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노해리 기자] 지난 5일 열린 현대자동차 노조지부장 선거에서 강성 ‘문용문 후보’가 당선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우려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온다. 문 당선자가 내건 공약은 ‘상여금 900%, 주 4일 근무제’. 입이 떡 벌어지는 공약이 보도되자 일부 시민들은 허탈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대표적인 B2C산업인 완성차 업계에서 노조는 ‘귀족노조’라 불리며 환영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저들 때문에 차 가격만 비싸진다”는 원성과 함께 기존 노조에 대한 반감 등이 어우러진 결과다.

현대차 노조에 따르면 5일 결선투표 결과 문용문 후보는 1만8807표(53.2%)를 얻어 임부규(1만6162표, 45.72%) 후보를 제치고 당선됐다. 이번 투표에는 전체 조합원 4만5312명 중 3만5349명(투표율 78.01%)이 참여해 역대급 투표율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 지부장의 임기는 내년 1월 1일. 업계에선 내년 경영이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5년 연속 무분규라고는 하지만, 강성 성향일수록 공약은 더 까다로워지고, 교섭은 더 어렵기 마련이다.

특히 ‘귀족노조’란 사회적 낙인은 그대로 브랜드 이미지와 병합된다. 현대차 측에서도 가장 우려스러워하는 부분이다. 고물가‧경제둔화 속 ‘독불장군식 공약’이 알려질수록 사회적 반감은 커지고, 시대와 동떨어진 이기주의 집단으로 지탄받으며, 종국엔 실적 하락으로 연결될 수 있다.

한편 현대차가 10년 만에 실시한 기술직 신입 사원 400명 공채에는 서류전형에만 18만여 명이 몰렸다. 450대 1 경쟁률로 홈페이지는 한때 마비사태를 겪기도 했다.

대체로 많은 인원이 지원하면 그만큼 인재 확보에 수월해 회사 입장에선 반길 일이지만, 현대차 측은 그렇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이런 신드롬은 곧 조롱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현대차 킹산직(킹+생산직)’이란 ‘밈’(meme, 모방가능한 문화요소)도 생겼다. 현대차 기술직에만 채용되면 정년 60세까지 높은 연봉과 복지가 보장된다는 믿음 역시 ‘귀족노조’가 버티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이쯤 되면 내부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나올 법도 하다. 비록 국내 완성차 업계가 코로나19를 딛고 내수‧수출현장에서 잘 나가고 있으나, 전기차 판매량 침체‧미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생산 자동화 등 위기요소도 산재해 있다.

“버티면 산다”는 강경하기만 한 기조가 언제까지 통할까. 이들이 말하는 “지속 성장과 고용 안정을 기반으로 노사가 함께 미래를 준비하고 산업을 선도해 나가겠다”는 지난 9월 임단협 타결 당시의 노사 맺음말에 대해 다시 한번 깊게 고민해주기를 바란다.

※ 여러분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소비자 고발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메일 : webmaster@enewstoday.co.kr

카카오톡 : @이뉴스투데이

저작권자 © 이뉴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