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은 가전·가구 카테고리에서 로켓설치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쿠팡] 
쿠팡은 가전·가구 카테고리에서 로켓설치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쿠팡] 

[이뉴스투데이 최은지 기자] 이커머스업계 간 배송 전쟁이 가전·가구 분야로 확장됐다. 업계 간 경쟁이 심화되면서 신규·충성 고객 유치가 어려워지자 경쟁력 제고를 위한 행보로 분석된다.

30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206조4916억원을 기록했다. 온라인쇼핑 거래액이 200조원을 넘은 것은 통계가 작성된 2001년 이후 23년 만에 처음이다. 

특히 모바일쇼핑 거래액은 156조9000억원으로 코로나 팬데믹 전인 2019년보다 79.6% 증가했다. 가구는 같은 기간 3조5000억원에서 5조2000억원으로 47% 늘었다. 단가가 높은 특성상 전통적으로 오프라인 매장에서 직접 구매가 많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큰 변화다. 

문제는 온라인의 경우 오프라인 시장과 달리 구매 목적과 시기에 따라 여러 업체를 번갈아 활용하는 경향이 뚜렷하다는 것이다. 만약 마우스를 구매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마우스 관련 가격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이커머스 업체가 소비자의 선택을 받는 구조다.

가격이 비슷한 할 때는 좋은 경험이 필요하다. 이에 이커머스가 찾은 정답이 ‘빠른 배송’인 셈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가격뿐만 아니라 배송이 얼마나 빠른지가 중요한 시대가 됐다”며 “오히려 가격이 저렴하더라도 배송이 느리면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가전·가구 카테고리만의 특징도 있다. 가전제품은 제조원가 비중이 높아 마진율이 높은 편이다. 또 부피가 커 재고 관리가 까다롭다는 단점이 있다. 오프라인 가전양판점이 고전하는 이유다. 

실제 국내 대표 가전 양판점인 롯데하이마트와 전자랜드는 실적 부진의 늪에 빠져 있다. 롯데하이마트의 지난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5.5% 감소했고, 영업손실은 258억원을 기록했다. 전자랜드 역시 매출이 17.6% 하락하고 영업손실은 109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온라인의 경우 플랫폼을 통해 판매가 이뤄지기 때문에 고정비 부담이 적다. 또 기본 단가가 높은 상품인 만큼 플랫폼 거래액 규모를 확대하기 쉽다는 장점도 있다. 한 이커머스 관계자는 “가전제품은 마진율이 2~3%로 낮다고 알려졌지만, 이커머스 특성상 점포 운영이 필요 없어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다”고 말했다. 

11번가는 최근 가전·가구 슈팅설치 서비스를 론칭했다. [사진=11번가] 
11번가는 최근 가전·가구 슈팅설치 서비스를 론칭했다. [사진=11번가] 

◇이커머스 “가전·가구 빠르게 배송하고 설치까지”

소비자들이 가전·가구를 구매하기 위해 오프라인 매장을 찾는 근본적인 이유는 부피가 크고 단가가 높은 만큼 직접 보고 구매하기 위해서다. 또 빠른 배송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에 이커머스 업계는 무료로 가전·가구를 더 빠르게 배송하고 설치하는 데 힘을 주는 모습이다. 

대표적으로 쿠팡에선 오늘 주문한 냉장고를 내일 받아 설치가 가능하다. 쿠팡이 2019년 11월부터 에어컨·냉장고 등 대형가전을 로켓 배송해 설치해 주는 ‘로켓설치’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어서다.

로켓설치 서비스는 전문 설치기사가 직접 배송하고, 고객은 배송받고 싶은 날짜에 맞춰 스케줄 조정이 가능하다. 서비스 비용도 없고 설치는 물론 사다리차 지원과 폐가전 제품 수거도 무료 제공한다. 강원 산간 지역이나 제주 지역에서도 예외 없이 무료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이는 쿠팡이 전국 곳곳에 대형 풀필먼트 센터와 배송 캠프를 구축한 덕분이다. 직매입한 상품을 미리 입고하고, 자체 고용한 배송 기사들이 실시간으로 상품을 배송한다. 현재 쿠팡의 로켓설치 서비스 대상 상품군은 안마의자나 운동기구, 비데, 주방의 인덕션 등 다양한 가전제품부터 피아노 같은 대형악기와 침대, 소파 등 가구에 이르기까지 설치가 필요한 거의 모든 상품이다. 

11번가도 최근 익일 배송 무료 설치 서비스인 ‘슈팅설치’를 시작했다. 다만 다른 상품과 마찬가지로 오픈마켓 방식으로 판매한다는 점이 쿠팡과는 다른 점이다. 이에 슈팅설치 판매자는 삼성전자 11곳과 LG전자 7곳으로 한정됐다. TV, 냉장고, 김치냉장고, 세탁기, 건조기, 청소기 등 총 330여개 이상 제품의 본사 설치 서비스를 제공한다. 

11번가에 따르면 판매자는 정기적으로 제조사와 상품 재고를 확인해 11번가에서 슈팅설치 가능 여부를 노출한다. 고객은 플랫폼을 통해 정해진 시간(삼성전자 15시, LG전자 14시 이전) 내 주문하면 주문 다음날 배송과 제품 설치가 완료된다. 

11번가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선보인 내일설치 서비스 등과 연계해 매달 정기 프로모션을 운영한 결과, 고객들의 빠른 배송에 대한 수요가 명확하게 확인됐다”면서 “각 판매자, 제조사와의 재고 연동을 통한 자동 수량관리 시스템을 마련해 서비스를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SSG닷컴도 ‘쓱설치’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협력사와 협의해 선제적으로 물량 확보한 뒤 빠른 배송을 꾀하는 방식이다.

가전이나 가구 주문 시 추가 비용 없이 배송하고 원하는 장소에 전문가가 직접 설치한다. SSG설치 표시가 있는 9개 브랜드 83개 상품에 적용되며, 고객이 오후 1시 이전에 주문 시 바로 다음날 받아볼 수 있다.

희망하는 배송 날짜 선택도 가능하다. 특히 서울, 제주도 등 지역과 관계없이 무료 배송된다. 사다리차나 계단 배송과 같은 부가 서비스에 대한 추가 비용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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