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영업직군 인력은 꾸준히 감소세를 띠고 있다. 동시에 보건복지부·대한약사회 조사 결과 국내 의약품 제조사 289개사 중 45%가 CSO와 계약을 맺고 제약영업을 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사진=픽사베이]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영업직군 인력은 꾸준히 감소세를 띠고 있다. 동시에 보건복지부·대한약사회 조사 결과 국내 의약품 제조사 289개사 중 45%가 CSO와 계약을 맺고 제약영업을 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사진=픽사베이]

[이뉴스투데이 이승준 기자] 보험업·자동차와 함께 ‘3대 영업’으로 꼽히는 제약계 영업직이 인력 감축 바람 속에서 위태로워졌다. ‘영업대행사(CSO)’가 대안으로 떠오르는 가운데 업계는 다시 한번 고심에 빠졌다. CSO 규제 강화로 영업활동이 위축될 것이란 우려로 이어져서다.

4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영업직군 인력은 꾸준히 감소세를 띠고 있다. 2016년 29.5%(2만6443명)이던 영업직군 비중은 2021년 21.7%(2만6036명)로 7.8%p 줄었다. 같은 기간 동안 전체 제약바이오 업계 종사자가 9만4929명에서 12만100명으로 27% 늘면서 대비되는 모습을 보였다.

동시에 보건복지부·대한약사회 조사 결과 국내 의약품 제조사 289개사 중 45%가 CSO와 계약을 맺고 제약영업을 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그동안 기업들이 CSO에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 중 하나로 ‘법적 리스크 회피 가능성’이 꼽혔다. 그동안 의료법상 CSO 소속 영업사원이 리베이트 혐의로 적발되더라도 위탁사에 책임을 물을 수 없었기 때문.

그러나 정부의 관련 규제 강화 예고에 제약사들은 또 근심이 깊어졌다. ‘CSO 신고제’가 오는 10월 시행될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제도가 시행되면 의약품 영업대행 계약을 체결한 제약사에게 CSO의 일탈행위도 물을 수 있을 것으로 점쳐진다. 즉 리베이트 사건 발생 시 위탁 제약사도 함께 처벌받을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이러자 업계, 특히 중소형 제약사들 사이에서는 영업활동이 위축될 수 있다는 불만이 터져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제약업계 영업에서 리베이트가 어두운 이면으로 지목돼 온 것은 사실이지만 영업사원 개개인이 자신의 실적을 위해 회사 방침과 별개로 일탈을 저지르는 경우도 있다”면서 “위탁사가 그런 행동들을 일일이 제어하는 데는 무리가 있다”고 토로했다.

제약사들이 위험 부담을 안고서도 CSO에서 눈을 돌릴 수 없는 이유로는 ‘실적 부진’이 꼽힌다. 지속적인 약가 인하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되자 인력 감축 차원에서 영업직이 우선순위로 지목된 것이다. 이때 기업들이 선택한 것이 CSO에 업무를 위탁함으로써 비용을 절감하는 방식이다. 일부 기업은 영업부서 자체를 폐지하기도 했다.

엔데믹 국면 전환도 이같은 추세에 한몫했다고 평가받는다. 팬데믹으로 비대면 시대가 저물면서 영업 활동이 재개되자 관련 고정비용이 증가하면서 기업 입장에서는 고민이 불가피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실적 부진이 겹치면서 경영실적 개선 차원에서 영업직군 축소를 내놓게 됐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때 제약사 영업직은 3대 영업으로 꼽힐 만큼 업계 내 존재감이 상당했지만 최근 들어 그 위상이 유명무실해졌다”면서 “실적 악화로 사내 영업조직을 CSO로 전환하는 추세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를 통해 영업부서에서 발생하는 수수료 외 급여, 수당, 복리후생비 등을 절감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업계에 따르면 CSO는 2019년부터 본격 도입됐다. 첫발을 끊은 기업은 ‘명문제약’이다. 명문제약이 CSO 전환을 통해 비용을 줄이고 경영실적 개선에 성공하자 지난해 들어 후발주자들이 뒤따르는 양상이다. 이외에도 유유제약, 알리코제약, 안국약품, 경동제약 등이 CSO를 활용하고 있다.

※ 여러분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소비자 고발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메일 : webmaster@enewstoday.co.kr

카카오톡 : @이뉴스투데이

저작권자 © 이뉴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