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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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뉴스투데이 김종현 기자] 자동차, 조선, 철강 등 중후장대 기업들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위해 IT 기술 접목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올해 주요 기업 CEO은 신년사를 통해 글로벌 경기의 불확실성을 넘어서기 위해 인공지능(AI)를 적극 활용한 효율성 극대화에 적극 나서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7일 재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은 신년 메시지를 통해 위기 속 혁신을 강조하면서 특히 해법으로 AI를 주목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일 시무식에서 한종희 부회장, 경계현 사장 공동명의의 신년사를 통해 “생성형 AI를 적용해 디바이스 사용 경험을 혁신하는 것은 물론, 업무에도 적극 활용해 일하는 방식을 획기적으로 바꿔가자”고 임직원들에게 당부했다.

IT 기업들뿐만 아니라 유통·금융업계도 마찬가지다.

신동빈 롯데 회장은 “‘AI 트랜스포메이션’ 시대를 맞이하기 위한 사업 혁신을 서둘러 달라”며 “업무 전반에서 AI 수용성을 높이고 생성형 AI를 비롯한 다양한 부문에 기술 투자를 강화해 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전통적 굴뚝 산업들 역시 AI 활용에 눈을 돌리고 있다.

철강기업 세아그룹의 이순형 회장은 신년 메시지를 통해 “세아의 모든 업무와 다양한 제조공정에서 AI 기술의 활용도를 높여나갈 수 있도록 관련 연구·개발(R&D)을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재계에서는 그간 AI와 접점이 작은 석유화학, 철강업계가 신년사를 통해 AI를 키워드로 제시한 것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최근 들어 AI 활용은 글로벌 경기침체 영향으로 저상장 기조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쏟아지면서 위기 극복 방안으로 AI가 거론되고 있다.

특히 업계는 AI를 생산공정 및 업무에 적용한 최적화를 통해 상당한 비용 절감 효과를 노릴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관계자는 “(중후장대 기업이) 생산 효율성 강화, 자동화를 통한 인력 감축 등 다양한 AI 활용 분야 가운데 어떤 것에 초점을 맞추냐에 따라 AI 기술 적용 효과는 달라질 수 있다”면서 “국내선 아직까지는 명확하게 어느 분야에 초점을 맞출 만큼 준비가 된 상황은 아니지만 우선적으로는 비용 절감에 주력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 저성장 장기화 추세···우선 비용 절감에 주력

철강업계는 수년 전부터 공정 내 AI 활용을 적극 추진해왔다. 포스코의 경우 AI기술이 적용된 스마트용광로가 온도를 자동으로 점검한다. 또 쇳물에서 불순물을 제거하는 공정에도 AI를 활용하고 있다.

스마트제철소 구축 이후 포스코의 불량률은 3%대에서 1.4%로 낮아졌고 불순물 제거 과정서 제강 조업에 투입되는 원료 사용량은 60% 줄었다.

현대제철은 제강 부문에서 온도 예측 모델을 도입했다. AI로 대형 압연 소재 추출 목표 온도를 최적화하고 후판 품질도 예측한다. 현대제철은 오는 2025년까지 시스템과 인프라 등 전 분야에 AI를 적용할 방침이다.

조선업계도 최근 들어 AI 적용에 공을 들이고 있다. 견적부터 인도까지 선박 전 건조 과정에 AI를 적용 생산 효율성을 높이고 안전성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HD현대는 선박 설계에서 생산에 이르는 모든 공정을 실시간으로 연결해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AI가 분석해 작업관리를 효율적으로 개선하는 미래 첨단 조선소(FOS)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지난해 12월 FOS 프로젝트 1단계를 마무리해 조선소 현장 작업자가 건조공정의 상황과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게 했다. 오는 2026년까지는 2단계 ‘연결-예측 최적화된 조선소’를, 2030년까지 3단계 ‘지능형 자율 운영 조선소’ 구축을 목표로 내세우고 있다.

