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김종효 기자] 많이 알려져있듯 hy는 한국야쿠르트에서 새롭게 태어난 사명이다. hy는 이름만 바꾼 것이 아니라 사업 전체를 손질했다.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통해 기존의 이미지를 탈피하려는 본격적 움직임을 벌였다.

윤호중 hy 회장은 사업다각화에서 핵심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전문경영인 체제를 고집하며 김병진 대표를 내세우고 있지만, 2020년 선대 회장인 창업주 윤병덕 회장의 자리를 이어받기 전부터 인수합병 등 사업다각화에 관심을 가져왔다. 실제 최근 결실을 맺은 hy의 메쉬코리아 인수전도 윤 회장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전언이다.

윤 회장은 ‘은둔의 오너’로 불린다. 그만큼 대외적인 활동이 없다. 단지 창업주 윤병덕 회장의 늦둥이 외아들로, 1995년 한국야쿠르트 입사 후의 행적 등만이 알려져 있다. 그래서인지 윤 회장의 경영능력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많다. ‘잘 알려지지 않았다’는 것을 그만큼 ‘감춘다’고 생각해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하는 것도 있다.

특히나 회장 취임 후인 2021년, 긴 세월 유지한 사명인 한국야쿠르트를 hy로 바꾼 이후의 행적에 대한 평가가 엇갈린다. 윤 회장은 기존 식음료기업 이미지에서 벗어나 유통전문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해 오랜 사명을 버렸다. 물류, 플랫폼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며 제품 라인업도 강화했다.

윤 회장은 취임 전부터 NE능률(옛 능률교육), 의료기기 제조업체 큐렉소 등 인수를 추진하며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준비했다. 안타깝게도 NE능률과 큐렉소의 주가 그래프는 인수 당시보다 좋지 못하다. 이것이 윤 회장의 경영 능력 비판의 가장 큰 이유가 된다. 윤 회장이 주도해 추진한 인수합병 사업의 결과가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기에 ‘헛 돈 썼다’는 얘기가 나온다.

하지만 일각에서 비판하듯 윤 회장의 사업다각화 노력은 과연 헛걸음이었을까. 적어도 실적으로 본다면 윤 회장의 선구안은 완벽한 합격점이다. hy는 지난해 매출 1조1001억원을 달성했다. 원자재와 물류비 등의 인상으로 영업이익은 200억원 가량 줄었지만, 대표 상품인 발효유를 비롯해 각 부문별 매출이 상승하며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한 것이다.

hy 측에 따르면 자사 온라인몰 프레딧에서 샐러드, 밀키트 등 품목을 강화한 것이 주효했다. 고물가라는 타이밍과, 건강식을 선호하는 트렌드가 맞아떨어져 기존 카테고리인 발효유는 물론, 샐러드 등의 판매가 성장을 이끌었다는 설명이다. 실제 지난해 hy의 샐러드 판매 실적은 전년 대비 35% 성장했다. 2020년과 대비해선 97%나 뛰었다. 윤 회장의 선구안이 먹혔다는 얘기다. 

윤 회장 경영 능력 비판 근거가 되는 NE능률과 큐렉소도 실적 개선이 이뤄지고 있다. NE능률은 2021년 매출 753억6400만원, 영업이익 25억3700만원을 기록했지만, 2022년 매출 802억3000만원과 영업이익 67억7000만원으로 크게 성장했다. NE능률은 올해 온·오프라인 학습을 결합한 신사업을 추진하며 에듀테크 중심 교육 플랫폼을 비전으로 내세웠다.

큐렉소도 올해 총 목표 매출을 전년 대비 15.5% 증가한 750억원으로 조절했다. 자체 개발 의료로봇이 약 80대 정도를 판매할 것으로 예상한 수치인데, 이미 올해 1분기 20대 판매가 완료돼 출발이 좋다. 또 큐렉소의 관절수술로봇인 큐비스-조인트 업그레이드 버전이 내년 상반기 FDA 허가 완료를 바라보면서 미국과 일본 시장 진출도 추진 중이다.

윤 회장의 사업다각화 의지는 올 하반기부터 더 빛을 발할 것으로 보인다. 배달대행 플랫폼 ‘부릉’ 운영사인 메쉬코리아 인수를 마무리하면서 종합유통전문기업으로 한 발짝 더 다가갈 수 있기 때문이다. hy에 따르면 기존 전동 카트로 소비자에게 물품을 전달하는 ‘프레시 매니저’ 1만1000명에 더해 부릉 라이더 약 1만명이 합류하면 총 2만여명의 배송 인력을 갖추게 된다. 이에 따라 hy가 소비자에게 직접 상품을 전달하는 서비스인 ‘라스트마일’도 체계가 갖춰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듯 윤 회장의 사업다각화는 아직 진행 중이다. 이제 전동 카트에 ‘부릉’을 달았을 뿐이다. 게다가 중간 성적표도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하며 비상하고 있다. 이제 취임 3년을 갓 지난 윤 회장에게 사업다각화 실험을 헛걸음이라고 비판하기는 이르다. 적어도 hy가 언제까지나 ‘야쿠르트 아줌마’ 이미지에 머무른 구시대적 기업이어야 할 이유는 없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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