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서병주 기자] 기어코 1만원의 벽이 무너졌다. CJ CGV의 주가가 지난달 30일 기준으로 9300원으로 내려앉았다. CGV의 주가가 1만원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08년 이후 처음이며, 주가 역시 상장 후 최저점이다.

CGV는 6월 20일 이사회를 열고 총 57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이어 CJ그룹도 CJ올리브네트웍스의 지분에 대한 현물출자 계획을 밝혔다. 

CGV는 이날에만 유상증사 5700억원에 CJ의 4500억원 현물출자가 더해져 1조2000억원가량의 자본 확충 계획을 알렸다. CGV는 “코로나 팬데믹 시기 악화된 재무구조 안정화와 상영 중심의 사업구조 혁신을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하지만 유상증자로 마련하는 대금의 66%가 채무상환에 쓰인다는 점, CGV의 최대 주주인 CJ가 유상증자에 600억원만 참여한 점이 문제가 됐다. 실제 CJ의 지분이 48.5%인 점을 고려하면 지분율에 한참 모자란 금액이 유상증자에 투입된 것이다.

이러한 CJ의 행보에 많은 이들이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특히 CGV가 밝힌 재무구조 안정화라는 명분은 주주들의 투자금을 기업의 빚을 갚는 데 쓰겠다는 의미로 다가왔다.

또 CJ가 올리브네트웍스 지분을 현물출자하겠다고 밝힌 부분 역시 논란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 올리브네트웍스의 지분 가치를 부풀렸다고 지적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탈도 많고 말도 많은 CGV의 계획에 시장은 바로 반응을 보였다. CGV의 주가는 유상증자 계획이 공개된 20일 이후로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더니 기어코 1만원 아래로 수직 하락했다. 결국 9300원이라는, 상장 이후 최저점을 맞이한 CGV는 본인들이 판매하는 티켓값보다 싼 주가를 갖게 된 것이다.

그러나 피해를 보는 쪽은 CGV뿐만이 아니다. CGV에 투자한 소액 주주들 역시 CGV 오판의 피해자가 됐다. 자신들의 입장이 전혀 반영되지 않은 기업의 결정에 애꿎은 이들까지 휩쓸린 셈이다.

여기에 CGV가 최근 전개하는 행사 역시 순전히 소비자의 입장을 생각하지 않은 구성으로 비판을 받고 있다. 옥수수를 연상케 하는 의상을 입고 오면 5000원을 할인해준다는 것이 행사의 주 내용이다. 그동안 티켓값 인상을 CGV가 주도해 왔다는 것을 감안하면 기업이 소비자를 무슨 시각으로 바라보는 지 의문이 들 따름이다.   

결국 실적의 근간은 소비자에 있다. 하지만 최근 CJ와 CGV의 행보를 바라보면 그 사실을 멀리한다는 생각만 들 뿐이다. 티켓값보다 싼 주가, 주가보다 비싼 티켓값. 기업의 정책에서 비롯된 모순에 피해를 보는 건 애먼 이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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