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민생특위 '민생119' 조수진 위원장이 지난 4월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특위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민생특위 '민생119' 조수진 위원장이 지난 4월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특위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김찬주 기자] 국민의힘 최고위원인 조수진 의원이 김성태, 배상윤으로부터 지난해 4월 후원 최고액인 500만원씩을 받았다가 8개월 만인 12월께 모두 반환한 정황이 포착됐다.

두 사람은 ‘경제공동체’이자 ‘의형제’처럼 가까운 사이로 알려진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과 배상윤 KH그룹 회장으로 보인다.

특히 조 의원이 후원금을 반환한 시점은 검찰이 이들의 횡령, 배임 혐의 등에 대해 자금흐름 추적을 본격화한 시기와 맞물린다.

이뉴스투데이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조 의원이 제출한 ‘2020년~2022년 국회의원조수진후원회 회계보고서 사본’을 입수해 전수 조사했다.

우선 선관위로부터 제출 받은 2022년 상반기 후원금 회계목록에 기재된 ‘연간 300만원 초과 기부자’ 명단에서 조 의원은 4월 8일 배상윤으로부터, 닷새 뒤인 13일 김성태로부터 각각 500만원씩을 후원 받았다.

회계장부에 기재된 김성태의 생년월일은 김 전 회장 관련 법인등기부등본 상에 등록된 생년월일과 같다. 기부자 주소도 서울 용산구 서빙고로다. 쌍방울 그룹 본사가 있는 주소다. 직업은 자영업으로 기재됐다.

두 번째는 지난 3월 8일 ‘일요신문’의 단독 보도 <쌍방울 김성태 수행비서,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에게 500만원 후원>에서 등장하는 박 모 씨다. 일요신문 보도에 따르면 조 의원 측은 “이틀 전인 6일 박 씨로부터 받은 후원금을 국고 귀속시켰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 반환 여부는 조 의원이 선관위에 제출할 상반기 후원 회계장부에서 확인할 가능할 전망이다.

배상윤은 세 번째로 등장한다. 생년월일은 배 회장이 세운 재단 법인등기부등본상 출생연도와 2년의 차이가 있으나, 출생 월과 날짜는 같다. 기재된 기부자 주소는 KH그룹 본사가 있는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다. 직업은 기타로 적혔다.

김 전 쌍방울 회장은 전북 남원, 배 회장은 전남 영광 , 조 의원은 전북 익산 태생으로 모두 호남 출신이다.

선관위 관계자는 “고액후원금 후원자는 금융실명제법 상 회계장부에 익명처리 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하반기 회계장부로 넘어가면 김성태와 배상윤 명의의 정치후원금 총 1000만원은 8개월여 만에 모두 반환됐다. 조 의원이 선관위에 제출한 2022년 하반기 ‘연간 300만원 초과 기부자’ 명단을 보면 김성태와 배상윤이 없다.

그러나 회계보고 ‘수입부 기명후원금’ 목록을 보면, 조 의원 후원회는 당해 12월 22일 배상윤 명의의 후원금 500만원을 반환했다. 또 김성태가 보낸 500만원의 후원금도 7일 만인 29일 선관위에 반환됐다.

반환 시점도 눈에 띈다. 이 시기는 서울중앙지검, 수원지검 등이 배 회장과 김 전 회장의 횡령·배임 등에 대한 자금흐름 정황을 본격 추적하던 시기다. 두 사람은 당시 해외 도피 중이었다.

선관위 관계자에 따르면 정치인이 후원금을 반환하는 이유엔 법인명의의 기부금, 500만원을 초과하는 후원금, 연말 회계기준 1억5000만원 초과, 이권개입 우려 등이 있을 때다.

이와 관련, 익명을 요구한 초선 의원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굳이 정치자금법에 걸리는 일도 아닌데 반환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배 회장은 4000억원대 배임과 600억원대 횡령 혐의, 알펜시아리조트 입찰 담합 의혹 등을 받는다. 그는 지난해 6월 사업상 목적을 이유로 하와이로 출국한 뒤 귀국하지 않고 있다. 배 회장은 인터폴 적색수배도 내려졌다. 적색수배는 체포 영장이 발부된 중범죄 피의자에 대한 최고단계의 국제수배 조치다.

김 전 회장은 △4500억 원 상당의 배임 및 횡령 △200억원 전환사채 허위 공시 등 자본시장법 위반 △640만 달러 대북 송금 의혹 △이화영 전 경기도부지사에 3억원 뇌물공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변호사비 대납 의혹 등을 받는다.

한편 본지가 조 의원 소속 보좌진들에게 ‘배상윤과 김성태가 지난해 후원금 고액기부자 명단에 기록된 이유’와 ‘8개월 뒤 반환한 이유’ 등을 묻기 위해 수차례 연락을 취했다.

그러나 보좌진들은 본지가 카카오톡으로 보낸 질문을 읽고서도 휴대전화 수신 차단 등 회피로 일관하고 있다.

조 의원도 지난달 15일 오전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 직후 본지와 만나 휴대전화 수신거부를 풀어달라는 요청에 "말이 돼야 하지"라며 쏘아 붙인 뒤, 자리를 떠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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