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염보라 기자] “코인 거래에 익숙한 젊은 세대가 대거 유입된 결과 아닐까.”

테마주 투자 열기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던 8월, 모 증권사 부장은 기자와의 만남에서 이같이 말했다.

하나의 테마가 부각되면 단기 차익을 노린 ‘묻지마 투자’ 자금이 대거 유입되는 모습이 마치 코인판처럼 보인 까닭이다.

통상 여름 휴가철은 거래가 한산하지만 각종 테마주로 들끓었던 올해는 달랐다.

과거 코인판에서 나타났던 ‘포모(FOMO·뒤처짐에 대한 공포)’ 증후군이 증시에서 재현되며 일평균 거래대금은 증시 활황이던 2021년 수준으로 확대됐다.

거래대금 확대는 곧 수수료 이익 증가로 이어지지만 증권사는 맘편히 웃지 못했다. 포모증후군은 언제나 그렇듯 ‘개미의 손실’을 가져올 게 분명했기 때문이다.

우려는 제법 빠르게 현실이 됐다. 7~8월 개인투자자의 절대적 지지 속에 고점을 찍었던 각종 테마주는 2~3개월 지난 현재 50~60%대 하락했고, 일부는 저점 상태로 회귀했다.

‘빚투’의 폐해도 존재했다. 투자자가 미수거래를 갚지 못해 생긴 일종의 외상값을 의미하는 ‘위탁매매 미수금’이 1조원대로 불어났고, 증권사가 주식을 강제 처분하는 ‘반대매매’로 곡소리가 터져 나왔다.

물론 테마주는 어느 나라에나 있다. 흐름을 잘 타면 수익을 낼 수도 있다. 하지만 오직 ‘돈의 힘’으로만 뛴 주가는 이유 없이 추락하기 쉽다.

일부는 ‘묻지마 투자’라는 지적에 “미래 성장성을 믿고 투자했을 뿐”이라고 항변한다. “더 오를 수 있는 종목인데 공매도 새력이 망쳐놨다”고 토로한다. 실제 그렇다면 현재의 주가 하락을 저점 기회로 삼으면 그만이다.

투자전문가로 불리는 이들을 만나보면 공통점이 있다. 새벽같이 일어나 외신을 읽고 경제 흐름을 공부한다. 시대 변화에 따른 유망 산업을 탐구하고 본인의 투자 포트폴리오를 쉼 없이 검토한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은 어떤가.

업무상 개인투자자를 만날 일이 많은 모 증권사 임원은 “어떤 사업을 하는 회사인지 기본적인 정보조차 없이 투자하는 분이 생각보다 많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일례로 서원, 서남, 덕성, 신성델타테크 등은 ‘초전도체’ 관련성을 부인했음에도 관련주로 묶이며 최근까지 급등락을 반복했다.

묻지마 투자는 명(明)보다 암(暗)이 뚜렷한 법이다.

그 후폭풍이 몰려오고 있는 현재, ‘투자에 대한 책임은 본인이 진다’는 투자 제1원칙을 가슴 깊이 새기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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