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브영 명동점에서 고객들이 쇼핑을 즐기고 있다. [사진=안경선 기자]
올리브영 명동점에서 고객들이 쇼핑을 즐기고 있다. [사진=안경선 기자]

[이뉴스투데이 염보라 기자] 국내 주식시장에서 화장품 관련주가 모처럼 웃었다.

미국 잭슨홀 회의 경계감에 증시가 미끄러진 25일, 화장품 관련주는 62개 상장 종목 중 40개 종목이 상승 마감했다.

업종별 상승률은 2.50%로 △문구류(7.43%) △식품과 기본식료품 소매(4.29%) 다음으로 높다.

주요 종목별로는 코리아나가 전일 대비 5.54% 급등한 가운데 애경산업, 토니모리, 클리오, LG생활건강, 코스메카코리아, 코스맥스 등이 3%대 상승했다.

아모레퍼시픽, 한국콜마도 2%이상 올랐다. 화장품 소재전문 기업인 엔에프씨도 0.96% 오르며 훈풍을 탔다.

화장품 주요 종목을 담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화장품’ 상장지수펀드(ETF)는 이날 2.58% 상승했다. 인버스 종목 제외 시 수익률 1위다. 

1개월 수익률은 21.99%로, 700여개 ETF 상품 중 유일하게 20%대였다.

한동안 맥을 못추던 화장품 관련주 주가가 이날 일제히 상승한 배경에는 일본 오염수 방출이 자리해 있다.

일본 정부는 지난 24일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해양 방류를 시작했는데, 이에 반발해 중국 내 일본 화장품 불매운동이 확산하고 있어서다.

‘TIGER 화장품’ 상장지수펀드(ETF)의 최근 1주일 종가 그래프. 중국 내 일본 화장품 불매운동 확산 기대감에 24일 크게 치솟았다. [이미지=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

중국 단체관광객 유입 기대감도 한몫했다. 

한국은행은 ‘중국인 단체관광 허용에 따른 경제적 효과 추정’ 보고서에서 올해 하반기 중 국내 방문 중국인을 220만명으로 추정했다.

특히 중국 최대 명절인 중추절과 국경절이 맞물린 황금연휴(9월 29일~10월 6일)을 앞두고 화장품업계 분위기가 뜨겁다.

CJ올리브영, 아모레퍼시픽 이니스프리, 토니모리 등은 중국인 관광객들의 쇼핑 성지인 명동에 매장을 열고 일찍이 ‘큰 손’ 맞이에 나섰다.

증권가는 화장품을 비롯한 중국 인바운드(Inbound, 밖에서 안으로 들어오는) 수혜주의 우상향 흐름을 기대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인 입국자 수가 코로나19 유행 이전 수준으로 복귀만 해도 인바운드 소비주는 지금보다 주가 레벨이 높아질 수 있다”면서 “화장품, 의류, 엔터, 레저, 카지노 등이 수혜 대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지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소비심리가 여전히 냉각돼 있기 때문에 중국 인바운드 수요가 단기간 내 드라마틱한 개선세를 보이긴 쉽지 않겠지만 긍정적인 뉴스만으로도 수혜주에 대한 주가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중국 매출 비중이 높은 종목에 대해서는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부동산발 중국 경기침체 우려가 남아있어서다.

이승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중국 중추절, 국경절, 연휴기간 동안 해외 단체여행 예약이 증가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다시금 주가는 반등할 것”이라면서도 “중국 경기 부진이 지속된다면 중국 지역 매출 비중이 높은 화장품 회사 주가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한 화장품기업 IR담당자 역시 “화장품 관련주 가운데서도 중국 비중이 낮은 기업에 투심이 집중되는 추세”라며 “이에 따라 당사를 비롯해 많은 화장품 기업이 수출국 다변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초화장용 제품류는 미국, 홍콩, 베트남, 러시아 등 국가에서 전년 대비 최대 60% 이상 증가했다. 색조화장용 제품류 수출은 미국(68.6%)과 일본(42.1%)에서 눈에 띄게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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