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HD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한화오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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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뉴스투데이 김종현 기자] 글로벌 선박 수주 시장이 친환경 선박으로 귀결되면서 그간 가스선 중심의 고부가 선박을 건조해온 국내 조선업계의 위상 역시 상한가를 찍고 있다. 물론 수주 물량은 중국에 밀려 2위로 마감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질적인 차원에서는 압도적인 수익성을 보이고 있고 향후 차세대 친환경 선박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13일 영국 조선 해운 시황 전문기관인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1월 전 세계 선박 수주량은 159만CGT(88척)에 그쳤다. 이는 전월(371만CGT)보다 57% 줄었고 전년(336만CGT) 대비 53% 감소한 수치다.

한국 조선업계도 11월에 57만CGT(15척)을 수주해 전달 수주량(154만CGT)보다 약 100만CGT 감소한 수주량을 기록했다.

지난해부터 글로벌 시장이 친환경 선박을 중심으로 제2의 호황기를 누리고 있지만 올해 들어 전세계 선박 수주량과 한국 조선업계 수주량을 지속적으로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올해 1~11월 전 세계 누계 수주량도 지난해 같은 기간(4777만CGT, 1811척)보다 20% 줄어든 3809만CGT(1545척)을 기록했다. 한국 수주량 역시 963만CGT(191척)을 기록해 전년 동기보다 41% 줄었다.

이에 따라 올해 수주 물량에서 한국은 2위에 머무를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업계는 올해 조선 3사를 중심으로 대표 친환경 선박인 LNG운반선을 비롯해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액화이산화탄소 운반선, 암모니아 운반선, 암모니아 추진 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 등으로 수주 선종을 넓혀 수주의 질을 높인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실제 올해 한국 조선업계는 그간의 저가 수주에서 벗어나 고부가 선종을 중심으로 선별 수주에 나서면서 수주량은 줄었지만 수익성은 크게 높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를 방증하듯 국내 대형 조선 3사의 영업이익은 지난 3분기 11년만에 동반 흑자를 달성했다. HD한국조선해양의 3분기 영업이익은 690억원, 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 역시 각각 758억원, 74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중 삼성중공업의 경우 1분기부터 꾸준한 흑자기조를 이어오면서 올해 연간 흑자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 전망치를 종합해보면 삼성중공업은 영업이익 228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 2021년 수주 물량 인도 본격화···실적 개선 확대

이 같은 호실적은 2024년에도 이어져 올해 보다 더 좋은 실적을 낼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조선 3사는 침체기 동안 수주한 저가 물량을 모두 털어냈고 선별수주를 통해 받은 고가 선박 건조가 시작되면서 실적에 탄력을 받고 있다.

특히 조선업은 건조 후 인도되는 시점에 다량의 자금이 회수되는 ‘헤비테일’ 방식으로 계약이 이뤄지고 있어 2020년 하반기부터 본격화한 수주 물량이 2024년부터 선사에 인도할 것으로 보여 실적이 빠르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올해 수주 목표 달성도 HD한국조선해양의 경우 일찌감치 136% 초과 달성했다. 반면 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은 각각 69%, 41%를 기록 중이다.

하지만 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 모두 크게 걱정하지는 않는 분위기다. 양사 모두 아직 카타르발 2차 발주 물량이 남아 있어 각각 10척씩 수주할 경우 23억달러 정도가 추가될 것으로 기대된다.

먼저 한화오션의 경우 최근 방위사업청으로부터 잠수함 장보고 III Batch II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수주를 위한 구부능선을 넘어섰다. 또 연말까지 3~4척 수주를 추가한다면 충분히 목표 초과달성도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카타르 프로젝트와 장보고 잠수함만 수주한다고 가정했을 때도 연간 목표의 87% 정도를 채우게 된다”고 설명했다.

삼성중공업도 캐나다 석유·천연가스 업체인 펨비나 파이프라인·하이슬라 네이션과 캐나다 시더 LNG 프로젝트와 관련해 FLNG 1기에 대한 HOA(주요조건합의서)를 체결한 만큼 이변이 없는 한 수주를 눈앞에 두고 있다. 해당 프로젝트 투자 최종 결정은 올해 말까지다.

특히 FLNG의 경우 1기당 최고 30억달러에 달하는 만큼 이번 수주계약에 체결되면 삼성중공업도 목표를 초과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3분기 기준 국내 조선 3사 수주 잔고는 HD한국조선해양 66조8932억원, 삼성중공업 30조2582억원, 한화오션 25조8331억원 등으로 집계돼 적어도 3년치 일감은 모두 확보한 상태다.

다만 고부가 선박 수주로 수익성은 확보했지만 인력난이 지속되면서 편하게 웃지 못하고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올해 국내 조선업계는 납기일 준수를 목표로 인력 채용 규모를 대폭 늘리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 1~3분기 조선업계가 채용한 내·외국인은 1만4359명으로 조선소들이 원했던 1만4000명을 넘어섰다.

◇ 고질적 인력난 장기화···85.9% 외국인으로 충당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근로자 수자가 1만9646명이이었지만 올 3분기에는 2만1323명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삼성중공업은 8775명에서 9462명으로, 한화오션은 8629명에서 8779명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올해 충원된 인력 1만4000여명 중 85.9%가 외국인 근로자가 채움으로서 조선사들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정부는 조선업계 생산인력 안정화를 위해 숙련 E-7 연간 비자 인원을 기존 2000명에서 3만5000명으로 확대했다. 또 사전심사부터 비자발급까지 소요 기간도 기존 1개월에서 10일 이내로 단축했다.

이를 통해 단기간에 외국인 근로자로 부족한 인력을 채웠지만 경쟁국에서 좋은 조건을 제시한다면 현장에서 이탈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여기에 인력 이동으로 인한 기술 유출 우려도 남아 있다. 더욱이 업계는 숙련공이 필요하지만 당장 전문성이 부족한 인력을 투입하면서 여러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업계는 정상적인 선박 건조를 위한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조선해양플랜트협회에 따르면 2024년에는 선박 건조 물량이 더 많아져 현재보다 약 20% 더 인력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 3분기 기준으로 조선 3사의 전체 인력은 3만9564명인데 약 8000명이 충원돼야 정상적인 선박 건조가 가능하는 계산이 나온다.

향후 업계 전망을 두고서도 엇갈린 시각에 나온다.

국제해사기구(IMO) 규제로 인해 친환경 선박 수요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돼 국내 조선사들의 수주 전망이 여전히 밝다는 의견도 제기되지만 선사들의 발주량이 한풀 꺾인 만큼 대비도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고금리 현상이 장기화되면서 해운사들 역시 발주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면서 “2021년 발주량이 최고점을 찍었고 지난해부터 전체적인 발주량이 줄고 있다”고 설명했다.

관계자는 또 “최근 들어 선종에 따라 온도차가 크다. 컨테이너선 신규 발주가 잘 안나오는 반면 LNG운잔선 등 에너지 쪽은 꾸준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최근 유럽발 환경규제로 인해 친환경 선박 수요가 있는 만큼 관련 기술력 확보를 통한 수주의 질을 유지하고 관련 기술 확보를 위한 꾸준한 투자와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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