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형 모닝. [사진=현대차]
2023년형 모닝. [사진=현대차]

[이뉴스투데이 노해리 기자] ‘국민차 티코.’

1990년대를 휩쓴 초소형 경차, 대우자동차가 만든 ‘티코’다. “아껴야 잘 산다”는 카피와 함께 국내 경차 시장의 역사를 열어젖혔다. 일단 가격적 메리트가 우선이다. 290만원대의 가격으로 당시 서민들의 ‘국민차’로 이름을 떨치며, 1991년 출시 첫 해에만 3만대가 팔려나가는 기록을 세웠다.  

30여 년이 지난 현재 ‘제2의 티코’는 당분간 보이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 2021년 현대차가 선보인 경형 모델 ‘캐스퍼’ 이후 마땅한 신차 출시가 이뤄지지 않고 있어서다.

국토교통부가 최근 발표한 신차 등록대수 통계에 따르면, 경형 차급의 경우 지난 2012년 20만4158대에서 2018년 12만9321대, 지난해엔 13만4294대로 뚝 떨어졌다. 소형 역시 2012년 5만8585대에서 2018년 16만8901대로 다소 올랐으나, 지난해 11만7312대로 하락했다. 

반면 준대형과 대형 시장은 그 규모가 점차 커지고 있다. 준대형급은 2012년 15만6921대에서 2018년 21만3100대, 지난해엔 20만대를 넘어선 20만5659대를 기록했다. 대형도 2012년 6만8460대, 2018년 17만2453대, 지난해 21만2598대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완성차 업계는 경차보다는 중형급 이상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기본 가격이 떨어져 수익성이 보장되지 않는데다, 잘 안 팔리는 차종 개발이 무의미하다는 판단에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소득 수준이 올라가고, 최근 코로나19 이후 차량 안에서의 차박, 캠핑도 늘어나면서 공간이 큰 대형차 선호도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시중에 판매되는 경차 종류도 점차 줄어들고 있다. 현대차의 ‘캐스퍼’, 기아 ‘레이’‧‘모닝’, 전기차 중에선 소형으로 분류되는 쉐보레 볼트 정도가 명맥을 유지 중이다.

대표적인 경차로 지난해까지 쉐보레 브랜드에서 트레일블레이저 다음으로 많이 팔린 스파크 역시 단종 수순을 밟고 있다. 창원공장에서 생산해 지난해 1만963대, 2021년 1만7975대를 팔아치운 스파크는 쉐보레 브랜드의 몇 안되는 효자 모델이었지만 현재는 이미 생산된 물량 소진만 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한국GM측은 “차세대 CUV 트랙스 크로스오버 생산을 결정하면서 공장 인프라를 개선했으며, 이에 따른 조치”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더 이상 수익성을 기대하기 어려워 생산을 멈췄을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한편 스파크 단종으로 유일한 경차 시장을 이끌게 된 현대차‧기아는 다소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다.

지난달 기아가 현대차, 기아가 발표한 판매실적을 살펴보면, 기아 레이는 현대차 그랜저(1만1581대), 기아 카니발(6995대)‧쏘렌토(6449대) 등 쟁쟁한 모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4576대를 팔아 8위를 차지했다. 기아 셀토스(4792대)와 비슷한 수준으로 K8(4487대)보다도 많이 팔렸다. 이 기세를 몰아 지난해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를 단행, 공격적인 판매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또 기아의 ‘모닝’은 다음달 초 두 번째 페이스리프트 실물을 공개한다. 지난 2017년에 첫 출시 이후 3세대의 두 번째 부분변경 모델로, 한 풀 꺾인 경차 시장에 과감한 상품성 개선 모델 재출시로 또 한 번의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지 업계의 주목을 받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한동안 조용하던 경차시장이 국산 대표 경차 기아의 모닝과 레이로 다시금 활기를 되찾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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