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지는 경기 침체 속 소비자들이 가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소형 냉방 가전을 선택하고 있다. 특히 창문형 에어컨과 서큘레이터의 판매량이 증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어지는 경기 침체 속 소비자들이 가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소형 냉방 가전을 선택하고 있다. 특히 창문형 에어컨과 서큘레이터의 판매량이 증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서병주 기자] 이른 무더위 속 소형 냉방 가전을 선택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최근 유통업계는 방마다 작은 크기의 냉방 가전을 설치하는 ‘방방냉방’ 트렌드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창문형 에어컨과 서큘레이터 수요가 늘고 있는 추세다.

실제 전자랜드가 지난달 가전 판매량을 조사한 결과, 소형 냉방 가전인 창문형 에어컨과 이동식 에어컨의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5%, 20% 증가했다. 반면 멀티형 에어컨의 판매량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GS샵은 2019년 냉방 가전 매출의 12.5%를 차지한 창문형 에어컨이 지난해에는 40%로 급증했다고 밝혔다. 또 선풍기나 서큘레이터 판매 방송에서 2개 구성을 선택하는 고객이 60%로, 단품 구매 고객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이마트에서도 소형 냉방 가전의 약진이 돋보인다. 하이마트에 따르면 지난달 이동형 에어컨, 창문형 에어컨의 매출이 4월 대비 각각 2.8배, 3.3배 늘어났다. 서큘레이터 역시 5배 이상의 증가세를 보였다.

하이마트 관계자는 “하이마트 내 소형 냉방 가전의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도 꾸준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소형 냉방 가전이 선택받는 이유로는 가계부채 증가가 꼽힌다. 국제금융협회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약 102%로 34개국 중 가장 높았다. 또 지난해부터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1분기의 가구당 월평균 이자 비용도 전년 동기 대비 42.8% 급증했다. 이에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금액대가 높은 대형 냉방 가전 대신 비용 부담이 적은 소형 냉방 가전에 구매가 몰린 것이다.

1인 가구의 급증 또한 소형 냉방 가전의 판매량을 견인했다. 창문형∙이동식 에어컨은 상대적으로 설치와 이동이 간편하고 전기료가 덜 들어 1인 가구의 선택을 받고 있다.

유통업계는 고물가에 소비 심리가 위축된 소비자를 공략하기 위한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 [사진=전자랜드]
유통업계는 고물가에 소비 심리가 위축된 소비자를 공략하기 위한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 [사진=전자랜드]

이에 유통업계는 이러한 소비자 심리를 겨냥한 마케팅을 선보이고 있다. 

전자랜드는 고물가에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를 위한 프로모션을 전개 중이다. 전자랜드는 에어컨 전 품목을 36개월 무이자 할부로 판매하고 선풍기, 제습기 등 여름 가전을 초특가에 판매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GS샵은 지난 10일 TV홈쇼핑 방송을 통해 ‘서큐라이트 실링팬’을 론칭하고, 최대 10% 할인 및 방송 중 구매 시 설치비 무료 혜택을 제공했다.

소형 냉방 가전에 대한 수요는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 한 가전제품 유통업계 관계자는 “앞으로도 고물가와 고금리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여름이 예년보다 빨라지고 더 더워짐에 따라 합리적인 가격대를 지닌 소형 냉방 가전의 수요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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