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만에 엔화 환율이 900원 아래로 떨어지는 등 기록적인 엔저 현상 속에 일본으로 향하는 국내 관광객 수가 증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8년 만에 엔화 환율이 900원 아래로 떨어지는 등 기록적인 엔저 현상 속에 일본으로 향하는 국내 관광객 수가 증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서병주 기자] 본격적인 해외여행 재개와 함께 엔저 현상이 이어지자 일본이 국내 관광객 1순위 여행지로 자리잡고 있다.

최근 몇 달 사이 엔화 가치 하락이 지속되고 있다. 지난 5일에는 원/엔 재정환율이 100엔당 897.29원을 기록하며 엔화 환율이 8년 만에 900원 아래로 떨어졌다. 기록적인 엔화 약세가 이어지자 3년여 만에 재개된 해외여행의 합리적인 선택지로 일본이 떠오르고 있다. 

실제 여기어때가 지난 4월 1일부터 6월 20일까지 항공 예약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엔저 현상이 심화될수록 일본 여행 예약률이 증가했다. 지난 4월 4주차부터 6월 3주차 동안 100엔의 가격이 100원 안팎으로 떨어지자 일본 항공 예약 건수가 약 2.7배 신장했다. 해당 기간 동안 예약 건수와 환율의 상관계수는 -0.87로, 엔저 현상과 일본 여행 수요의 연관성 역시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여행을 떠나는 국민 중 일본으로 향하는 이들의 비중 역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관광공사가 지난 4일 발표한 해외 관광객 목적지별 통계에 따르면, 6월 전체 해외 관광객은 168만3022명으로 집계됐다. 그중 일본 관광객은 51만5700명으로, 전체 관광객 중 32.6%를 차지했다.

엔저 현상이 지속적으로 심화된 6월에도 일본 여행에 대한 높은 수요는 이어지고 있다. 6월 인터파크트리플에서 국제선 항공권을 구매한 인원 중 35%가 일본행 항공권을 발권했다. 2위를 차지한 베트남(17%)보다 2배 이상 많은 수치다.

인터파크트리플 내 일본 관련 상품 역시 최근 판매량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파크트리플에서 5월 말부터 6월 말까지 결제된 일본 투어 및 액티비티 상품은 전월 대비 53% 증가했다.

일본 여행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오사카와 홋카이도 등의 지역이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관광업계는 이에 맞춰 해당 지역 중심의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은 오사카의 명소인 도톤보리. [사진=픽사베이]
일본 여행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오사카와 홋카이도 등의 지역이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관광업계는 이에 맞춰 해당 지역 중심의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은 오사카의 명소인 도톤보리. [사진=픽사베이]

일본 여행 수요의 증가에 맞춰 관광업계는 일본여행 상품을 잇따라 선보이며 엔저 특수를 노린다. 관광업계가 주목하는 지역은 오사카와 홋카이도다. 

실제 인터파크트리플 내 가장 많은 호응을 얻은 상품은 오사카의 중심지 난바가 배경인 ‘난카이 라피트 특급열차 왕복권’으로 집계됐다. 또 해당 상품을 포함한 상위 10개 상품 중 오사카 관련 상품이 4개가 선정되기도 했다.

여기어때에서도 7월 25일부터 8월 7일 사이 일본 항공 예약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오사카가 45.5%로 절반에 가까운 비중을 차지했다. 

이에 여기어때는 인기 지역인 오사카와 관련된 프로모션을 선보인다. 여기어때는 지난 4일부터 3박4일 오사카 여행 상품을 20만원대 가격으로 출시했다. 이와 함께 2박3일 도쿄 상품도 30만원대에 공개하며 라인업을 확대했다.

교원투어는 라벤더로 유명한 후라노 등을 방문하는 홋카이도 전세기 상품 ‘그해 여름, 홋카이도 4일’을 지난달 15일 출시했다. 여행이지 내 일본 상품 전체 예약에서 홋카이도는 42%의 비중을 차지한다. [사진=픽사베이]
교원투어는 라벤더로 유명한 후라노 등을 방문하는 홋카이도 전세기 상품 ‘그해 여름, 홋카이도 4일’을 지난달 15일 출시했다. 여행이지 내 일본 상품 전체 예약에서 홋카이도는 42%의 비중을 차지한다. [사진=픽사베이]

교원투어가 운영하는 여행이지는 오사카 못지 않은 수요를 지닌 홋카이도 상품을 선보인다. 여행이지에 따르면 여름 시즌 중 일본 상품의 전체 예약에서 홋카이도는 42% 비중을 차지한다. 

이에 여행이지는 6월 15일 홋카이도 전세기 상품 ‘그해 여름, 홋카이도 4일’을 출시했다. 상품은 라벤더로 유명한 후라노를 비롯해 오타루 랜드마크인 오타루 운하, 푸른 연못을 뜻하는 아오이이케, CF 배경으로 자주 등장하는 비에이 패치워크와 파노라마 로드 등을 둘러보는 일정으로 구성됐다. 진에어와 티웨이항공의 전세기를 이용한 해당 상품은 8월 10일까지 판매한다.

롯데홈쇼핑이 6월 10일 판매한 홋카이도 패키지는 1시간 동안 3000여건의 상담 건수가 이어지기도 했다. 이 같은 호응에 롯데홈쇼핑 역시 지난 25일 홋카이도 패키지를 다시 한번 판매했다. 

엔저 현상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일본 여행에 대한 수요도 함께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이 최근 기존 완화적 통화정책을 유지하겠다고 밝히자 경제 전문가들은 올해 동안은 엔화 약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한 관광업계 관계자는 “해외여행 재개 시점과 엔저 현상이 겹침에 따라 일본 여행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다”며 “최소 3분기가 지나야 엔화 약세가 멈출 것으로 보이는 만큼 관광업계에서는 인기가 많은 일본 상품을 집중적으로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지난 3년간 관광업계가 사실상 멈춰있던 상태였기에 이번이 회복을 위한 시기다. 현재 일본 상품이 사실상 해외여행의 회복을 이끄는 상황인 만큼 이번 여름에는 일본 관련 상품을 적극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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