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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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뉴스투데이 염보라 기자] 국제유가 급락에 관련주 희비가 엇갈렸다.

정유주는 타격을 입은 반면, 연료비 부담 완화로 실적 개선 기대감이 커진 항공주는 오름세를 보였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2월 1일부터 8일까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각각 1.6%, 0.9% 상승했다. 저비용항공사(LCC)인 에어부산은 3.4% 뛰었고, 제주항공과 진에어도 각각 2.3%, 0.8% 올랐다.

반대로 S-Oil(에쓰오일·-2.9%), 극동유화(-6.1%), 중앙에너비스(-0.7%) 등 정유주는 동기간 줄줄이 내렸다.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로 촉발된 국제유가 하락이 항공주와 정유주 희비를 가른 변수가 됐다.

최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내년 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지난 7월 초 이후 약 5개월 만에 배럴당 70달러를 하회했다.

8일(현지시간) 반등에 성공하며 71.23달러 선을 회복했지만 여전히 심리적 지지선 ‘70달러’ 부근에서 움직이고 있다.

WTI 선물 가격은 9월 한때 배럴당 90달러를 웃돌았으며, 중동 분쟁 확산 조짐에 배럴당 150달러 돌파가 전망되기도 했다.

유가 하락은 항공업계 실적 개선 기대감을 키운 동시에 정유업계 실적 전망을 낮췄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한 달 전 3738억원에서 최근 4766억원으로 상향 조정됐다. 내년도 1분기 예상 영업이익은 3750억원에서 5338억원으로 40% 넘게 뛰었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유가와 환율이 꺾이면서 대외 악재가 예상보다 빠르게 피크를 지나고 있다”면서 “재무와 수익 안정성에서 앞서는 대한항공으로 시작해서 겨울 모멘텀이 가까워질수록 주가 레버리지가 더 높은 LCC들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반면 에프앤가이드에 따른 에쓰오일의 4분기 영업이익은 8589억원에서 4742억원으로 44.7% 감소가 전망됐다. 지난 3분기 고유가 환경에서 조(兆)단위 영업이익을 벌어들였던 SK하이닉스의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 역시 7508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유가 하향 안정화와 정제마진 하락의 직격탄이 예상되면서다.

정제마진은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과 운송비 등을 제외한 수익성 핵심지표로 여겨진다. 11월 마지막 주 평균 복합정제마진은 10.8달러로, 손익분기점(4~5달러)을 넘겼지만 8월(18달러) 대비로는 크게 낮아진 상황이다.

증권가는 장기간 유가 하락 안정화를 점쳤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경기 둔화 양상과 북반구 겨울철 진입에 따라 WTI 기준 70달러대에서 하향 안정화가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오재영 KB증권 연구원 역시 “내년 하반기까지도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를 떨쳐버리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는 유가를 떨어뜨리는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오 연구원은 다만 “OPEC플러스(OPEC+)의 감산 기조가 유가의 하단을 지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非)OPEC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 플러스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원유 생산량을 하루 100만 배럴 추가 감산하는 방안에 합의한 바 있다. 수요 대비 공급을 줄임으로써 유가를 끌어올리기 위한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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