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서병주 기자]  ‘리빌딩’. 스포츠에 관심 있는 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단어다. 부진에 빠진 스포츠팀이 보다 나은 성적을 내기 위해 체질 개선을 시도하는 것을 의미한다.

다만 리빌딩은 스포츠에만 국한되는 용어는 아니다. 기업은 물론, 정부기관도 리빌딩을 통한 조직의 체질을 개선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리고 리빌딩을 해야하는 조직도 엄연히 존재한다.

26일 마침표를 찍는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문화체육관광부의 아픈 손가락을 마주할 수 있었다.

먼저 그 시작을 알린 건 한국관광공사의 이재환 부사장을 둘러싼 논란이었다. 지난 1월 취임한 이 부사장은 지난 4월 “나는 낙하산”이라고 발언한 데 이어 8월에는 부산을 촌동네라고 지칭했던 사실이 드러나며 이날 국정감사의 집중포화를 받았다.

이어 그랜드코리아레저(GKL)에 대한 감사에서는 여야 대통합의 장이 열렸다. GKL의 ‘제 식구 감싸기’가 도마 위에 오르면서다.

횡령과 펀드 투자 실패에 연관된 내부 직원들에 대한 약한 처벌이 문제였다. GKL은 100억원을 고위험 상품에 투자했다 실패한 직원에 최대 감봉 수준의 징계를 내리는 한편, 횡령을 저지른 오사카 사무소장에게는 강등 처분을 내리는 데에 그쳤다. 고객이 맡긴 돈을 횡령한 해당 직원은 엄벌은커녕 퇴직금까지 수령하고 퇴직했다.

이 같은 행태에 문체위 소속 의원들은 여야 막론하고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갔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은  “GKL 혁신경영본부장이 100억원에 달하는 투자를 사장이나 이사회 보고 없이 전결했다”며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는 투자”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의 임오경 의원 역시 “GKL 자산운용 규정을 지나친 투자”라고 지적했다.

결국 문체부는 칼을 빼들었다. 유인촌 문체부 장관은 26일 문체위 종합감사에서 “잘못한 일에 대해선 책임져야 한다”며 지난 24일 관광공사에 이 부사장에 대한 감사를 요구한 사실을 공개했다.

이어 ‘썩은 조직’이라는 표현까지 들은 GKL 역시 감사 대상에 올랐다. 문체부는 국정감사에서 기강 해이 사례로 지적받은 소속 공공기관에 자체 사무감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감사에 진정성이 실리느냐다. 일시적인 비판을 방어하기 위한 수단으로의 감사는 GKL의 전례를 재현할 뿐이다.  문체부가 ‘낙하산’과 ‘제 식구 감싸기’라는 오명을 안은 관광공사와 GKL의 명예회복을 바란다면 엄정한 감사는 필수다. 그것이 조직 전체를 들어내야 할 정도라도 말이다.

팔은 본디 안으로 굽기 마련이다. 그러나 이번 감사만큼은 그 법칙을 역행하는 모습이 연출되길 바란다.  산하기관을 향한 칼을 쥔 문체부의 팔은 밖으로 굽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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