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이 순하군 안성탕면을 선보인다. [사진=농심]
농심이 순하군 안성탕면을 선보인다. [사진=농심]

[이뉴스투데이 최은지 기자] 식품업계가 ‘아는 맛’을 활용한 신제품 출시에 열을 올리고 있다. 기존 스테디셀러 제품에 새로운 맛을 첨가한 한정판 제품을 선보이거나, 라인업을 확대하는 등의 방식이다.

제품 고유의 정체성은 유지해 익숙한 맛을 즐기는 기존 소비자층의 관심을 얻고, 색다른 맛에 대한 관심이 높은 새로운 소비자층까지 사로잡겠다는 게 업계의 구상이다. 

30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농심은 이달 안성탕면 출시 40주년을 맞아 기존 제품에서 얼큰함을 뺀 신제품 ‘순하군 안성탕면’을 선보였다.

고춧가루를 사용하지 않아 스코빌지수 0의 순한 맛 제품으로 닭 육수를 더해 감칠맛을 살린 것이 특징이다. 중량과 가격은 기존 안성탕면과 동일하게 책정했다. 신제품은 기존 안성탕면의 맛을 이루는 구수한 된장과 소고기 육수에 닭 육수가 더해져 한층 깊고 진한 국물 맛을 낸다.

농심 관계자는 “라면에 대한 소비자의 수요가 세분화되며 다양해지고 있다”라며 “라면을 좋아하지만 얼큰함보다는 순한 맛을 선호하는 소비자를 비롯해 남녀노소 누구나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제품”이라고 소개했다.

팔도가 팔도비빔면 가을에디션을 출시했다. [사진=팔도] 
팔도가 팔도비빔면 가을에디션을 출시했다. [사진=팔도] 

팔도는 가을 한정판 ‘팔도비빔면 가을 에디션’을 내놨다. 앞서 팔도는 용량을 늘린 ‘팔도비빔면 1.2’, 국물을 더한 ‘팔도비빔면 윈터 에디션’ 등을 선보이고 비빔면 시장 확대에 앞장서 왔다. 

이번 비빔면 가을 에디션의 특징은 별첨한 메이플 시럽 5g으로, 본래의 맛을 더욱 달콤하게 즐길 수 있게 한 것이 핵심이다. 단맛 조절이 가능하며 별첨을 빼면 오리지널 팔도 비빔면으로도 조리 가능하다.

또 패키지에도 가을을 연상케 하는 붉은색과 단풍 디자인을 적용해 기존 제품과 차별화했다. 비빔면 가을에디션은 100만개 한정 수량으로 판매되며, 대형마트에서 만날 수 있다. 

풀무원 또띠아 순두부·시금치 맛 2종 제품. [사진=풀무원] 
풀무원 또띠아 순두부·시금치 맛 2종 제품. [사진=풀무원] 

풀무원식품은 풀무원 또띠아 순두부·시금치 맛 2종을 출시했다. 기존에 판매하던 우유 또띠아와 통밀 또띠아가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최근 소비자들이 정제 탄수화물을 줄이고자 하는 트렌드에 주목해 간편하게 영양 밸런스를 챙길 수 있는 또띠아를 추가로 출시한 것이다. 

신제품 2종은 반죽에 발효공정을 추가해 수분감을 살렸다. 순두부 또띠아는 풀무원의 대표 식물성 단백질인 순두부 원물을 16% 넣어 고소하고 담백한 맛을 살렸고 시금치 또띠아는 시금치 분말을 넣어 향긋하고 풍부해진 풍미를 느낄 수 있다.

풀무원의 바른 먹거리 원칙에 따라 제품에 프로피온산(보존료), 합성향료를 첨가하지 않아 믿고 먹을 수 있다. 또한 5장의 소포장 형태로 설계해 남은 재료에 대한 관리 부담이 적어 1인 가구의 취식에도 편리하다. 

정식품은 녹차 베지밀을 재출시했다. [사진=정식품] 
정식품은 녹차 베지밀을 재출시했다. [사진=정식품] 

과거의 제품을 다시 선보이는 곳도 있다. 정식품은 고객 요청에 따라 ‘녹차 베지밀’을 재출시, 한정 판매에 나섰다. 

녹차 베지밀은 보성 녹차를 함유한 제품으로 지난 2000년 출시돼 판매량이 약 2억 2500만개가 넘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으나, 2010년 단종되며 소비자에게 아쉬움을 남겼다. 

이번 재출시는 약 13년 만으로, 제주에서 재배한 유기농 녹차를 함유해 산뜻한 맛을 살린 것이 특징이다. 단 한정 판매인 만큼 준비된 수량 150만개가 소진되면 판매가 종료된다. 정식품 관계자는 “앞으로도 고객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맛과 재미를 모두 잡는 다양한 제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아는 맛을 새롭게 만들어 선보이는 시도는 신제품 출시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과거엔 경쟁 기업이 다소 적은 편이었던 반면, 현재는 식품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이 많아 치열한 제품 경쟁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기존 인기 제품을 색다른 방식으로 선보이는 것이 신제품 출시 대비 실패 확률을 줄일 수 있다”라며 “최근 식품기업들이 과거 여러 사정상 단종했던 제품을 다시 시장에 선보이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고 말했다.

이어 “또 소비자들이 기존 장수 브랜드를 선호하는 분위기도 영향을 미친다. 특정 브랜드의 새로운 맛을 공개하는 것과 아예 새로운 브랜드를 시장에 내놓는 것은 위험도가 다르다”고 덧붙였다. 

한편 일각에선 이러한 흐름이 장기적으로 좋지 않다는 평도 나온다. 기존 제품의 인기에만 의존하면 신제품을 위한 투자가 약해지고, 이로 인해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제품군이 줄어들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식품업계의 매출 대비 평균 R&D(연구개발) 투자 비중은 1% 내외로 타 업계 대비 매우 작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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