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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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뉴스투데이 김종현 기자] 2세 경영 체제로 움직이고 있는 애경그룹이 벌써부터 3세 승계를 위한 사전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와 향후 후계 구도를 두고 이목이 쏠리고 있다. 특히 여전히 지배구조 논란에 서있는 옥상옥 구조가 향후 승계를 위해 유리한 지렛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지배구조 향방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3일 재계 등에 따르면 애경그룹은 최근까지도 그룹 지주사 위해 자리잡고 있는 애경자산관리를 두고 끊임없이 지배구조 논란에 휩싸여 있다.

현재 애경그룹은 오너가 100% 자회사인 애경자산관리→AK홀딩스→계열사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갖추고 있다.

특히 애경자산관리(전 AK아이에스)는 AK홀딩스 지분 18.91%를 보유하고 있어 사실상 그룹 전체를 지배하고 있는 ‘옥상옥’ 구조를 갖췄다.

애경자산관리을 살펴보면 장영신 애경그룹 회장의 장남 채형석 애경그룹 총괄부회장이 49.17%로 최대주주고 차남과 삼남인 채승석 전 애경개발 사장과 채동석 애경그룹 부회장이 각각 11.66%, 21.69%, 채은정 전 애경산업 부사장 11.02%, 장 회장이 5.39%를 갖고 있다.

이 같은 옥상옥 구조는 오너가가 적은 지분만으로도 기업 집단에 대한 지배력을 견고히 구축할 수 있어 지배구조를 두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애경자산관리는 AK홀딩스의 최대주주다.

이에 대해 애경그룹은 최근 애경자산관리와 애경개발을 합병해 얽혀있던 지배구조를 단순화시키는 듯 했지만 옥상옥 구조 문제를 해결하지 않았다. 오로지 외부를 의식해 단축시킨 것으로 마무리 지었다.

반면 합병을 통해 애경개발이 보유한 AK홀딩스 지분이 애경자산관리에 넘어오면서 애경자산관리가 보유한 AK홀딩스 지분율은 10.37%에서 18.91%로 늘어 사실상 오너가의 지배력을 높였다.

더욱이 애경그룹은 이후 옥상옥 해소를 위한 별다른 행보를 보이지 않으면서 시장에서는 향후 3세 승계를 위한 지렛대 역할을 위해 남겨뒀다는 데에 힘이 실리고 있다.

 ◇유일한 손자···증여 과정에서도 특별대우

승계의 중심에는 장 회장의 유일한 손자인 채정균씨로 압축된다. 정균씨는 채 총괄부회장의 장남으로 지주회사 AK홀딩스의 지분 2.33%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장 회장은 2016년 7명의 손주에게 주식을 증여하는 과정에서 정균씨에게 2만2002주를 증여해 손녀 6명의 각 1만3333주보다 9000주 가량 더 많은 지분을 넘겨줬다.

여기에 정균씨만이 애경자산관리와 애경개발이 합병할 당시 오너 3세 가운데 유일하게 애경자산관리 지분을 취득했다. 이에 정균씨는 애경자산관리 지분 1.07%를 보유하고 있다.

정균씨가 보유중인 애경자산관리 지분이 미미하지만 옥상옥 지배구조를 통해 막강한 지배력을 확보한 셈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애경자산관리가 정균씨의 경영 승계 지렛대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정균씨가 애경자산관리 지분을 증여받고 향후 애경자산관리가 AK홀딩스와 합병하게 되면 증여세 등을 상당수 아낄 수 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상장사인 AK홀딩스의 주식은 시가에 따라 평가되는 반면 비상자사인 애경자산관리는 정확한 시세가 없다는 점이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다만 3세 승계를 논할 단계는 아니라는 의견도 나온다. 1994년생인 졍균씨는 아직 경영에 참여하지 않고 있고 미국 뉴욕대학교를 재학한 뒤 한국에서 군복부를 마치고 현재 외국에서 공부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여기에 현재 완전한 2세 경영 승계를 마무리 짓지 못하고 있다. 재계 등에서는 장 회장 3남들의 횡령과 마약 혐의, 가습기 살균제 논란 등 오너 리스크가 산적해 있다는 점이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3세 승계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AK홀딩스 관계자는 “(정균씨가) 애경그룹 내 어떤 소속이나 보직도 맡고 있지 않을 뿐더러 상속과 관련된 이야기도 회사에선 나오고 있지 않은 상황”이라고 경계심을 내비쳤다.

한 재계 관계자는 “애경그룹이 오너 리스크 뿐만 아니라 코로나19 시기에 화학을 제외하고 전 사업에 걸쳐 심각한 타격을 받아 휘청였다”면서 “채 부회장이 재도약을 위한 조직 및 인사 혁신 등을 통해 채비를 갖추고 있다. 하지만 여기에 3세 승계도 미리 준비하면서 그룹의 향후 변동성을 최소화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고 견해를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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