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인증중고차 양산센터. [사진=현대차]
현대차 인증중고차 양산센터. [사진=현대차]

[이뉴스투데이 노해리 기자] 현대자동차가 24일부터 인증중고차 사업을 본격 시작했으나 전기차 매입 계획은  따로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대차는 지난 19일 현대차 인증중고차 양산센터 론칭행사에서 인증중고차 사업과 함께 ‘내차팔기’ 서비스를 선보인다고 했다.

현대차에 따르면 신차를 구입하고자 하는 고객이라면 누구나 타던 차량의 브랜드 상관없이 매각할 수 있으며, 조건은 차량 연식 8년 미만, 주행거리 12만㎞ 미만 차량에 한한다. 그러면서 자체 개발한 AI 가격산정 엔진 등을 통해 차량 가치를 객관적으로 평가해 공정한 가격으로 신차 구입 고객의 중고차를 사들이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전기차 매입 기준은 빠져 있다. 판매에서도 대상 모델은 5년 10만㎞ 이내 무사고 현대차, 제네시스 브랜드 차량으로 한정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현대차가 전기차 판매대수를 계속 늘려나가는 상황에서 전기차 매입 기준 등도 내연기관차와 마찬가지로 확실히 세우고 사업을 시작해야 하지 않느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2021년 4월 출시된 현대차 첫 순수 전동화 모델 아이오닉5는 첫 해에만 2만2671대를 판매했고, 지난해 2만7399대, 올해 9월까지 1만2620대를 팔아 좋은 성적을 이어가고 있다. 아이오닉5 출시 다음해에 나온 아이오닉6도 지난해 1만1289대, 올해는 지난달까지 8011대를 판매했다.

수년 전부터 전기차를 이용해 온 이들은 일부 전기차 커뮤니티서 “조금 더 신뢰도 있는 현대차 인증중고차에 넘기고 싶었는데, 취급 자체를 안 한다고 해 기다리고 있다”며 아쉬워하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현대차 측은 “현재 국내서 거래되는 중고 전기차 건수는 1만2000대 정도로 물량 자체가 적은 시기”라며 “데이터가 더 확보되면 시작 예정으로, 내부적으로 중고 전기차 관련 검토는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중고 전기차 거래량은 계속 늘고 있어 이에 대한 대비도 시급한 실정이다. 최근 카이즈유 분석에 따르면 지난 8월 한 달간 중고 전기차 등록 대수는 2250대로 전달(1925대) 대비 대비 16.9%가 늘어났다. 특히 지난해 같은 기간(1410대)에 비해서는 59.6% 증가한 수치다. 누적 등록 대수 역시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중고 전기차는 1만4928대를 기록했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31대 차이를 보이며 절반 넘게 성장했다. 

이와 관련해 박철완 서정대 스마트자동차학과 교수는 전기차 배터리 잔존가치 측정 자체의 어려움을 짚었다. “중고차 매입 기준은 내연기관차와 전기차가 크게 다를 것 없이 감가에 따라 정해진다. 다만 전기차 보급 역사가 아직 짧아 배터리 잔존가치 등을 평가할 SOH(State of Health, 초기 성능 대비 현재 배터리의 상태를 알려주는 지표) 관련 기술 자체가 많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배터리의 변화 자체가 매우 예측하기 어렵고 정교한 작업이어서 현대차 같은 대기업에서도 몇 년은 걸릴 문제다.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투자와 도움이 필요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중고 전기차 거래량 문제로 봤다. 김필수 교수는 “현대차에서 기존 중고차업계와 약속한 거래 대수, 이 중 중고 전기차 내부 거래량을 따졌을 때 전기차 매입 기준 시스템까지 투자할 정도는 아닌 것으로 본다”며 “내연기관차로 완벽하게 인증중고차 사업을 시작한 이후 2~3년 정도 텀을 두고 중고 전기차 매입, 판매에도 뛰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기아의 경우 지난해 4월 중고차 시장 진출을 위해 5년·10만㎞ 내 인증 차량을 취급하고 전기차 인증 체계를 개발한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차량 가격 절반을 차지하는 배터리 잔여 수명과 안정성을 측정, 최저 성능 기준을 만족하는 차량만 판매한다고 강조했다.

기아는 오는 25일 ‘기아 인증중고차 미디어데이’를 열고 ‘인증중고차 사업 방향성과 시장 내 역할, 기아의 차별화 전략’ 등을 공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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