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인증중고차 웹 홈페이지 캡쳐.
현대차 인증중고차 웹 홈페이지 캡쳐.

[이뉴스투데이 노해리 기자] 국내 최초 인증중고차 서비스를 시작한 현대자동차가 신차 값의 90%에 달하는 가격으로 논란이 되고 있다. 현대차 측은 인증중고차 고객에도 신차 고객과 동일한 서비스와 멤버십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중고차 고객 가치를 높였다는 입장이다.

지난달 24일 상품화를 거쳐 인증이 완료된 현대차 팰리세이드와 제네시스 G80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판매를 시작했다. 20여 일이 지난 11일 현재 현대 인증중고차 홈페이지 ‘내차사기’ 현대 브랜드관 탭에는 아반떼‧쏘나타‧그랜저 등 세단부터 싼타페‧투싼과 같은 SUV까지 다양한 차종이 나열돼 있다.

기존에도 중고차 시장서 베스트셀링 모델로 알려진 그랜저, 코나, 팰리세이드 정도가 40여 대 정도 나왔고 그 외 10여 종은 아예 없거나 많아도 10여 대 정도 매물로 올라온 상태다.

정돈되고 시원한 그래픽 화면과 ‘실시간인기’, ‘현대추천’, ‘3년미만’ 등 추천키워드, 트렌드통계‧시세‧통합이력조회‧거래꿀팁 등이 담긴 하이랩(Hi-LAB)까지 쓸만하고 도움되는 정보만 골라 모은듯한 앱‧웹사이트에 대한 호평이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272개 항목 정밀진단을 거친 각 모델의 내외관을 생생하게 살펴볼 수 있는 ‘오감만족 서비스’가 소비자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오감만족 서비스는 △차량 내외부 360도 VR 콘텐츠 및 누유·누수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차량 하부 사진 등의 시각 정보를 비롯해 △최대 6배까지 확대 가능한 초고화질 이미지를 통한 시트질감 등의 촉감정보 △실내 공기 쾌적도를 수치화한 후각정보 △‘엔진점검 AI’가 녹음한 차량 엔진소리 등의 청각정보 △타이어 마모 정도와 주행보조와 같은 차량의 첨단기능 상태를 보여주는 초감각 정보까지 제공한다. 이 같은 시스템으로 현대차는 100% 온라인 구매의 한계점을 이겨냈다는 평가를 얻기도 했다.

문제는 가격이다. 현재 1년 가까이 8000여㎞를 운행한 ‘신형 그랜저 가솔린 3.5 캘리그래피’ 모델은 5195만원으로 책정됐다. 신차(5710만원)의 91%에 달하는 가격이다. ‘싼타페(TM) 하이브리드 5인승 캘리그래피’ 모델도 4595만원으로 신차(5040만원)보다 445만원 저렴한 4595만원에 나왔다. 신차값의 91% 수준이다.

제네시스 브랜드도 사정은 비슷하다. 인기 SUV 모델 GV80의 경우 4000㎞ 탄 23년형 ‘GV80 가솔린 3.5T 7인승’이 8025만원, 2만8000㎞를 달린 21년식 ‘GV80 5인승 가솔린 2.5T’는 6945만원에 책정됐다. 모두 신차가격의 85%를 웃도는 가격이다.

이에 소비자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예상은 했지만, 비싸도 너무 비싸다”며 “신차 사게 하려는 고도의 전략이냐”는 조소까지 나오는 상황. 한쪽에선 “1만㎞ 미만의 새 차 수준의 중고차라면 믿을 수 있는 인증을 거친 비용으로 본다”는 의견도 펼친다. 거기에 신차 수준의 현대차 공인 혜택까지 이용할 수 있는 점도 큰 장점으로 꼽는다.

현대차에 따르면 이번 인증중고차 서비스를 열면서 신차와 동일하게 전국 1300여 개의 현대차‧제네시스 서비스망에서 보증서비스 등의 차량 관리를 받을 수 있으며, 신차 판매 시 제공된 무상 보증기간을 포함해 인증중고차 구매시점 기준으로 1년 2만㎞까지 무상 보증을 이용할 수 있다. 케이카‧엔카 등 기존 중고차 플랫폼엔 없던 파격 서비스다.

현대차는 앞서 인증중고차 서비스를 소개하며 “공정한 가격 산정체계는 고객이 중고차를 살 때는 물론 자신의 중고차를 매각할 때도 제 값에 거래할 수 있고, 정확한 잔존가치 형성에도 기여하기 때문에 중고차시장 발전에 매우 중요한 기능”이라며 “중고차를 매매하려는 고객에게 공정하고 신뢰성 높은 가격을 제시하기 위해 가격을 투명하게 산정하는 ‘AI 프라이싱 엔진’을 자체 개발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다소 가격이 비싸다는 외부 반응을 예측해 현대차가 “공신력 있는 시스템으로 가격을 정했고, 이는 중고차시장 발전에 필요한 역할”이라고 미리 대응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그동안 중고차 플랫폼 업계 1위를 지켜온 케이카의 경우 일단 가격 면에선 더 저렴하다. 홈페이지에 나온 같은 조건의 거래매물 가격을 단순 비교했을 때 작게는 몇 십만원에서 수백만원까지 싸다.

실제로 같은 연식과 3000㎞대 주행거리를 가진 ‘캐스퍼 가솔린 1.0 터보 2WD 디에센셜’ 모델의 경우 현대차 인증중고차에선 1730만원, 케이카에선 1580만원으로 150만원가량 저렴했다.

3일이었던 환불 서비스 기간도 일주일로 확대해 현대차의 조건(7일)과 동일하게 맞췄다. 케이카는 “중고차 업계에서 23년 간 쌓아온 업력의 노하우를 명료하게 보여주기 위해 노력 중”이라며 “업계 최초로 선보이고 있는 ‘책임 환불제’의 기간을 늘려 소비자 만족도를 끌어올릴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더불어 직영점 운영을 내세워 현대차선 아직 선보이지 않은 ‘전시장 실차 공개’로 차별화를 두고 있다. 케이카의 경우 고객이 원하면 예약을 통해 직영센터서 실차 관람이 가능하다. 현대차 역시 향후 고객이 직접 방문할 수 있는 오프라인 공간도 마련해 고객 경험을 확장해 나간다는 계획을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그간 폐쇄적으로 운영되던 중고차 시장에 대기업이 뛰어들면서 시장 자체의 신뢰도가 많이 올라갈 수 있다”며 “시작 단계부터 다양한 분야와 영역을 조율해 중고차 시장 자체를 변화하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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