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우리 아이들에게서 동심을 찾아보기는 쉽지 않다. 어른들이 마구 뱉어내는 욕을 따라하거나 나쁜 습관으로 일관하여 동심과는 거리가 멀어져만 가고 있다. 이런 아이들에게 잃어버린 동심을 찾고 아이가 아이답게 자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친구가 생겼다. 아이들의 친구 삐아제어린이를 만난 일은 내가 잃어버린 동심을 꺼내주기에 충분했다.
 
탄탄한 기초와 오랜 준비
한국삐아제어린이 재단에 속해 있는 삐아제어린이 출판사는 첫 책을 출간한지 그리 오랜 시간이 흐르지 않은 아직까진 신생 출판사다. 2005년 8월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40권에 가까운 책을 출간했다는 건 기간에 비하면 많은 양이다. 이제 고작 1년 조금 지난 출판사가 약 40여권의 책을 출간했다는 것은 다른 신생 출판사들에 비하면 많은 양임에 틀림없다. 이에 김규태 팀장은 “어린이를 위한 출판사를 만들려는 계획은 세운지 오래 됐어요. 단지 실행에 옮긴 것이 늦어져서 그렇죠. 긴 준비 기간만큼 많은 좋은 작가들의 작품을 선점할 수도 있었고, 또 철저하게 기초를 다질 수 있는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덕분에 지금까지 많은 책을 출간하는데 기획에서부터 판매까지 비교적 쉽게 올 수 있었던 것 같네요.”라며 기본에 충실한 오랜 준비 기간이 있기에 지금과 같은 결과물들이 나올 수 있었다는 평범하지만 잊고 있던 기본기에 대한 진리를 새삼 일깨워줬다.
 
인지도만 선호 아쉬워
하지만 책이 많이 나왔다고 해서 모든 책이 잘 팔릴 수는 없는 일 아니겠는가? 물론 책을 만들어 파는 출판사의 입장에서는 만든 책들마다 모두 베스트셀러 제일 꼭대기에 올라가는 것이 로또복권보다 더 간절한 소망일 수도 있겠지만…. 삐아제어린이 역시 로또복권 보다는 책이 잘 팔리는 것을 원할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 바람을 저버렸다. 이미 아동 서적 시장은 대형 출판사들이 선점한 상태였다.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출판사들이 즐비한 아동 출판 시장에서 신생 출판사가 이름을 알리고 성공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더욱이 실제 사용자와 소비자가 다른 아동 서적의 경우는 인지도를 무시할 수가 없다고 한다. 유아들이나 저학년들은 자신들이 보고 싶은 책을 직접 고르기 보다는 부모님들이 사주는 책을 보는 경우가 거의 대부분이기 때문에 인지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교육열 높기로 유명한 우리나라 부모들은 일단 옷이든 장난감이든 내 자식 일이라면 메이커가 반드시 들어가야 좋은 것으로 판단하는 경우가 왕왕 있다. 자녀용 서적들도 예외는 아니다. 정말 좋은 책이지만 이름 없는 출판사에서 나온 책보다는 내용은 그럭저럭해도 잘 알려진 출판사에서 나온 책이라면 구입하고 본다. 이런 한국의 아동 출판 시장에서 인지도가 낮은 신생 출판사가 살아남는 것조차가 절반의 성공은 거둔 셈이다. 삐아제어린이는 현재 높은 수준은 아니지만 점차적으로 이름을 알리고 있으며 동시에 내용 또한 탄탄하게 다져서 독자들의 기대에 부응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아이들의 눈높이로
삐아제어린이라는 출판사가 많은 책을 출간하고 이름을 알리는 데는 그들만의 특별함이 있었다. 앞서 말한 인지도 상승은 공짜로 떨어진 떡고물이 아니었다. “다른 시장들도 마찬가지겠지만 아동 출판 시장 역시 트렌드가 존재해요. 하지만 다른 출판사들이 그런 트렌드를 따라서 만든 책을 똑같이 만든 다면 우리 아이들은 이름만 다르고 내용은 비슷한 똑같은 책들 밖에 볼 수 없겠죠. 저희는 트렌드보다는 아이들이 보고 싶어 하는 책을 만들고 싶습니다. 비록 부모님이 책을 골라서 사긴 하지만,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책으로 아이들의 목소리를 듣고 그들을 즐겁게 해주고 싶어요”라며 말을 이었다. “엄마들은 자신들의 목소리를 구입하여 아이들에게 들려주곤 해요. 그건 아이가 보고 싶어 하는 책을 읽고 자신만의 상상력으로 내는 목소리를 저하시키는 일인 것 같아요. 틀에 맞추지 않고 아이 스스로 즐길 수 있는 아이들의 시각에 맞는 책을 만들었고 그런 노력이 점점 알려지면서 지금에 와 있는 것 같네요”하고 아이 같은 미소를 보였다. 아이들에 관련한 일을 해서일까? 아니면 아동 서적을 많이 읽어서 일까? 그의 미소 너머에는 아직까지도 동심이 남아있는 듯 했다.
 
