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의 첫 목적 기반 모빌리티, 니로 플러스. [사진=기아]
기아의 첫 목적 기반 모빌리티, 니로 플러스. [사진=기아]

[이뉴스투데이 노해리 기자] 기아가 지난해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 Purpose Built Vehicle) 기술에 주력하고 상용화한다는 전략을 공언했지만, 신차 판매량은 여전히 시험단계 수준으로, 업계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PBV(Purpose Built Vehicle)란 자동차를 도로 위를 달리는 행위를 넘어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확장한다는 개념의 자동차 플랫폼 신기술이다. 쉽게 말해 소비자의 목적에 맞는 ‘맞춤형 자동차’란 뜻이다.

이러한 신개념에 불을 당긴 건 기아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지난 2021년 2월 ‘CEO인베스터데이’에서 3대 핵심사업 중 하나로 ‘PBV’를 꼽았다. 올해 4월엔 미래 핵심 사업으로 점찍고 ‘니로 플로스’ 등 신차 출시에도 박차를 가했다.

특히 2025년 양산을 목표로 PBV 전용 전기차 플랫폼을 활용한 PBV 전용 모델을 개발하고, 연간 최대 15만대의 생산능력을 갖춘 국내 최초 신개념 PBV 전기차 전용 공장을 짓는 등 2030년까지 글로벌 PBV 1위 브랜드로 자리잡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면서 내놓은 첫 모델은 전기차 ‘니로 플러스’다. 지난 2022년 5월 첫 출시, 지난해 2월 연식변경 모델 발표까지 완료했다.

1세대 니로 EV를 기반으로 전고를 80㎜ 높이고 실내 구성을 최적화해 여유로운 실내 공간을 확보했다. 또 택시 모델은 택시 영업에 필요한 다양한 기능을 통합 제공하는 ‘올인원 디스플레이(All-in-One Display)’와 △슬림형 헤드레스트 △워크인 디바이스 △C타입 USB단자 △2열 시트벨트 버클 조명 △B필라 어시스트 핸들 등 2열 승객을 세심하게 배려한 편의사양을 담았다.

기아에 따르면 니로 플러스는 사전계약 시작 이후 12영업일 동안 약 8000대가 계약되며 기아의 본격적인 PBV 사업의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택시 모델과 업무용 모델의 비율은 각각 48%와 52%로 나타났다.

연식변경 모델인 더 2024 니로 플러스는 △크루즈 컨트롤 △전자식 룸미러(ECM) △하이패스 자동결제 시스템 등 주행 편의성을 높여줄 사양을 택시 모델과 업무용 모델 모두에 기본 적용했다.

또 택시 모델은 2열 승하차가 잦고 승차 시간이 길지 않은 특성을 고려, 2열 열선 시트에 20분 후 자동 꺼짐 기능을 적용해 불필요한 전력 소모를 줄였고 업무용 모델에는 2열 센터 암레스트와 동승석 세이프티 파워윈도우를 추가해 다양한 상황에서의 사용 편의성을 높였다. 가격은 트림당 180여만원씩 올렸다. 니로 플러스의 연식변경 모델의 시작가는 4600만원이다.

QM6 퀘스트. [사진=르노코리아자동차]
QM6 퀘스트. [사진=르노코리아자동차]

그러나 실제 판매량은 사전계약 물량의 절반 정도인 4700대였다. 지난해 나온 연식변경 모델은 2800여대에 그쳤다.(KAMA 집계 기준)

상황이 이렇자 일각에선 타깃층 설정과 모델 구성 한계 등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택시 등 명확한 타깃층에는 초창기에 어필이 될 수 있지만, 단순한 기능 추가 만으로는 판매효과는 어려워 보인다”며 “일반 소비자에도 업무용 맞춤형 차량이라는 점의 정의가 모호해 경쟁력이 떨어진다. 아직 시작단계이므로 내부 구성 등 다각도의 고민이 더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기아 관계자는 이에 대해 “현재 PBV에 특화된 전용 사업 체계를 구축하고 있으며 개발 단계부터 적극적인 고객 참여가 이뤄지게 함으로써 차량 판매를 넘어 라이프 사이클 전반에 특화된 솔루션을 제공하고자 노력 중”이라며 “오토랜드 화성에 PBV 전용 공장을 구축하고 2025년 첫 선을 보일 전용 PBV는 다양한 비즈니스 확장성을 고려해 중형급 사이즈로 개발될 예정이다. 차급도 점차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런 PBV 판매성의 한계는 기아 브랜드에만 국한된 건 아니다. 르노코리아자동차서 지난해 3월 출시한 목적 기반 모빌리티 ‘QM6 퀘스트(QUEST) 역시 부진을 면하지 못했다.

QM6 퀘스트 2열 공간 시트를 모두 없애고 기존 트렁크와 통합, 공간활용도를 높여 1413리터를 확보한 획기적인 모델로, LPG 연료를 채택해 경제성을 높여 나왔으나 지난달까지 1736대 판매에 그쳤다. 지난 한 해 QM6가 1만866대 팔린데 비하면 15% 남짓한 수치다.

르노코리아자동차 관계자는 “QM6 퀘스트는 지난해 3월 출시 후 9월에 상품성 개선 모델을 선보인 바 있으나, 이후 상품성 개선 모델 출시 계획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 니즈에 맞는 맞춤형 구성을 갖춘 자동차 개발은 매우 획기적이고 꼭 필요한 기술”이라며 “전기차 확대와 함께 단순해진 내부 활용성도 중요해져 앞으로 PBV의 쓰임새는 더욱 다양해질 전망이며, 이에 따른 브랜드별 기술력 확장이 매우 중요한 시기”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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