HD현대는 스마트 조선소 전환을 통해 생산성 30% 향상, 공기 30%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자율주행 선박 운항 등을 위해서도 AI 역량 강화에 나서고 있다. HD현대는 지난해 말 경영기획실 아래 AI 전략담당을 신설해 현대차그룹 최고인공지능책임자(CAIO)를 역임한 제네시스 사업본부 출신의 김영옥 상무가 맡고 있다.

여기에 계열사별로 운영하던 전동화 연구조직을 통합시켜 HD한국조선해양 미래기술연구원 내 직속센터를 신설했다.

삼성중공업은 부산대학교와 손잡고 ‘스마트 조선소’ 구축을 준비 중이다. 특히 이들은 업계 최초로 선박 전조 전 과정에서 생성되는 모든 정보를 한눈에 확인하고 관제할 수 있는 데이터 기반 ‘통합모니터링 시스템(SYARD)’을 개발하고 본격 적용했다.

SYARD는 AI와 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해 기존에 개별적으로 관리했던 데이터를 빅데이터화 했고 정보를 분석·시각화해 실시간으로 제공할 수 있는 플랫폼을 탑재했다.

특히 삼성중공업은 SYARD 적용으로 최적의 의사결정으로 인력·자재·에너지 등 경영 자원의 효율적 관리, 리드타임 단축은 물론 위험요인을 사전에 파악하고 대응할 수 있게 됐다.

미래 첨단 조선소(FOS) 프로젝트.[사진=HD한국조선해양]
미래 첨단 조선소(FOS) 프로젝트.[사진=HD한국조선해양]

◇ 최적화로 탄소저감 도모···극심한 인력난 대안

한화오션 역시 AI와 IoT 등 첨단 디지털 기술을 선박 생산에 접목해 자동화를 꾀하고 있다. 최적의 생산 공법과 자동화 등을 통해 안전성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지난해 하반기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한 자금 2조원 중 3000억원을 스마트 야드 구축에 투입할 계획이다.

더욱이 조선업계가 AI 활용에 집중하는 건 최근 제2의 호황기를 맞아 발생한 인력난을 타개하기 위한 방책으로 급부상하면서다.

조선업계는 수주가 급증하면서 3~4년치 일감을 확보하고 있다. 하지만 조선소 현장에서는 인력 부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에 AI 및 첨단 기술을 접목해 선박 건조 공정 자동화를 추진하고 있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스마트조선소 구축이 마무리되면 생산 공정 효율성이 대폭 향상되면서 선박 건조도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이에 조선업계에서도 AI 인력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대표 굴뚝산업으로 불리는 석유화학업계도 탄소감축을 위해 AI 활용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오는 2026년 본격 시행을 앞두고 있는 유럽연합(EU)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의 적용 품목에 석유화학이 추가되는 방안이 유력해진 것도 한몫하고 있다.

백진영 보스턴컨설팅그룹 파트너는 지난해 8월 열린 ‘석유화학산업 미래전략 토론회’에서 석유화학 업계가 향후 투자를 고려해야 하는 5대 기술영역 중 하나로 AI를 꼽기도 했다.

한편 오는 9일 개최되는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인 ‘CES 2024’의 최대 화두는 AI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SK그룹을 비롯해 현대차그룹, HD현대, 두산그룹 등 이번 전시회에 참가하는 주요 기업들은 한층 발전된 AI 기술력을 뽐내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최근 열린 대한상공회의소 송년 간담회에서 이번 CES의 어젠다로 환경과 함께 AI를 꼽았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CES 메인 이벤트인 CEO 기조연설 주제는 대부분이 AI가 차지할 전망”이라며 “2023년 챗GPT로 시작된 생성형 AI 시장은 2024년부터 전기전자, 자율주행, 금융, 보안, 메타버스, 로봇 등 전 산업 응용처로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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