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업계가 국내 소비자와 접점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사진은 루이비통의 국내 첫 행사인 프리폴 패션쇼. [사진=루이비통]
명품업계가 국내 소비자와 접점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사진은 루이비통의 국내 첫 행사인 프리폴 패션쇼. [사진=루이비통]

[이뉴스투데이 서병주 기자] 구찌와 루이비통을 비롯한 명품 브랜드가 한국을 새로운 주력 시장으로 점찍은 모양새다. 최근 다양한 행사를 통해 국내 소비자와 접점 확대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세계적인 인지도를 지닌 명품 브랜드의 잇따른 한국행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특히 브랜드 주최의 대규모 행사가 올해에만 3번 이뤄지며 명품 기업의 시선이 한국으로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프라다는 지난 24일 ‘프라다 모드’를 서울에서 오는 9월 개최한다고 밝혔다. 프라다 모드는 2018년 첫 선을 보인 행사로, 예술가나 영화 감독 등 다양한 분야의 권위자와 협업을 통해 이색적인 콘텐츠를 제공하는 문화 시리즈다. 10회차를 맞이하는 프라다 모드는 앞서 미국 마이애미와 영국 런던, 중국 상하이 등 세계 주요 도시에서 열린 바 있다.

9월 5~6일 이틀간 진행되는 프라다 모드는 프라다가 한국에서 여는 최초의 행사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행사는 이숙경 큐레이터의 기획 하에 김지운, 연상호 감독 등 대표적인 국내 영화인들이 참여한다.

프라다에 앞서 루이비통과 구찌 역시 국내 최초 행사를 진행했다. 루이비통은 지난 4월 서울 한강 잠수교에서 첫 프리폴 패션쇼를 선보였다. 또 한국관광공사, 서울시와 ‘한국 방문의 해 연계 방한관광 활성화’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향후 다른 프로젝트를 통해 한국을 찾아올 것을 밝히기도 했다. 

또 루이비통은 올해 내로 더현대에 입점하며 이전보다 적극적으로 소비자 유치에 나선다. 루이비통을 운영하는 베르나르 아르노 LVMH 그룹 총괄 회장은 방한 일정 동안 2번이나 더현대를 방문했다.

구찌는 지난 5월 경복궁에서 패션쇼를 개최하며 25년 만에 한국에서 행사를 진행했다. [사진=구찌]
구찌는 지난 5월 경복궁에서 패션쇼를 개최하며 25년 만에 한국에서 행사를 진행했다. [사진=구찌]

구찌는 5월 경복궁에서 패션쇼를 진행했다. 지난 1998년 첫 플래그십 부티크를 선보인 후 25년 만에 한국을 찾은 것이다. 지난해 11월 개최 예정이었던 행사는 이태원 참사로 인해 취소됐다. 그러나 국내에서 행사를 진행하겠다는 구찌의 의사가 강력해 5월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명품업계가 국내에서 주요 행사를 진행하는 배경으로는 최근 한국이 명품 소비의 큰 손으로 부상한 것이 꼽힌다. 

글로벌 리서치 기업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명품시장은 세계 7위 수준인 18조원 규모로 집계됐다. 또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의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1인 명품 소비 지출은 325달러로, 280달러를 기록한 미국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브랜드별 매출로 살펴보면 한국인의 명품 사랑은 더욱 크게 다가온다. 프라다의 경우, 지난해 매출은 4927억원, 영업이익은 306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17%, 238% 증가했다. 루이 비통도 매출이 15% 증가한 1조6923억원, 영업이익은 38% 증가한 4177억원을 기록했다. 샤넬 역시 지난해 국내에서 전년 대비 30% 증가한 1조5913억원의 매출과 함께 영업익 역시 66% 늘어난 4129억원을 기록했다.      

◇ 국내 소비자 접점 강화 속 가격 인상 논란도···‘소비 1위’ 믿고 배짱장사?

최근 명품업계의 국내 행사 개최가 이어지는 와중 가격 인상 역시 지속되고 있다. 샤넬의 경우, 다음달 가격 인상이 예고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근 명품업계의 국내 행사 개최가 이어지는 와중 가격 인상 역시 지속되고 있다. 샤넬의 경우, 다음달 가격 인상이 예고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그러나 명품업계가 한국을 바라보는 시선에는 어두운 이면이 존재한다. 최근 가격 인상의 주기가 짧아짐과 동시에 인상 폭 역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샤넬은 올해에만 2차례 인상을 단행한 데 이어 다음달에도 가격 인상을 예고하고 있다. 샤넬은 지난해 1월, 3월과 8월, 11월 총 4차례에 거쳐 가격을 올린 바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하반기 추가 인상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다른 명품 브랜드도 마찬가지다. 루이비통은 지난달 1일 가격을 인상하며 최근 3년 동안 8차례 가격을 올렸다. 9월 행사를 앞둔 프라다는 2021년에만 6번 인상을 단행한데 이어 지난해 4차례, 올해 초 가격을 5~10%가량 인상했다. 

이렇게 명품업계가 고자세를 유지하며 인상을 이어가자 일각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가격 정책이 국내에만 엄격하다는 것이 주 요지다. 또 원자재 값 상승과 환율 변동에 의한 인상이라는 업계의 입장과는 달리 인상 주기와 폭이 합리적이지 못한 점 역시 도마에 올랐다.

이에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지난 몇년 사이 명품업계의 인상 기조가 이어졌음에도 오히려 국내 수익이 오른 만큼 업계의 정책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며 “이럴수록 소비자들 역시 명품 소비를 자제하는 방식으로 메시지를 전달할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비판에도 명품업계의 전망은 낙관적이다. 다른 유통업계 관계자는 “지속되는 인상에도 국내 명품 수요는 유지될 것”이라며 “오히려 인상이 예고되는 지금, 미리 제품을 구매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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