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오닉5 N. [사진=현대차]
아이오닉5 N. [사진=현대차]

[이뉴스투데이 노해리 기자] 지난해 현대차가 전 세계 사업장에 필요한 전력을 재생에너지로 바꾸는 데 동참하는 ‘RE100’에 가입하고 탄소중립을 이루겠다고 선언했으나 울산공장에 대규모 LNG 열병합발전소 건설을 발표했다. LNG 연료는 재생에너지에 포함하지 않는다. 이에 더해 스포츠카급 고성능 가솔린모델 개발도 지속해 현대차의 ‘그린워싱’(Greenwashing, 기업이 실질적인 친환경 경영과는 거리가 있지만 녹색경영을 표방하는 것처럼 홍보하는 것) 논란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최근 출시한 N브랜드 첫 번째 전동화 모델 ‘아이오닉5 N’로 그간의 그린워싱과 기업윤리 위배 논란을 잠재울 수 있을까.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4월 현대자동차는 울산공장 내에 대규모 액화천연가스(LNG) 건설사업을 시작해 오는 2025년 완공하겠다는 내용을 발표하고 주민설명회를 열었다.

당시 현대차에 발표에 따르면 환경부 환경영향평가 후 착공, 2025년부터 울산공장의 연 전력 70% 정도를 얻을 방침으로, 안정적인 전력 공급과 생산원가 절감 등 효과를 노렸다.

그러나 직전 현대차가 RE100에 가입, 친환경 탄소중립에 앞장선다는 약속을 한 것이 문제가 됐다. 2045년까지 전 사업장전 전력 100%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해야 하지만, 글로벌 RE100 기준에 LNG는 재생에너지에 포함되지 않는다.

이 같은 논란에 현대차는 발전소 건설 자체를 보류한 후 3개월 후인 7월 계획을 공식 철회했다. 이후 재논의 등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LNG공장 계획·고성능 내연차 N브랜드 개발 '눈살' 

공언에 비해 미온적인 전기차 개발과 고성능 N브랜드 투자도 문제가 됐다. 현대차는 오는 2030년 제네시스 100%, 2035년 유럽시장 100%, 2040년 주요 시장 100% 전동화 계획도 발표했으나, 다수의 환경단체들은 그 시기가 너무 늦다고 지적한다.

그린피스 등 국내외 환경단체는 “적어도 2030년까지 내연기관 판매를 중단해야 한다”며 디젤‧가솔린‧하이브리드 등 내연기관차 판매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2020 현대자동차 지속가능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온실가스 배출량 9388만1255톤(tCO2eq)중 80%가 현대자동차 운행 모델에서 나온다.

현대차의 고성능 기술을 담은 N브랜드에 대해서도 ‘그린워싱’ 논란이 있어왔다. 현대차그룹은 국내에서 2025년까지 63조원을 투자하며, 더 자세히 전동화·친환경 사업 16.2조원, 신기술·신사업 8.9조원, 기존 사업 38조원으로 60% 이상이 기존 내연기관차 상품성 개선과 고객 서비스 향상에 쓰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대차 남양연구소 주행시험장. [사진=현대차]
현대차 남양연구소 주행시험장. [사진=현대차]

◇친환경차 판매는 미미…"내연차 더 일찍 퇴출시켜야"

신기술 투자 중 힘을 싣고 있는 분야는 2012년 시작한 N 브랜드다. 현대차는 이에 대해 “메르세데스-AMG, BMW M, 아우디 RS, 폭스바겐 R과 같은 독일 자동차 제조업체들의 고성능 브랜드처럼, 현대자동차의 N 또한 고성능 모델을 위한 라인”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에 따라 2014 부산모터쇼에서 공개된 RM14를 시작으로 RM15, RM16, RM19등 알루미늄 스페이스 프레임, 탄소 섬유 강화 플라스틱, 액티브 스포일러, 전동 슈퍼차저 기술을 적용한 4기통 터보엔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모델이 제작됐다. 월드랠리챔피언십, 투어링카레이스(TCR)와 같은 모터스포츠 대회에 출전해 2019 월드랠리챔피언십에서 종합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이후 2017년 N 브랜드의 첫 모델 △i30 N을 출시한 이후 △2018년 벨로스터 N, i30 패스트백 N △2021년 아반떼 N, 코나 N 등 일반인도 접근이 쉬운 다양한 N 라인업을 구축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이를 두고 아이오닉5를 필두로 친환경 전용 전동화 모델 개발에 주력한다고 홍보하면서 전기차 실제 판매량은 아주 미미한 수준이라며, 수출에서도 미국‧유럽 외 상대적으로 환경 규제가 약한 인도, 동남아시아 등 신흥시장에서는 내연기관차 판매에 몰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고성능 전기차 아이오닉5 N 출시…"친환경과 접점" 평가

한편 이런 논란 속 이번달 출시한 ‘아이오닉5 N 모델’이 주목을 받고 있다. 아이오닉5 N은 현대차가 추구하는 고성능 사양을 지닌 최초의 전용 전기차다. 현대차는 “일상과 서킷에서도 고성능 전기차”라고 소개하며 “차별화된 EV만의 고성능 퍼포먼스로 주행성능을 극대화했다”고 설명했다.

우선 업계 반응은 합격점이다. 전문가들은 고성능과 친환경의 접점을 찾기 위한 정의선 회장의 노력이 아이오니5 N으로 실현했다고 보고 있다. 각종 모터스포츠 대회에서 축적한 고성능 기술력과 E-GMP 기반 전용 전기차를 통해 발전시킨 전동화 기술이 잘 담겼다는 평가다.

현대차 관계자도 “고성능 전기차 아이오닉 5 N에는 과거부터 축적해 온 최고 수준의 기술과 혁신을 위한 도전의 시간이 녹아 있다”며 “전동화 시대에도 고객들에게 변치 않는 운전의 즐거움을 제공하고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리더십을 확고히 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고성능 브랜드의 친환경 전환보다 내연기관차 판매를 중단하겠다는 더 강한 의지와 분명한 목표가 먼저”라며 “확실한 체질개선을 통해 진정한 친환경 브랜드로 자리매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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