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HD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한화오션]
[사진=HD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한화오션]

[이뉴스투데이 김종현 기자] 지난해 3분기 조선 3사 모두 흑자를 기록하며 제2의 호황기를 입증하고 있는 가운데 올해도 실적 상승세가 꾸준히 지속되며 3사 모두 연간 흑자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고부가 선종을 중심으로 선별 수주한 선박이 이르면 올해부터 속속 인도가 시작되면서 가파른 성장세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내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조선사들은 최대 수주물량 141%를 달성하는 등 대형 조선사를 중심으로 일찌감치 3년치 이상의 일감을 확보했다.

우선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총 223억2000만달러를 수주하며 국내 조선 3사 중 가장 높은 수주량을 달성했다. 이는 연간 수주 목표액 157억4000만달러의 141.9%를 채운 규모로 척수로는 해양 설비 1기를 포함해 총 158척에 달한다.

더욱이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 10월 카타르에너지와 5조2511억원 규모의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17척에 대한 건조 계약을 일찌감치 체결하기도 했다.

삼성중공업은 막판 카타르2차 물량 계약이 해를 넘기면서 수주 목표액의 71.6%를 기록했다. 척수로는 총 28척을 기록했다. 새해 첫달부터 FLNG(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설비) 1기를 필두로 한달 새 20억달러를 수주하는 등 꾸준히 곶간을 채우고 있다.

다만 삼성중공업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러시아 조선소와 계약한 LNG 운반선 15척 중 10척에 대한 선박 블록과 장비 제작이 일시 중단되는 등 부침이 있었지만 지난해에도 글로벌 조선소 중 수주잔량 1위를 차지했다.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는 1070만CGT(표준선환산톤수)의 수주잔량을 보유했다. 그 뒤를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1000CGT), 한화오션 옥포조선소(800CGT)가 잇고 있다.

◇ HD한국조선해양 목표치 141.9%···슬롯 부족 지속

지난해 한화그룹을 새주인으로 맞이한 한화오션은 그간 인수·협상(M&A) 과정으로 인해 선박 수주 역시 적극 대응하지 못하면서 지난해 목표 수주량의 절반을 조금 넘긴 57.3% 수주에 그쳤다. 한화오션 역시 카타르 2차 물량 수주를 두고 협상이 지연되면서 목표량 채우기는 쉽지 않았다.

하지만 한화오션은 지난해 전통 방위산업 강자로서 위상을 되찾으면서 방산분야를 중심으로 사업 확장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들은 계열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등과의 협력을 통해 시너지를 모색하고 있다.

이에 한화오션은 지난해 11월 울산급 배치(Batch)-Ⅲ 호위함 5~6번함 건조사업 본계약을 체결했고 지난달에는 장보고III 배치-II 잠수함 3번함 건조 계약을 마무리했다. 한화오션은 국내 수주뿐만 아니라 캐나타를 비롯해 폴란드, 필리핀 등 해외수출에도 적극 대응하고 있다.

결국 지난해 조선 3사는 각각 수주량 1위, 수주잔량 1위, 방산수주 1위 등 각자의 타이틀을 획득하며 글로벌 조선 시장에서의 선두주자임을 입증했다.

이 같은 상승세는 올해도 지속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통상 조선업은 선박을 선주에게 인도 시 주요 대금을 지급받는 헤비테일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 때문에 2021년 이후 수주한 고부가 선박의 인도가 올해 본격화 되면서 실적을 견인할 것으로 주목된다.

중권가는 지난해 HD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이 연간 흑자를 기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가 컨센서스(전망치)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은 영업이익 2019억원, 삼성중공업은 2358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HD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계열사별로 차이는 있지만 HD한국조선해양 전체로는 연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면서 “주요 계열사인 HD현대중공업을 중심으로 건실한 흑자 행진을 이어가면서 실적 견인을 주도했고 올해도 실적 개선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화오션은 연간 흑자전환에는 실패했지만 지난해 손실 폭을 크게 줄일 것으로 보인다. 한화오션은 지난해 영업손실 1083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전년 대비 손실 폭을 1조원 이상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최근 신조선가지수가 주춤한 점을 들어 조선업 호황기 지속에 부정적인 의견도 나온다.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12월 둘째주 기준 신조선가지수는 177.08p(포인트)로 12월 첫주 기록한 177.14p보다 소폭 하락했다. 이는 지난 1월 넷째주부터 이어오던 44주 연속 상승세에 마침표를 찍었다. 신조선가지수는 새로 건조되는 선박 가격을 나타내는 지표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신조선가 하락은 일시적 현상으로 보고 있다. 수주잔고가 3년치 이상 쌓여 있어 수요 대비 건조 도크가 부족한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촉발된 지정학적 리스크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어 신조선가 역시 요동칠 수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가상 조선소 '트윈포스(TWIN FOS)'.[사진=HD현대중공업]
가상 조선소 '트윈포스(TWIN FOS)'.[사진=HD현대중공업]

◇ 카타르 2차 물량 가시화···기술 초격차로 경쟁력 강화

또 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의 경우 아직 협상 중인 카타르 2차 물량 수요도 남아 있다는 점도 호재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조선가 지수는 2024년 자채 상승해 평균 180p에 안착할 것”이라며 “2023년 신조선가가 오른 이유는 조선사들의 건조 슬롯이 부족해 공급자 우위 시장이 이어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처럼 조선 3사가 실적 반등에 성공하면서 올해 자율운항을 비롯해 차세대 친환경 선박 기술, 스마트야드 구축 등 기술 초격차를 위한 투자 역시 가속화될 것이라는 데게 무게가 실리고 있다.

HD현대는 지난해 자회사 ‘아비커스’를 통해 자율운항 전문 개발 설비와 실증 시스템을 구축했고 세계 유일 선박 AS기업인 HD글로벌서비스를 HD현대마린솔루션으로 새출발시키며 친환경 기술과 AI·디지털전환 분야에도 본격 육성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3월 부산대학교와 손잡고 스마트 야드 및 친환경·디지털 선박 산업 기술교류 및 연구개발 활성화 등 여러 분야에서 상호 협력하고 있다.

한화오션도 사물인터넷 기반 공정 가동 현황 가시화를 비롯해 스마트 생산관리 센터, 건조 중인 배를 가상으로 시운전 해볼 수 있는 스마트 야드 실증센터 등을 구축해 미래를 위한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고금리가 지속되면서 선주들의 수주 물량이 감소했지만 고부가 선박을 중심으로 전략을 추진 중인 국내 조선사들의 경우 수익성 확보에는 청신호를 켜고 있다”면서 “최근 국제해사기구(IMO) 규제로 인해 친환경 선박 교체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어 관련 기술을 주도하고 있는 K조선으로서는 올해도 고부가 선종을 중심의 선별 수주 전략을 고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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