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4일 비자금 조성과 경영권 불법승계 등 그동안 제기된 주요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이 회장은 또 삼성은 범죄집단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며 여러분(기자)들이 문제가 있다며 언론에 불만을 표시했다.

이 회장은 혐의를 받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부정하고 대답이 곤란한 부분에서는 대답을 하지 않았다.

에버랜드 전환사채 편법발행 이후 12년만에 수사기관에 소환된 이 회장이 처음부터 공모나 지시 등 그동안 제기된 의혹을 전면 부인함에 따라 특검이 이 회장 부부 소환을 하는 데 의미를 두고 면죄부를 주는 꼴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 회장은 오후 1시57분께 서울 한남동 조준웅 특검 사무실에 삼성 측 법률대리인 이완수
변호사, 수행비서 등과 함께 도착했다.
 
이 회장은 이날 오후 한남동 특검사무실에 도착, 조사를 받으러 들어가기 전, 에버랜드 CB발행 실권을 직접 지시했느냐는 질문에 "그런 기억이 없다"며 밝혔다.

이 회장은 경영권 불법승계 과정에 대해서도 "보고받은 적 없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삼성생명 차명주식이 이병철 전 회장으로부터 받은 상속재산인 지에 대해서는 "모르겠다"고 대답했다.
 
이 회장은 또 비자금 조성과 정관계로비 지시 여부에 대해서 "비자금 조성 지시를 한 적이 없고 로비를 지시하지도 않았다 부인했다.
 
이 회장은 글로벌 삼성이 범죄집단으로 몰리고 있는 상황의 책임이 누구에 있느냐는 질문에 "범죄집단이라고 생각해 본 적도 없고 (그렇게) 옮긴 여러분들이 문제가 있지 않냐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 회장은 매번 수사를 받을 때 임원들만 처벌받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았다.

이 회장은 "그것이 진실이든 아니든 간에 이런 일은 없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책임을 느끼느냐는 질문에는 "그룹회장이니까 당연히 책임을 느낀다"고 대답했다.
 
그동안 에버랜드 전환사채 편법 발행과 X파일 사건, 국회 청문회 증인채택 등이 있었지만 이 회장은 지난 김대중, 노무현 정권 10년 동안 단 한차례도 출석하지 않았다.

이 회장이 수사기관에 불려나온 것은 95년 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 조성관련 수사 이후 13년만이다.

그동안 이건희 회장은 여러차례 검찰 소환 조사 가능성이 있었다.

김영삼 정부 임기말인 96년 10월 에버랜드 전환사채 저가발행 이후 4년이 지난 2000년 6월 검찰에 고발됐고 2003년 관련자가 처음으로 기소됐다.
 
이후에도 불법대선자금 수사(2004년)와 안기부 불법도청 X파일 사건(2005년) 당시에도 소환 조사 가능성이 나왔다.

2006년~2007년에 에버랜드 재판이 진행될 당시에도 소환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 회장의 수사기관 소환조사는 검찰에 고발된 지 8년, 에버랜드 전환사채가 발행된 지 12년만이다.
 
2000년 곽노현(방통대) 교수 등 43명의 법학교수가 삼성 관계자 33명을 특경법상 배임혐의로 고발했지만 검찰(서울지검특수2부)은 시간을 끌다가 2003년 12월에서야 허태학 박노빈씨를 전격 불구속 기소했다.

법원이 업무상 배임죄를 인정할 가능성에 대비해 공소시효를 정지시키자는 것을 염두에 둔 조치였다.

특경법상 배임죄의 공소시효는 10년, 배임액수가 특정되지 않은 특경법상 배임죄는 7년이다.
 
수사가 이처럼 지체되는 동안 거쳐간 주임검사만 12명, 판사는 5명이 교체됐다.
 
수사기록도 1만쪽이 넘었고 2005년 2월 잡혔던 1심 선고일은 연기를 계속하다 다시 변론이 열린 끝에 2007년 5월 항소심에서 유죄판결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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