다양한 콘텐츠
삐아제어린이가 만든 책들은 주제가 여러 가지로 다양하다. 단, 아동의 단골 주제인 사랑이나 원색적인 똥과 같은 이야기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김팀장은 “저희는 아이들이 저희 책을 읽고 개성적인 사람으로 자랐으면 해요. 트렌드에 맞춘 주제들로 아이들을 틀에 끼어 넣는 책은 이미 많이 나왔어요. 저희마저 그런 식으로 책을 만든다면 아이들의 미래는 편향적이 될 수밖에 없겠죠.”라며 현재 아동 서적들의 주제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며 말을 이었다.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하여 아이들에게 개성적 인간으로 자랄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어요. 그래서 저희는 유아부터, 초등용 교재, 순수 문학까지 다양한 분야에 각양각색의 주제를 선택하죠. 시장에서 많이 팔리고 적게 팔리고를 떠나서 다양한 책을 보여주어야 아이들도 개성적으로 자라지 않겠어요?”라며 진정으로 아이들을 위하는 모습을 보였다.
우리 애들이 떠요?
김팀장은 삐아제어린이에서 출간된 책들을 ‘애’라고 표현했다. 아이들이 보는 책이니 아이들과 소통을 하는 것도 책이다. 아이들이 보는 책이 어른일 수는 없지 않은가? 따라서 아이들의 친구로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는 책도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애’로 존재해야만 가능할 것이다. 김팀장이 표현한 ‘애’는 적절한 표현이었다. 그는 삐아제어린이에서 나온 책들이 예쁘다는 소리를 듣을 때가 가장 보람 있다고 한다. “아이들이 보는 책이라 외관이 중요한 작용을 해요. 사실 아이들은 책의 내용보다는 외관이 눈에 띄거나 예쁜걸 선호하는 경향이 있거든요. 그래서 저는 누가 저희 ‘애’들이 예쁘다고 했을 때가 가장 뿌듯하면서도 ‘애’들에 대한 애착이 가요.”   
   
아이는 아이답게
애착이 가는 만큼 앞으로의 행보가 중요하다. 애정이 깊다고 해서 인지도가 높아지거나 대중들에게 인정받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김팀장은 앞으로 가장 시급한 것을 자리매김으로 꼽았다. 아동 출판 시장에서 확실하게 자리매김을 해야 부모님들에게 인정받고 아이들이 즐겨 찾는 책으로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그는 “저희 책을 일고 자란 아이들이 모두 명량하고 발랄했으면 좋겠어요. 3살 때부터 영어를 배우거나 다른 공부를 하는 것보다는 아이는 아이답게 단지 명량하고 발랄했으면 하는 것이 바램입니다.”라며 다시 아이들을 생각하는 마음을 내비췄다.
1시간 남짓의 인터뷰 시간은 길지 않았지만 알찬 인터뷰였다. 이번 인터뷰 처럼 1년 반 정도의 시간이 지난 삐아제어린이지만 알찬 출판사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출판사는 지금도 자라고 있고 앞으로도 성장할 거다. 시작이 길진 않지만 천천히 자라고 있는 삐아제어린이가 아이들을 위해 어디까지 커갈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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