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은 올 추석 연휴 개봉 영화 중 가장 흥행이 점쳐진다. [사진=CJ ENM]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은 올 추석 연휴 개봉 영화 중 가장 흥행이 점쳐진다. [사진=CJ ENM]

[이뉴스투데이 김종효 기자] 추석을 앞두고 한국영화 여러 편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추석 극장가는 가족단위 관객에 흥행 기대를 건다. 추석연휴를 일주일 앞두고 먼저 흥행을 노리면서 개봉한 영화가 21일 개봉한 ‘가문의 영광: 리턴즈’이며 이어 27일 개봉하는 ‘1947 보스톤’, ‘거미집’,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 등이 가세해 추석 연휴 한국영화 4파전을 벌일 전망이다.

추석 한국영화 스타트를 ‘가문의 영광: 리턴즈’가 끊은 것은 다른 영화에도 악영향을 줄까 우려된다. ‘가문의 영광: 리턴즈’은 지난 2002년 추석 시즌에 개봉했던 ‘가문의 영광’ 1편의 리메이크작이다.

김수미, 유라, 윤현민, 탁재훈, 정준하, 추성훈 등이 뭉친 ‘가문의 영광: 리턴즈’는 대놓고 ‘작품성은 없다, 오직 웃음만 있다’고 광고하고 있다. 

하지만 웃음조차 없다. 탁재훈 특유의 능글맞음은 예능 프로그램의 애드리브에선 보물이지만, 대사로 이어지는 영화에서는 한계가 있다. 참신하게 다가왔던 김수미의 욕은 이제 식상하다. 과거의 개그코드는 관객에게 ‘아재개그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것이 아니라, ‘돈 아깝다’는 분노를 자극한다.

‘가문의 영광: 리턴즈’가 한국영화의 기대치를 바닥까지 내려놨기에 ‘1947 보스톤’, ‘거미집’,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의 부담이 더 커진다.

우선 ‘1947 보스톤’은 영화 주제로는 추석 연휴 시즌에 가장 잘 어울린다. 1947년 보스톤 마라톤대회에서 첫 태극기를 달고 우승한 서윤복과, 그를 만들어낸 손기정, 남승룡의 얘기를 담았다. 민족성을 자극하고 흔한 공식이지만 스포츠 영화에서 줄 수 있는 감동 코드가 있다. 주제 자체가 무게가 있는 ‘쉬리’, ‘태극기 휘날리고’ 등의 영화를 통해 관객 심리를 기막히게 자극했던 강제규 감독이 연출했다. 하정우와 임시완의 연기 호흡도 볼만하다.

‘1947 보스톤’이 감동 코드로 관객을 끌어모은다면, ‘거미집’과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은 앞서 ‘가문의 영광: 리턴즈’가 앗아가버린 웃음 코드를 관객에게 돌려주는 역할을 한다.

김지운 감독과 송강호가 손잡은 5번째 작품 ‘거미집’은 독특한 주제와 배우들의 열연이 돋보인다. [사진=바른손이앤에이]
김지운 감독과 송강호가 손잡은 5번째 작품 ‘거미집’은 독특한 주제와 배우들의 열연이 돋보인다. [사진=바른손이앤에이]

칸 영화제 비경쟁 부문 초청작인 ‘거미집’은 블랙 코미디다. 김지운 감독이 연출하면서 송강호, 임수정, 정수정, 박정수, 오정세, 전여빈 등이 열연했다. 송강호와 김지운 감독이 함께 하는 5번째 영화다. 영화검열이 이뤄지던 1970년대 초에 검열을 피해 엔딩을 재촬영하는 내용으로, 영화 속에서 다른 영화가 제작되는 재미있는 구성이다. 다만, 블랙 코미디 특성상 마냥 유쾌하게 웃을 수는 없어서 추석에 가족 단위 관객을 이끄는 것엔 한계가 있어 보인다.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은 명절을 노려 개봉하는 영화 중 가장 명절 흥행 코드에 잘 맞는 영화에 가깝다. 코미디와 액션이 잘 배합돼있고, 강동원의 능청맞은 연기가 웃음을 유발해 가족과 함께 극장을 찾아 가볍게 볼 수 있는 영화다. 후속편의 가능성도 농후하며, 명절에만 개봉해도 기본 이상의 흥행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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