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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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뉴스투데이 노해리 기자] 멈출 줄 모르는 카플레이션(자동차+인플레이션) 현상에 소비자 불만이 커지고 있다. 연식변경만 해도 수백만원이나 오르는 차량 가격에 판매량 마저 위협받는 실정이다.

현대자동차의 베스트셀링 모델인 그랜저의 경우 이번 풀체인지를 통한 7세대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 가격은 개소세 3.5% 및 세제혜택 반영 기준 4233만~5121만원으로 책정됐다. 기존 모델에 비해 트림에 따라 446만원에서 515만원 올랐다.

연식변경 역시 사정은 비슷하다. 지난해 그랜저 2021년형 모델 신규 계약을 중단하고 2022년형 모델로 변경하면서는 가솔린 2.5 모델 트림별로 르블랑 3622만원, 익스클루시브는 3853만원으로 올렸다. 전작보다 각각 88만원, 172만원 비싸졌다.

수입차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다. 볼보자동차는 소형 전기 SUV XC40 리차지는 듀얼모터 단일 모델로 지난해 들여오며, 가격은 6296만원으로 책정됐으나, 2023년형으로 변경되며 6388만원으로 올렸다. 

폭스바겐코리아 역시 지난 2022년형 ID.4의 가격을 2023년형 모델로 변경하며 500만원까지 인상했다.

그러나 가격을 올린 만큼 내외관 변화는 크지 않은 편이다. 특히 연식변경의 경우 “가격은 올랐는데 달라진 점은 ‘틀린 그림 찾기’ 수준”이라는 자조 섞인 의견도 나온다.

XC40 리차지의 경우 전면부 범퍼 포그램프 부분변경, 일부 실내 인테리어, T맵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업그레이드 등이 개선됐다. 육안으로는 알아보기 어려운 수준이다.

자동차 업계는 가격인상은 어쩔 수 없는 현상이라고 항변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물가 상승으로 인해 원자재 값이 크게 올랐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상승률이 더 커졌다”며 “전기차 전환으로 인한 차종 변화도 차량가 인상에 한 몫한다”고 설명했다.

전기차의 경우 내연기관차에 비해 배터리 원가 등이 커 기본적인 가격이 더 비싸다. 특히 배터리 원자재인 탄산리튬 가격은 2020년 11월 대비 올해 3월 기준 10배가 넘게 뛰었다. 황산 망간 등 다른 주요 소재 가격도 2배 이상 넘게 오른 상황이다. 이런 상황은 2030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차량 가격이 계속 오른다는 얘기다.

한편 가격 부담이 큰 상황에서 소비자들은 신차급 중고차, 장기렌트 등으로 고개를 돌리고 있다. 개별소비세 인하 조치가 이번 달로 종료됨에 따라 신차 가격은 더 오를 것으로 보여, 출고 대기나 세금 부담이 적은 중고차와 렌털 시장이 반사효과를 얻기도 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산업환경 상 당분간 카플레이션은 계속될 전망이며, 이는 전 세계적으로 비슷한 처지”라며 “브랜드별 인하 전, 세금 감면 혜택 등 단기적인 방법도 있지만, 결국 정부와 산업계 전반이 나서 자동차 가격 안정화에 나서지 않는 이상 당분간은 계속될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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