 설까지 이어지는 기간은 유통업계에서 매출 상승과 더불어 충성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시기로 여겨진다. 이 때문에 품목 선정과 할인율 등을 정하는 데 있어 경쟁업체 눈치보기가 치열하다.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 3사의 연초 할인품목은 먹거리에 초점을 맞췄다. 고물가 속 소비자 부담이 가장 큰 부분이라는 것을 의식하고 이를 집중 공략하기로 한 것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12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 동기간과 비교해 3.2% 상승한데 반해, 품목별로 장바구니 물가와 밀접한 과실과 채소는 각 25.7%, 11.9%, 가공식품은 4.2% 가량 큰 폭으로 늘었다.

또 대량매입을 통해 공급가를 낮춰 판매할 수 있는 대형마트의 장점이 가장 잘 드러나는 곳이 먹거리라는 것도 이번 연초 할인품목 선정 기준으로 분석된다.

이마트는 연초 대규모 할인을 진행하면서 본업 경쟁력 강화를 천명했다. 또 단기간 할인뿐 아니라 1년 내내 필수 먹거리와 생필품을 최저가 수준으로 제공하겠다는 ‘2024 가격파격 선언’을 해 주목 받았다.

이마트가 새해 시작과 함께 내놓은 ‘가격파격 선언’은 세 축으로 이뤄진다. 우선 월마다 식품들 중에서 ‘Key 아이템’ 3가지를 뽑아 초저가로 제공한다. 동시에 구매 빈도가 많은 주요 가공식품-일상용품 40개 카테고리 상품을 월별로 초저가에 판매한다. 이마트 바이어들이 시기별 상품 수요를 파악하고 가격 관리가 가능한 정도까지 꼼꼼히 따져 상품을 추린다.

최저가 수준의 상품을 월별로 선정해 관리하는 것은 고객 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다. 또한 월 단위로 ‘가격파격’ 정책을 관리하면 한 제조사가 아닌 여러 업체들과 협력할 수 있어 지속적인 초저가 관리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이마트는 2월부터는 분기에 한 차례씩 ‘반값’을 내세운 ‘가격 역주행’ 한정판 상품도 선보인다.

이마트 측은 “고물가로 시름이 커진 고객들이 가장 원하는 것은 다름아닌 꼭 필요한 상품을 저렴하게 사는 것”이라며 “명료한 요구를 충실히 이행해 이마트는 고객 만족도를 높이고자 한다.이를 통해 ‘확고한 1등 유통기업’의 지위를 다져나가겠다는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마트 관계자는“국내 유통을 이끌어온 ‘1위 기업’으로서 자부심과 사명감을 가지고 업계 전체가 물가 안정에 기여할 수 있도록 이끌겠다”고 말했다. 

가격파격 선언은 한채양 이마트 대표가 올해 들어 처음 실행한 ‘성장 미션’이다. 지난해 취임 일성으로 “본업 경쟁력 강화”를 강조한 한 대표가 선보이는 중요한 실천 방안이기도 하다.

가격파격 선언 시작 이후 1주일 동안 1월의 ‘가격파격 선언’ 상품인 ‘식품 Key 아이템 3종-삼겹살, 대파, 호빵’과 가공·일상 40개 상품의 판매는 크게 늘었다. 적게는 40%대, 많게는 300% 이상 매출이 증가했다.

롯데마트 그라그로서리 은평점 축산매장 전경. [사진=롯데마트]
롯데마트 그라그로서리 은평점 축산매장 전경. [사진=롯데마트]

롯데마트도 물가안정을 키워드로 내세웠다. 새해 시작부터 최대 반값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값진행사’ 2탄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연말연시 진행한 ‘값진행사’ 1탄은 새해 먹거리 위주로 할인 행사를 구성, 고객의 긍정적인 반응을 얻으며 이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약 10% 가량 매출이 늘었다. 

‘값진행사’ 2탄에서는 과일, 돼지고기, 라면, 우유 등 주요 식료품을 비롯해 화장지, 세제 등 생활 필수용품까지 장바구니 물가와 밀접한 상품을 중점으로 행사를 구성했다.

롯데마트는 농림축산식품부와 협업해 농할(농축산물 할인쿠폰) 행사를 진행, 고객이 많이 찾는 농축산물을 선정해 30% 할인 판매한다. 또 가족, 지인 등과 신년 모임이 많은 시기임을 고려해 홈파티용 먹거리 상품도 합리적인 가격에 준비했다. 

더불어 행사 기간동안 필수 가공식품부터 인기 생활 용품까지 ‘원플러스 원(1+1)’, ‘투플러스 원(2+1)’, ‘2개 이상 구매 시 최대 50%’ 등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해 소비자들의 장바구니 부담을 덜어내기로 했다.

롯데마트 측은 “고객이 할인 혜택을 체감할 수 있도록 구매 빈도가 높은 생활 밀접 상품을 엄선해 할인 행사를 준비했다”며 “고물가가 이어지는 가운데 장바구니 부담을 덜어낼 수 있는 쇼핑 기회”라고 설명했다. 

2024 홈플러스 물가안정 프로젝트. [사진=홈플러스]
2024 홈플러스 물가안정 프로젝트. [사진=홈플러스]

홈플러스는 지난 2년간 진행한 ‘물가안정 프로젝트’를 강화해 ‘2024 홈플러스 물가안정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더욱 강력해진 혜택으로 구성한 물가안정 프로젝트를 연중 개최함으로써 가계에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는 방침을 내세웠다.

홈플러스는 행사 첫 주부터 돼지고기, 소고기, 버섯, 두부 등 먹거리 품목을 선정해 최대 50% 할인 행사가로 제공했다. 또 자사 PB 겨울 의류도 최대 50% 할인가에 판매하는 등 할인 품목을 다양화했다. 홈플러스는 지속적인 할인 기획전을 통해 물가안정에 앞장서겠다는 계획이다.

지난 2022년 1월 시작한 홈플러스 ‘물가안정 프로젝트’는 ‘물가안정 365’, ‘AI 최저가격’, ‘최저가 보상제’를 필두로 가격 경쟁력을 갖춘 상품을 구성해 지속적인 호평을 받아 왔다. 

특히 우유·두부·계란·콩나물 등 가격 민감도가 높은 주요 생필품을 기간 한정 없이 1년 내내 최적가로 제공하는 ‘물가안정 365’ 카테고리의 지난해 3~11월 매출은 2022년 동기 대비 약 42% 뛴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 측은 2022년 2월 첫 선을 보인 12개와 비교해 5배 수준으로 늘린 대상 품목을 올해도 지속 운영해 고객 혜택을 제고할 계획이다.

2022년 8월과 9월에 도입한 ‘AI 최저가격’과 ‘최저가 보상제’도 고도화했다. ‘AI 최저가격’은 매주 선정한 시즌 핵심 상품 10개를 마트 업계 최저가 수준으로 판매하는 빅데이터 알고리즘 기반의 가격 제도다. ‘최저가 보상제’는 고객 선호도가 높은 1000개 대표 상품 가격을 비교해 최적가로 제공하고, 이마트몰·롯데마트몰보다 비싸게 구매하면 차액을 ‘홈플머니’로 적립해 주는 정책이다.

홈플러스 측은 “고물가 장기화 추세로 지친 고객을 응원하기 위해 혜택을 총망라한 물가안정 프로젝트를 지속할 방침”이라며 “물가안정 확신 시점까지 홈플러스가 앞장서서 소비 활력을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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