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롯데그룹]
[사진=롯데그룹]

[이뉴스투데이 김종현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인 신유열 롯데케미칼 상무가 최근 공식석상에 자주 모습을 드러내면서 후계자로서 입지를 강화하고 나섰다. 아직 경영수업 성격이 강하지만 부친의 승계 절차와 유사한 행보를 보이고 있어 곧 경영전면에 등장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3일 재계 등에 따르면 신 회장의 장남인 신 상무는 지난달 24일 호텔롯데 창립 50주년 기념식에 부친과 함께 참석했다.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행사는 신 회장을 비롯해 이동우 롯데지주 대표, 박현철 롯데건설 대표, 이완신 롯데호텔군HQ 총괄대표 등 그룹 주요 인사가 총출동했다.

이날 신 상무는 신 회장과 동행하며 행사에 참석한 내·외빈과 인사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호텔군HQ 관계자는 “신유열 상무가 행사에 참석한 것은 맞다”면서도 “그룹 내부 행사기 때문에 다른 계열사 대표와 같이 귀빈 자격으로 참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호텔롯데가 사실상 롯데그룹의 지배구조 정점에 위치하고 있는 만큼 이번 행사를 통해 신 상무가 후계자로서의 존재감을 드러낸 것으로 보고 있다.

호텔롯데는 롯데지주 지분 11.1%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들 지분 90% 이상은 롯데홀딩스, 광윤사 등 일본 롯데그룹이 갖고 있다.

특히 재계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신 상무가 대외 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는 점을 고려했을 때 후계 구도 역시 가속화 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그는 지난 4월 미국 하와이에서 열린 ‘LPGA롯데 챔피언십’에 참석했다.

해당 행사는 그룹 수뇌부와 한·일 계열사 임원, 글로벌 파트너사가 모두 모여 화합을 다지는 연례행사로 신 상무가 모습을 드러낸 것 만으로도 그간의 경영수업 단계에서 한 단계 진전된 행보로 풀이된다.

더욱이 그간 신 상무에 대한 정보는 제한적이었다. 일본 롯데에 입사한 시기가 빠르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외부 활동 자체가 많지 않았다. 2016년 일본 도쿄 롯데면세점 개장 행사와 2020년 1월 신격호 명예회장 장례식 참석 정도였다.

하지만 신 상무는 지난해 5월 롯데케미칼 일본지사 상무로 자리를 옮긴 이후 공식석상에 종종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여기에 2023년 정기임원 인사에서 ‘보’를 떼고 롯데케미칼 기초소재 사업부문 상무로 승진하면서 그룹 내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지배구조 상 일본 롯데와 한국 롯데의 중간지점에 해당된다. 최대주주는 지분 25.31%를 보유한 롯데지주고 그 뒤로 롯데물산(20%), 롯데홀딩스(9.19%) 순이다. 다만 롯데물산 최대주주가 지분 60%를 보유한 롯데홀딩스라는 점을 고려하면 양측의 영향력이 골고루 반영되고 있는 셈이다.

이 뿐만 아니라 재계에서는 신 상무가 부친인 신 회장의 ‘승계공식’을 답습하고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신 회장은 현재 자리 오르기 이전인 1990년대 초만 하더라도 존재감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는 1988년 일본 롯데상사로 입사하기 전까지 1981년부터 일본 노무라 증권에 근무해 외부에 잘 드러나지 않았다. 이후 1990년 호남석유화학 상무로 입사하면서 본격적으로 얼굴을 알리기 시작했다. 호남석유화학은 현 롯데케미칼의 전신이다.

1994년 신 회장은 코리아세븐 전무로 선임됐고 1997년 단행된 롯데그룹 정기 임원인사에서 그룹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이 기간 신 회장이 그룹 내외부 행사에 모습을 보이며 후계자로서 존재감을 드러낸 시기다. 이후 신 회장은 2011년 롯데그룹 회장에 오르며 승계를 마무리했다.

이 같은 신 회장의 승계 수순은 신 상무의 행보와 유사하다.

신 상무는 1986년 생으로 일본 게이오대학교를 졸업해 노무라증권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MBA를 마친 뒤 노무라증권으로 복귀했다. 이후 그는 2020년 일본 롯데홀딩스 자회사인 ㈜롯데에 입성했고 2020년 롯데케미칼로 자리를 옮기면서 부친의 승계 수순을 따라가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다만 재계에서는 신 상무가 병역이 면제되는 만 38세이후인 오는 2024년 이후 일본 국적 포기하고 귀화해 본격적인 승계 작업에 돌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시간이 지나면서 저절로 신 상무에 무게감이 실릴 것”이라며 “아직 롯데그룹이 지배구조 및 신 상무의 국적 문제 등이 남아 있지만 롯데케미칼 뿐만 아니라 롯데바이오로직스와 같은 차세대 주력 계열사들의 고성장을 통해 신 상무의 그룹 지배력을 키우는 흐름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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