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는 최근 소주 브랜드 참이슬 후레쉬와 참이슬 오리지널 출고가를 6.95% 올렸다. 테라, 켈리 등 맥주 제품 출고가는 평균 6.8% 인상했다.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참이슬이 진열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하이트진로는 최근 소주 브랜드 참이슬 후레쉬와 참이슬 오리지널 출고가를 6.95% 올렸다. 테라, 켈리 등 맥주 제품 출고가는 평균 6.8% 인상했다.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참이슬이 진열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김종효 기자] 오비맥주, 하이트진로 등 주류 제조사가 잇달아 출고가를 인상한 가운데, 주류 도매업계가 당분간 소주 도매가격을 동결하기로 했다. 그러나 한시적인 가격인상 억제책 이후엔 식당 등 소매점의 주류 가격이 인상될 것으로 전망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종합주류도매업중앙회는 최근 이사회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소주 도매가격을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9일부터 공장 출고가가 인상됐지만, 도매업체에서 외식업소·유흥업소 등에 납품하는 가격은 인상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중앙회 회원사가 전국 16개 시·도 협회와 1100여개 도매사업자인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전국 주류 도매업체들이 모두 참여하는 셈이다.

중앙회는 “정부 물가안정 노력에 적극 동참하는 취지”라며 “서민경제 안정화에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정부가 범부처 특별물가안정체계를 가동한 것과도 관련있다. 

주류 도매업계는 그간 출고가 인상시 납품가도 함께 인상했다. 이에 따라 소매점, 외식업 등에서 소주 판매가는 500원에서 1000원 단위로 인상돼왔다. 그러나 제조사의 출고가 인상시 도매업계가 도매가격을 동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도매업계 관계자는 “중간 마진의 일부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동결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간 출고가 100원 인상시 식당 판매가 1000원 인상이라는 관행을 막아 소비자의 심리적 벽을 낮추기로 한다는 방침이다.

하이트진로의 상생안도 주류 도매업계가 가격 동결 결정을 내리는 데 한 몫 했다. 도매업 관계자는 “하이트진로 측이 가격 인상 전 미리 도매업체가 재고를 확보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고 말했다. 가격 인상 전 가격으로 재고를 확보함에 따라 가격을 동결하더라도 당분간 손해는 보지 않는다는 계산이다.

하지만 ‘당분간’이라는 점이 문제다. 이 관계자는 “11월 중순부터 연말 모임이 잦아지면서 주류 소비량이 급격히 증가하는데, 미리 확보한 재고가 언제까지 버틸지는 미지수”라고 우려했다. 결국 비축했던 재고가 바닥나면 어느 정도의 가격 인상은 감안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른 도매업계 관계자도 “재고를 충분히 확보하긴 했지만, 길게 봐야 내년 초까지 소비한 뒤부턴 도매업체의 중간 마진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본격적인 가격 줄다리기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정부가 주세 기준판매비율 제도 도입에 속도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준판매비율은 개별소비세 과세표준을 산정할 때 적용하는 비율로, 제조장 반출 가격에 기준판매비율을 곱해 계산한 금액만큼 과세표준에서 제외하기 때문에 그만큼 소주·위스키 가격이 낮아지는 효과가 있다. 현재 정부는 약 30~40% 수준의 기준판매비율 적용을 검토 중이다.

이 관계자는 “정부가 주세를 조정하는 것에 도매업계도 기대를 걸고 있다. 사실상 주세 조정 후 주류 가격이 낮아질 때까지 도매업계가 재고를 바탕으로 버티기를 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하이트진로는 최근 소주 브랜드 참이슬 후레쉬와 참이슬 오리지널 출고가를 6.95% 인상했다. 360㎖ 병 제품과 1.8ℓ 미만 페트류 제품이 이번 인상 품목으로, 360㎖ 병의 경우 주세를 제외한 실제 출고가 인상 폭(소주 360㎖병 기준)은 40원 남짓이다. 맥주 ‘테라’와 ‘켈리’ 등도 출고가를 평균 6.8% 인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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