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서병주 기자] “잼버리를 꿈과 희망을 나누고 개개인의 역량을 발휘하는 열정의 자리로 만들기 위해 한국스카우트연맹은 최선의 준비를 다하겠다.”

한국스카우트연맹 총재이자 대회 공동조직위원장을 맡았던 강태선 블랙야크 회장이 ‘2023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대회’ 개최를 한 달 앞두고 여성가족부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밝힌 각오다. 

그러나 부실운영의 책임 소재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강태선 회장은 행방이 묘연해 졌다. 비판의 화살이 정부 기관과 지자체에 몰리자 침묵으로 일관하며 ‘이 또한 지나가리라’라는 태도로 버티는 건 아닌지 의문이 든다. 

앞서 강 회장은 지난 2월 잼버리의 공동조직위원장으로 임명되며 공식적으로 대회 준비에 참여하게 됐다. 한국스카우트연맹 총재로 해당 단체가 보유한 노하우를 통해 성공적인 대회 진행에 기여하라는 취지에서다. 

이에 그는 임명 이후 본인의 각오와 행사의 의미를 되새기는 글을 다수의 매체에 기고하는 등 열정적인 모습을 드러냈다. 

특히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잼버리가 열린 새만금에 대해 “세계 기네스북에 등재된 새만금 방조제에 이어 여기서 또 하나의 역사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등 자신감이 넘치는 발언을 했다. 또 그는 “이번 대회는 한국 스카우트연맹 창설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특별 유치한 대회”라며 중요성을 인지한 말도 이어갔다.

대회 개최 5일을 앞두고는 다른 매체에 칼럼을 통해 준비 과정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글에서 “58개국에서 4만3000명의 스카우트 대원, 지도자들이 12일 동안 금전적으로는 환산할 수 없는 소중한 추억을 쌓을 수 있도록 정부와 전라북도 그리고 한국스카우트연맹에서 최선을 다해 준비했다”며 각오를 전했다. 

하지만 그뿐이었다. 대회 개최 이후 크고 작은 논란이 이어지며 관계자들이 공식 석상에 나타나 최소한 ‘소 잃고 외양간’이라도 하는 모습을 보여준 데 비해 강태선 회장은 단 한 차례의 등장도 하지 않았다. 앞서 언급된 자신만만하고 결의에 찬 발언을 이어간 것과는 사뭇 대조되는 모습이다.

여기서 또 하나 의문이 생긴다. 적어도 대회 전에는 열정을 보인 강 회장이 과연 대회 준비에는 진심이었을까하는 점이다. 지난 5월 이뤄진 새만금 현장방문 보고회에 참석하고 지난달 현장에서 인터뷰까지 진행한 그가 준비 과정에서 문제점을 인지하지 못했다면 그 역시 비판의 여지가 있는 것이다.

강태선 블랙야크 회장은 이번 잼버리 대회 조직위 이전에도 왕성한 활동력을 보여준 바 있다. 그럴 때마다 패션업계나 언론에서는 그에게 ‘열정적인 CEO’, ‘ESG 선두주자’라는 호칭으로 그 노력을 인정하곤 했다. 그러나 최근 강 회장은 너무나도 아쉬운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때로는 짧은 순간의 침묵이 더 큰 화를 불러올 수 있는 법이다. 잼버리 대회 부실운영에 대한 진상규명이 다가오는 가운데 강태선 회장이 진정어린 태도를 보여 자신의 위신을 조금이나마 지키길 바란다.

※ 여러분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소비자 고발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메일 : webmaster@enewstoday.co.kr

카카오톡 : @이뉴스투데이

저작권자 © 이뉴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