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일레븐 간판. [사진=연합뉴스]
세븐일레븐 간판.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최은지 기자] 편의점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이 우려 섞인 시선을 받고 있다. 한국미니스톱을 인수한 이후 1년 반이 지나도록 별다른 시너지를 내고 있지 못해 ‘승자의 저주’ 가능성이 제기되면서다. 

다만 코레아세븐은 올해를 미니스톱 점포의 브랜드 전환에 집중, 통합 이후를 바라보는 준비 기간으로 삼았다는 설명이다. 즉, 중장기적 관점에서 사업의 경쟁력과 안전성을 다질 수 있는 ‘투자의 해’라는 것이다.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리아세븐의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1.5% 감소한 44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이 1조4578억원으로 1.8% 소폭 증가한 사실을 고려하면,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셈이다.

이에 따라 올해 상반기 기준 영업손실은 279억원으로 전년 동기 영업이익 14억원에서 적자전환했다. 상반기 매출은 2조820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1% 증가했다.

코리아세븐은 수익성 악화 배경으로 인수합병 후 통합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꼽았다. 미니스톱 점포가 세븐일레븐으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미니스톱에 해당하는 매출은 감소하는 반면 물류센터 등 고정비 부담은 유지됐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부진한 실적은 신용등급에도 영향을 미쳤다. 한국신용평가가 코리아세븐의 신용등급을 ‘A+ 부정적’에서 ‘A 안정적’으로 하향 조정한 것.

한국신용평가 측은 “기존점 성장과 신규 출점, 한국미니스톱 편입 등에 따른 규모의 경제효과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확산 이후 감소세를 보였던 점포당 매출액은 회복이 지연되고 있으며 영업수익성 저하 폭은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위부터 CU, GS25, 세븐일레븐, 미니스톱, 이마트24 편의점 간판. [사진=각 사]
위부터 CU, GS25, 세븐일레븐, 미니스톱, 이마트24 편의점 간판. [사진=각 사]

◇올해 100% 전환 목표···내년 지켜봐야 

통상적으로 편의점 점포 수는 매출과 직결된 의미로 통한다. 점포 수가 많을수록 상품 입점 업체와의 협상력이 높아지고, 타 업종과의 협업도 원활하게 추진할 수 있어서다. 이러한 점포 경쟁력은 수익구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다만 무작정 점포 수를 늘릴 수는 없다. ‘편의점 자율 규약’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8년 공정거래위원회는 편의점 가맹본부와 편의점 점포의 근접 출점을 제한하는 편의점 자율 규약 체결했다. 이에 따라 기존 편의점에서 50~100m 이내에는 신규 편의점 출점이 불가능해졌다. 이는 최근 국내 편의점 업계가 해외 공략을 나선 배경 중 하나이기도 하다. 

이에 업계에선 코리아세븐의 한국미니스톱 인수를 국내 편의점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한층 높인 ‘신의 한 수’로 평가하기도 한다. 이를 통해 편의점 업계 BIG 2(GS25·CU)에서 BIG 3(GS25·CU·세븐일레븐)으로의 변화가 이뤄졌다는 것이다. 

여기에 코리아세븐의 수익 악화의 주요 원인이 미니스톱이 세븐일레븐으로 바뀌는 ‘전환율 상승세’에 있다는 점도 주목할 사안이다. 성공적으로 전환이 끝나면 더 이상 별도 통합 비용이 들지 않아, 적자 요인이 사라진다. 현재 미니스톱의 전환율은 80% 정도로, 코리아세븐은 올해 안에 100% 전환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이에 2024년에는 본격적인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코리아세븐은 미니스톱의 강점인 넓고 쾌적한 매장, 특화된 즉석식품의 핵심 경쟁력을 세븐일레븐의 차세대 플랫폼(푸드 드림)과 융합해 경쟁력을 높여나갈 방침이다. ‘푸드 드림(Food Dream)’은 다양하고 차별화된 먹거리와 넓고 쾌적한 매장을 표방하는 미래형 편의점 모델을 의미한다. 

코리아세븐 관계자는 “올해까지 미니스톱 점포의 브랜드 전환, 수익 구조 개선 등에 사업 역량을 집중해 단기적 실적 개선보다는 통합 이후 사업의 경쟁력과 안전성을 다지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4분기 POS 및 관리 시스템, 모바일앱, 임직원 업무지원 시스템 등의 선진화를 위해 투자하고 있는 차세대 프로젝트가 완성될 것”이라며 “모든 미니스톱 PMI(브랜드 전환, 시스템 통합 등) 절차가 마무리가 되는 내년부터는 시너지 창출과 함께 사업 안정성도 정상궤도에 오를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여러분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소비자 고발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메일 : webmaster@enewstoday.co.kr

카카오톡 : @이뉴스투데이

저작권자 © 이뉴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