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보안 침해 사고가 연일 기승을 부리고 있지만 정작 보안 업계는 인력난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정부가 ‘사이버 보안 10만 인재 양성’을 내세웠으나 정작 기업들 사이에서는 이를 체감할 수 없을 것이라는 불만 섞인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선진적 인사 관리 모델을 갖고 있다고 평가받고 있는 보안 기업 잉카인터넷에서 인사 총괄을 담당하고 있는 정민형 인사팀 리더를 7일 잉카인터넷 본사에서 만나 보안 업계 인력난의 원인을 진단하고 기업의 타개 방안을 들어봤다. <편집자주>
정민형 잉카인터넷 인사팀 리더가 이뉴스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보안 업계의 인력난을 진단하면서 타개 방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이승준 기자]
정민형 잉카인터넷 인사팀 리더가 이뉴스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보안 업계의 인력난을 진단하면서 타개 방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이승준 기자]

[이뉴스투데이 이승준 기자] “보안업계 인력난, 안전성과 워라밸, 그리고 융화로 되찾겠다.” 잉카인터넷에서 인사 총괄을 맡고 있는 정민형 인사팀 리더는 이뉴스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보안 업계가 겪고 있는 인력난에 대해 진단하며 회사의 전략을 제시했다. 

보안 시장은 성장 자체가 업계 전반의 발전에 의존적인 측면이 있다고 강조했다. 정민형 리더는 “국내 보안 기업들의 매출은 B2C(기업-소비자 간 거래)보다는 대부분 B2B(기업 간 거래)와 B2G(기업-정부 간 거래)에서 발생한다”며 “그러한 형국이다 보니 플랫폼, 커머스, 게임 등 요즘 각광 받는 IT 업계에 비해 상대적으로 노출도가 떨어지고 구직자의 관심도 많이 없어진 게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같은 업계 특성이 최근 개발자들의 높은 연봉과 맞물리면서 보안 업계 인력난으로 이어진다고 봤다. 그는 “코로나 이후 대규모 IT·게임 업계들이 중심으로 연봉 인상이 진행됐다”며 “이러한 상황에 보안 기업들은 대기업군의 개발 인력 시장의 높아진 눈높이에 따라가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고 인력들의 선호 사업군 양극화도 심해졌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보안 업계의 저임금에 대한 이미지에 대해서도 오해인 부분이 있다고 강조했다. 정 리더는 “급격히 성장하는 사업 분야에 고위 인력이 몰리면서 일부 상대적으로 적어 보일 수 있다”면서도 “보안 업계가 IT 분야 전체적으로 비교했을 때 임금이 낮기보다는 오히려 더 상위권에 속하고, 얼마든지 임금의 상승의 기회는 많은 환경에 있다”고 밝혔다

[사진=이승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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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최근 회사가 대규모 채용을 실시하면서 정민형 리더는 이같은 업계의 특성과 맞물린 인력난을 체감, 해소방안을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그가 잉카인터넷 인사담당자로서 강조한 전략은 업계의 ‘안전성’, ‘워라밸’ 및 ‘융화’다. 타 IT 업계가 가지지 못한 특색을 살려 인력을 끌어들이겠다는 전략이다.

먼저 보안 업계가 전반적으로 보유한 강점으로 ‘안전성’을 제시했다. 정민형 리더는 “우리를 포함한 보안 업계는 타 IT업계 대비 높은 평균 근속연수를 자랑한다”며 “보안 제품의 특성상 수명이 길고 서서히 성장해, 빠르고 등락이 많은 타 업계에 비해 긴 호흡을 가지고 천천히 우상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 회사에서 들어와 제품을 가지고 오랫동안 동반 성장하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그에 따르면 실제로 안정성을 중요시하는 보안 인재들 사이에서 꾸준히 지원이 이어지고 있다.

잉카인터넷만의 인력 유도 전략은 ‘사내문화’에서 찾았다. 그가 강조한 사내 문화의 핵심은 ‘워라밸(일·생활의 균형)’과 ‘융화’에 있다. 정민형 리더는 “우리 회사는 일과 생활의 조화를 중요시하는 회사”라며 “사내 복지로서 △시차출퇴근제 시행 △점심시간 1시간20분 운영 △개발자 주 4.5일제 등 워라밸 증진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매월 전 직원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타운홀미팅 ‘티티카카’ △개발 콘퍼런스 행사 ‘데브데이’ △‘동호회’ 문화 활성화 등 ‘융화’라는 키워드로 직원들이 회사에 쉽게 녹아들고 애정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작년부터 시행한 ‘리더-프로제’는 수평적인 프로 직급에서 당면 과제에 따라 연차 구분 없이 업무에 가장 이해도가 높은 직원을 ‘리더’로 선정하는 방식으로 업무의 효율성과 역량과 성과을 중심으로 하는 새로운 세대들에게 많은 지지를 받았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정 리더는 “실제로 이러한 캠페인을 통해 시간이 흐르면서 사내 분위기가 바뀐 것을 체감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사진=이승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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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에도 정민형 리더는 대규모 채용을 준비하면서 보안 업계의 인력난과 그에 대한 잉카인터넷의 타개 방안을 지속 고민하고 개선 중에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취업준비생들을 향한 조언을 이어갔다. 그는 “저희를 포함한 여러 보안 회사에서 보안 관련 트렌드와 정보에 대해 잘 정리한 사이트와 블로그를 제공하고 있다”며 “보안 관련 매체 등 보안 업계에 발을 들이고 싶다면 이러한 내용들을 습득하고 면접에 참석하면 더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그는 무엇보다 사업군의 특성을 잘 이해하고 적합성부터 우선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민형 리더는 “보안 기업은 대형 금융권, 국가 주요시설, 공공기관 등의 안전을 책임지고 그에 따라 책임감과 사명감도 필요하다”며 “어렵게 느껴질 수 있지만 그만큼 보람과 만족도도 큰 업계이니 이러한 이해도를 갖고 보안 업계에 문을 두드리는 인재들이 더욱 많아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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