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현대제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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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뉴스투데이 김종현 기자] 글로벌 경기 위축으로 전방산업 역시 쪼그라들면서 후방산업들의 실적에도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철강업계는 자동차·조선 등을 제외하고서는 수요가 줄어든 탓에 3분기 성적표 역시 신통치 않은 모양새다. 철강업계는 불황 장기화에 대비해 신시장 개척 및 고부가 제품 중심의 판매 전략을 마련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3일 철강업계 등에 따르면, 국내 주요 철강사들은 2024년 1분기까지 실적 둔화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포스코는 최근 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중국 철강사들의 경영실적이 악화되면서 기대했던 만큼 감산이 크게 진행되지 않았다”면서 철강 시황은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약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제철도 3분기 실적 발표에서 ”글로벌 철강 시황 둔화로 인한 판매량 감소와 제품가격 하락으로 손익이 감소했다“는 분석을 내놨다.

실제 국내 주요 철강사들의 3분기 실적은 부진한 모양새다.

포스코는 3분기 별도기준 매출액 9조6750억원, 영업이익 7270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보다 매출은 11% 줄었고 영업이익은 45% 증가했다. 하지만 지난해 9월 태풍 힌남노 피해로 인해 지난해 3분기 실적이 반토막났다는 점을 고려하면 증가폭이 크지 않은 셈이다.

현대제철 역시 3분기 매출액 6조2832억원, 영업이익 2284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0.2%, 38.8% 감소했다. 당기순이익도 1292억원을 기록해 절반 가량인 51.0% 줄었다.

동국제강은 별도기준 3분기 매출액 1조790억원, 영업이익 105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분할전 동국제강 열연사업부문과 비교하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4.9%, 6.7% 감소했다.

특수강을 주로 취급하는 세아베스틸지주 역시 3분기 매출액 9604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11% 감소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111.6% 증가했다.

철강업계는 건설·가전 등 전방산업 둔화 여파로 판매량이 크게 줄어든 것이 실적 부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엔저현상으로 인해 일본산 철강 수입도 늘어난 것도 제품 가격 하락을 주도했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올해 1~9월 중국에서 수입된 철강재는 665만톤으로 전년 동기(494만톤) 대비 34.5% 증가했고 일본산은 434만톤으로 같은기간(403만톤)보다 8%가량 늘었다.

특히 세계 최대 철강 시장인 중국 건설·제조업 경기침체 여파가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처럼 대내외 여러 요인들이 복합되면서 철강업황 부진은 2024년 1분기까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처럼 실적 부진 장기화 우려가 제기되면서 국내 주요 철강사들은 고부가 제품 판매 비중 확대에 힘을 쏟고 있다.

◇ 포스코 친환경차 집중···현대제철 3세대 강판 대응

우선 포스코는 친환경차 소재의 밸류체인 구축을 위해 증설한 연간 생산 15만톤 규모의 광양제철소 전기강판 공장을 이번 달 가동에 들어간다. 

앞서 포스코는 지난해 4월 광양제철소에 1조원을 투자해 전기강판 연산 30만톤 공장을 착공해 올해 연산 15만톤 규모를, 2024년 말에는 추가로 연간 생산 15만톤 규모의 설비를 완료할 예정이다. 또 오는 2030년까지 연 100만톤 생산체제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엄기천 포스코 마케팅전략실장은 컨콜을 통해 ”4분기가 글로벌 철광 시황이 부진해 약세 기조를 이어갈 전망인데 판매전략을 자동차, 조선 등 업황이 좋은 쪽으로 고부가 제품들의 판매를 확대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제철도 신규 수요발굴 및 제품 개발을 추진해 수익성 확보할 방침이다.

이들은 기존 초고장력강의 강도를 유지하면서 성형성을 향상시킨 3세대 강판 생산 설비를 구축해 오는 2025년 2분기까지 상업생산에 돌입해 자동차 전동화 전환 트렌드에 대응할 방침이다.

또 국내 반도체 공장 프로젝트, 유럽·동아시아 해상풍력 프로젝트 및 글로벌 건설 기계용 수요 확보 등 비조선향 후판 프로젝트 수주 활동에도 적극 매진하고 있다.

특히 현대제철은 강관사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 자회사 ‘현대스틸파이프’를 신설한다. 현대스틸파이프는 최근 친환경 에너지 구축 등으로 수요가 급증하자 글로벌 에너지용 강관 전문사로의 청사진을 내놓고 있다. 또 2024년 9월 전기로 용강과 고로 용선 혼합 방식의 저탄소 제품 생산라인도 갖출 계획이다.

동국제강은 극저온철근·내진철근·대형H형강·후판특수강 등 고부가 제품 판매 비중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칼러강판 전문인 동국씨엠도 글로벌 시장에 라미나 필름 등 프리미엄 컬러강판 매출 증대에 주력하고 있다.

일찌감치 고부가 제품 판매 확대에 나서고 있는 세아베스틸은 꾸준히 원가절감 노력을 기울이면서 고수익 제품 판매 강화를 올해 올해 3분기 영업이익에서 큰 증가세를 기록한 바 있다. 이에 수익성 위주의 판매전략을 강화하고 공정혁신·디지털 전환 추진 등 최적의 생산체계 구축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세계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전방 산업의 수요가 큰폭으로 줄고 있어 철강업계로서는 근심이 커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면서 ”하지만 전기차 중심의 자동차 산업 및 친환경 기조에 맞춰 신기술 도입이 확산되고 있는 조선, 에너지 인프라 산업 등이 고부가가치 제품 시장을 키우고 있다는 점에서 위안을 삼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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