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그룹의 사업영역. [사진=동원 홈페이지 캡처]
동원그룹의 사업영역. [사진=동원 홈페이지 캡처]

[이뉴스투데이 최은지 기자] 식품기업들이 더 이상 ‘식품’에 머물지 않고 있다. ‘종합’ 기업으로 도약을 선언하고 사업 다각화에 힘을 주면서다. 기업별로 추구하는 사업 방향성도 각양각색이다. 

1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대표적인 종합식품기업으로는 참치·닭으로 명성이 높은 동원그룹과 하림이 꼽힌다. 양 사 모두 참치·닭이라는 다소 굳어진 이미지가 있지만 영위하고 있는 사업의 다양성은 무시할 수 없다. 

먼저 동원그룹의 경우 총 49개사를 영위하고 있다. 해양수산(6개사), 식품가공·유통(16개사), 포장·소재(7개사), 물류(13개사), 건설·개발·투자 등(4개사) 이다.

지난해 기준 전체 매출에서 각 주요 사업체의 비중을 살펴보면, 전체 매출 9조 263억원에서 동원산업 해양수산(11.3%), 동원에프앤비(44.5%), 동원시스템즈(15.9%), 동원로엑스(13.4%) 등이다. 특히 동원에프앤비 매출 가운데 조미 유통식품 부분이 46%를 차지하며, 참치 통조림을 포함한 일반식품 부분(43.2%) 보다 높은 비중을 보였다. 

동원그룹의 변화는 지금도 현재 진행 중이다. 동원그룹은 지난해 11월 동원산업이 동원엔터프라이즈를 흡수합병하는 지배 구조 개편을 이뤄냈다. 당시 동원그룹은 “이번 합병을 통해 동원산업은 새로운 50년을 준비하는 중심 회사로 거듭나게 됐다”라며 “앞으로 계열사별로 추진하는 신사업 연착륙을 위해 신속한 의사결정 체계를 갖추고 과감한 투자를 실행해 시장을 선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림그룹의 식품가치사슬. [사진=하림 IR 자료] 
하림그룹의 식품가치사슬. [사진=하림 IR 자료] 

하림도 사업 다각화를 성공적으로 이끌어낸 기업이다. 닭고기 전문 기업으로 출발해 축산, 사료, 해운, 유통 판매, 식품 제조업까지 사업 범위를 확장한 것이다.

지난해 기준 매출 비중은 곡물을 포함한 해운이 42.8%, 사료가 20.8%, 가금(닭) 14.2%, 양돈(돼지) 14.9%, 유통(쇼핑) 3.8%, 기타 3.4%다. 닭이 아닌 해운으로 제일 많은 매출을 낸 셈이다. 

하림의 사업 전개 방식에서 눈에 띄는 점은 신사업이 모두 ‘식품’과 관련이 깊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하림은 원료 조달부터 소비자 판매까지 식품가치사슬(푸드체인 시스템)에서 통합 관리하는 계열사 사업 모델을 국내 최초로 확립했다고 자평했다. 

물론 아직 아쉬운 사업도 있다. 종합식품 계열사인 하림산업은 지난 2021년 더미식 장인라면으로 본격적으로 HMR 시장에 뛰어들었으나, 좀처럼 존재감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하림산업의 지난해 영업손실은 867억원으로 적자 폭이 커졌다. 

CJ제일제당 본사 전경. [사진=CJ제일제당]
CJ제일제당 본사 전경. [사진=CJ제일제당]

◇바이오, 유통···한 분야에 ‘선택과 집중’

CJ제일제당은 식품과 함께 바이오 기업으로서 도약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지난 2016년 중국의 하이더(Haide)社를 인수하면서 40종 이상의 기능성 아미노산과 아미노산 유도체(화학구조 일부를 변형한 유사 아미노산)를 생산할 수 있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이후 바이오 사업을 꾸준히 강화하며 지난 2021년에는 국내 바이오 기업 천랩을 인수, 이듬해 사명을 CJ바이오사이언스로 변경했다. 

이렇듯 바이오 사업에 몰두한 결과, CJ제일제당은 지난해 바이오 사업 부문에서 전년 대비 30.1% 늘어난 4조 8540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식품 부문 매출 11조 1042억원에 비하면 절반 정도 수준이지만, 성장률은 식품 부문(16.1%)의 두 배에 달한다.

hy는 프레딧 배송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사진=hy] 
hy는 프레딧 배송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사진=hy] 

hy(한국야쿠르트)는 지난 2021년 사명 변경과 함께 식음료를 넘어 물류 등 유통전문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선언했다. 

이후 hy는 야쿠르트 아줌마로 유명한 ‘프레시 매니저’의 방판채널을 활용하며 프레딧 배송 서비스를 선보이고 자사몰 프레딧을 적극 강화했다.  

취급 품목으로는 자사 제품을 비롯해 면도기, 화장품, 신용카드 등 까지 다양화했다. 성과도 긍정적이다. hy의 자사몰 프레딧의 지난해 매출은 11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체 매출인 1조 1000억원의 10% 수준이다.

올 초에는 메쉬코리아를 인수하고 또 한번 물류기업으로서의 역량을 강화했다. 프레딧 서비스에 메쉬코리아 물류 시스템을 합치면 배송인력만 3만명에, 배송 거점은 1100곳이 넘는다. 기존 프레딧 서비스는 신선식품 배송에 강점이 있고, 부릉은 빠른 배송에 장점이 있어 시너지가 기대된다. 

삼양라운드스퀘어 그룹 광고 캠페인 화면. [사진=삼양라운드스퀘어]
삼양라운드스퀘어 그룹 광고 캠페인 화면. [사진=삼양라운드스퀘어]

◇ 변화 선언한 롯데웰푸드·삼양라운드스퀘어

앞으로가 기대되는 기업들도 있다. 롯데제과는 올해 4월 56년간 유지했던 사명을 ‘롯데웰푸드’로 바꿨다. 제과 기업에 한정됐던 사업 영역의 확장성을 담보하고, 글로벌 종합식품기업의 정체성을 공고히하겠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롯데웰푸드는 간편식, 육가공, 유가공 등 다양한 사업 영역을 영위하고 있는 만큼 영유아기부터 노년기까지 생애주기에 맞춘 다양한 제품들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향후 케어푸드, 기능성 식품, 비건푸드 등 신규 카테고리 진출에도 적극 나서 사업영역을 적극적으로 확대해나갈 예정이다.

삼양라운드스퀘어도 삼양그룹에서 사명을 바꾸고 ‘음식과 과학의 경계를 넘나드는 융복합적 사고를 바탕으로 현시대가 필요로 하는 한 단계 더 진화된 식품을 만든다’는 새로운 미래 비전을 공개했다.

과학기술 기반의 ‘푸드케어’와 문화예술 기반의 ‘이터테인먼트’ 두 축을 중심으로 회사를 성장시켜 나가겠다는 설명이다. 이를 위한 핵심 사업 부문별 전략으로는 △마이크로바이옴 연구를 통한 맞춤형 식품 개발 △식물성 단백질 △즐거운 식문화를 위한 콘텐츠 플랫폼 및 글로벌 커머스 구축 △탄소 저감 사업 역량 집중 등을 제시했다.

삼양라운드스퀘어 관계자는 “삼양라운드스퀘어의 브랜드가 즐거운 놀이 문화가 되고, 소비자가 초록색 자연에서 더 건강하고 행복한 오늘을 사는 것이 당연한 미래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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