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 심화하는 기술패권 경쟁 속에서 초격차 기술을 확보할 수 있는 핵심·전략 분야로 ICT(정보통신기술)을 꼽으면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주간 IT]는 어제의 기술이 퇴보된 기술로 평가받는 시대에 ICT기술을 천천히 돌아보자는 의미로 마련한 코너입니다. 하루가 멀다하고 쏟아지는 신기술에서 생활경제에 가장 밀접한 기술을 선정해 알기 쉽게 전달하겠습니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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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후공정 패키징을 향한 기업 투자가 급증하는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패키지 휨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새 경화 공정을 개발해 화제다. [사진=픽사베이]

[이뉴스투데이 전한울 기자] 최근 첨단기술 경쟁이 치열한 반도체 업계에서 ‘패키징’ 부문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반도체 생산 부문은 설계 생산이 포함된 ‘전공정’과 패키징 단계의 ‘후공정’으로 나뉜다.

전공정 부문은 국내 반도체 양강인 삼성전자·SK하이닉스를 비롯해 여러 글로벌 기업이 기술경쟁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최전방 분야다. 최근에는 전공정에서 진행되는 ‘회로 미세화’ 작업이 한계에 다다르면서 첨단기술 경쟁이 후공정 분야로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후공정을 대표하는 패키징 부문은 성능·수율과 직결돼 필수 불가결한 요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일부 업체가 일정 수준의 시장 점유율을 나눠 갖는 구조로, 치열한 점유율 다툼에 지친 국내외 기업들에겐 새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틈새시장으로도 꼽힌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첨단 패키징 기술 개발에 투자를 이어가는 이유다. 삼성전자의 경우 세계 2위 패키징 기업인 미국의 앰코(AMKOR)를 인수할 것이란 추측과 관련 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처럼 국내외 업계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는 반도체 패키지는 여러 개의 반도체 칩을 하나로 이어주며 외부 환경으로부터 보호해주는 공정을 말한다. 

특히 온도가 관건이다. 반도체부품의 온도가 높아지면 반도체 수명이 급격이 줄어들고 작동하지 않기 때문이다.

반도체 패키지의 주 재료인 EMC는 열을 가하면 화학반응이 일어나 단단해지는 ‘경화 반응’을 보인다. 경화 공정은 시간에 따른 온도·압력 변화로 반도체 패키지의 두께가 얇아짐에 따라 공정 후 재료간의 열수축 차이로 인해 뒤틀리는 ‘휨 현상’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후공정 패키징을 향한 국내외 투자가 급증하는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패키지 휨 문제를 해결하는 새 경화 공정을 개발해 화제다.

김성수 KAIST 기계공학과 교수 연구진은 브라이언 워들 메사추세츠공과대학(MIT) 교수 연구팀과 함께 ‘반도체 패키지의 신뢰성 강화를 위한 접합 온도 제어 기반의 경화 공정’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공동연구진은 기존 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EMC와 기판사이 접합 온도를 정확히 예측하고 휨 현상을 제어할 수 있는 경화 공정을 구축했다.

또 반도체 패키지의 접합 온도를 낮추기 위해 두 재료의 접합이 일어나는 온도 직전에 급격히 온도를 낮춰주는 접합 온도 제어 기반의 EMC 경화 공정 기술을 개발했다. 

열경화성 고분자인 EMC는 경화 공정 중 기판과 접합이 발생하는 온도 직전에 상온으로 급랭을 하게 되면 경화 반응을 억제해 접합 온도를 상온에 가깝게 유도할 수 있다. 이후 재가열을 통해 EMC를 완전히 경화시킬 수 있다. 

해당 과정을 통해 패키지의 접합 온도와 사용 온도 차이를 줄여줌으로써 요소간 열수축 차이에 의한 길이 변화 차이를 최소화해 휨 현상을 줄일 수 있다. 

이를 위해선 두 재료 사이의 정확한 접합 온도를 분석하는 것이 중요하다. 연구진은 경화 공정 중에 발생하는 EMC의 화학적 수축을 고려한 접합 온도를 구하는 식을 유도했으며, 변형율 측정 시스템을 기반으로 검증에 성공했다.

연구 결과, 반도체 패키지의 휨 현상은 기존 EMC 경화 공정 대비 27% 감소했으며, EMC와 기판 경계면의 기계적 강도는 약 40% 상승했다. 전 경화 공정을 거친 EMC의 기계적 물성은 기존 공정과 차이가 없었다.

김성수 교수는 “접합 온도 제어 기반의 새 EMC 경화 공정은 경박단소화 되는 반도체 패키지 분야에서 지속 대두되고 있는 휨 문제를 해결해 수율과 내구성을 모두 강화할 수 있을 기반 기술이 될 것”이라고 연구 의의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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