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노조인 ‘크루유니온’은 임원진의 무능력과 무책임이 경영 위기를 초래했으나 이를 임직원에게 책임을 물으며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냈다. [사진=김영욱 기자]
카카오 노조인 ‘크루유니온’은 임원진의 무능력과 무책임이 경영 위기를 초래했으나, 이를 임직원에게 책임을 물으며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사진=김영욱 기자]

[이뉴스투데이 김영욱 기자] 카카오 노조 ‘크루유니온’은 임원진의 무능력과 무책임이 경영 위기를 초래했으나, 되려 사측이 이를 임직원에게 책임을 물으며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이에 김범수(브라이언) 미래이니셔티브 센터장에게도 사태의 책임이 있다며 ‘항의서한’을 전달했다.

‘크루유니온’은 26일 카카오 판교 사옥 앞에서 공동체 1차 행동을 진행했다. 시위장에는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카카오헬스케어, 카카오브레인, 카카오게임즈 등 10개사의 임직원이 밖으로 나왔다. 카카오와 같은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화섬노조)에 속한 네이버, 넥슨, 스마일게이트, 웹젠, 한글과컴퓨터지회 등도 1차 행동에 연대했다.  

박영준 화섬노조 수도권 지부장은 “최근 카카오가 ‘실적 개선’이 필요하다며 일부 계열사에서 희망퇴직과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며 “무리한 사업확장으로 경영난이라는 사태가 일어났음에도 계열사 직원 탓으로 돌리고 있는 것이다. 김범수 센터장을 비롯한 모든 경영진에 책임이 있으며 기업 상장에만 집중했던 것에서 고용안정 및 미래 방향성을 적립하고 위기를 극복하길 촉구한다”고 밝혔다.

카카오 계열사 중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지난달부터 ‘NCP(넥스트 챕터 프로그램)’이라는 이름의 퇴직제도를 시행했고,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지난 17일부터 희망퇴직자를 받고 있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의 경우 작년 영업손실 1405억원, 당기순손실 1613억원을 기록했다. 직전해인 2021년보다 500억원 늘어난 것으로 실적이 계속 악화되자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것이다.

노조 구성원들은 카카오 경영진이 엔터프라이즈가 분할될 당시 ‘준비되지 않았다’는 우려를 무시하고 출범한 것과 백상엽 전 대표가 대표 이사로써 자질이 없었던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했다. 백 전 대표는 지난 5월 물러났으나 고문 계약으로 아직 회사에 남아있다. 

계열사인 엑스엘게임즈는 상황이 조금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3월 ‘아키에이지 워’를 출시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으나 일부 권고사직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진창현 엑스엘게임즈 분회장은 “회사 사정으로 인해 교섭다운 교섭 없이 회사안을 수용했다. 대표는 올해 재무적으로 개선될 것이라며 긴 터널의 끝이 보인다고 했다”며 “흑자전환에 성공했으나 성과금 팀과 구조조정 팀 두 부류로 나뉘는 등 현실은 참담했다. 비상식적인 DNA는 쉽게 바뀌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승욱 지회장은 이날 노조 구성원을 대표해 김범수 센터장에 항의서한을 전달했다. [사진=김영욱 기자]
서승욱 지회장은 이날 노조 구성원을 대표해 김범수 센터장에 항의서한을 전달했다. [사진=김영욱 기자]

서승욱 지회장은 이날 노조 구성원을 대표해 김범수 센터장에 항의서한을 전달했다. 항의서한에는 △백 전 대표 선임 이유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출범 근거 △향후 개선책 등이 담겼다.

서 지회장은 “내부 사정을 잘 모르는 분들은 회사가 위기에 휩쓸렸고 노동자들은 고용 유지를 위해 싸우는데 각자 입장만 주장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며 “카카오페이 블록딜 사태, 카카오모빌리티 자본 매각 등 속에서도 우리가 추구한 건 카카오의 방향성에 대한 문제 제기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5년 전 크루유니온이 설립될 당시 설립 선언문에 ‘이직이 최선의 대안이 되는 현실’이라는 문구가 담겼다. 5년 후인 오늘 반복되고 있고 10년 후 다시 마주할 수 있다”며 “오늘 1차 행동은 ‘카카오를 구하라’다. 이대로 두면 일시적인 재무 위기가 아니라 제3·4의 위기가 초래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크루유니온은 1차 행동을 시작으로 책임경영과 고용불안 해소를 위해 공동 대응하며 단체행동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한편, 카카오 측은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이슈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나갈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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